[활동가칼럼]영화 The Help를 보고_알렉스

 [활동가칼럼]

영화 The Help
 
_알렉스
 
지난 주말 아주 오랜만에 가슴에 여운이 남는 영화 한편을 보았다. 
EBS 일요시네마에서 방송한 2011년도 제작된 
엠마 스톤 주연의 'The Help'
 
이 영화는 1865년 남북전쟁을 통해 노예해방이 되었지만 약100년이 지난 미국 남부의 미시시피는 여전히 흑인 노예가 존재하고 흑인과 백인의 종속관계가 너무나 당연한 사회모습을 배경으로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용감한 세 여자에 관한 이야기로  ‘캐서린 스토킷’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여 인종 차별이 심했던 1960년대 미시시피주 잭슨시를 배경으로 꿈 많은 작가 지망생 스키터(엠마 스톤)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책으로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정원과 가정부가 딸린 집의 안주인이 되는 게 최고의 삶이라 여기는 친구들과는 달리 대학 졸업 후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 신문사에 취직한 ‘스키터(엠마 스톤)’는 살림 정보 칼럼의 대필을 맡게 되면서 베테랑 가정부 ‘에이블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다른 인생은 꿈꿔보지도 못한 채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아이를 헌신적으로 양육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사고로 잃은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에게 ‘스키터’는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흑인 가정부들의 인생을 책으로 써보자는 위험한 제안을 한다. 
 
흑인이 감히 백인 주인집의 화장실을 썼다는 황당한 이유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두 여자의 아슬아슬하지만 유쾌한 반란에 합류하면서 차별과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조차 불법이 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되는 시대에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그녀들의 용기 있는 고백은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책을 탄생시키는데…..
 
멀어도 한참 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불평등한 관계에 대한 문제이며,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장소와 상황만 다를 뿐이다. 
 
영화는 백인은 나쁘고 흑인은 착하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아니라, 공고하게 쌓아 올려진 사회적 차별을 무너뜨리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를 보여준다. 비상식적인 차별을 받았던 흑인가정부들의 삶을 세상에 알린 ‘스키터’와 ‘에이블린’을 보며 정말 ‘용기를 내어줘서 고맙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누군가가 약하다, 가난하다 등의 이유로 벼랑 끝으로 내 몬 적은 없었던가. 그것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었든 말이다. 대개는 처음부터 악의로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때론 자기가 가해자인 줄도 깨닫지 못한다. <헬프>는 한 사람만 움직였을 때는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여러 사람들의 용기가 모이면 놀라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나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지 않고 진정 상대방을 위해 도움을 주는 선의야말로 소중한 미덕이다. 
당시로써는 있을 수 없는 ‘스키터’와 ‘에이블린’이 맞잡은 이 손이 더 많은 사람들과 손에 손을 잡게 하는 시발점이 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화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과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