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살해사건 – 전국연대, 한소리회 논평

청량리 여성 살해사건을 단순한 살해사건으로 마무리 하지 말고

성매매업소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전농동 속칭 청량리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잔혹하게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를 십여일이 지난 오늘 시민의 제보로 경찰은 검거했다고 한다. 사건발생 당일 용의자를 특정하고 공개수배까지 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살해 용의자는 버젓이 강남일대를 돌아다니고 노래방까지 출입했다고 하니 용의자의 대범함이 아닌 경찰의 검문검색과 범인 검거 능력을 무색케 한다. 대낮에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살해 용의자가 붙잡히지 않음으로 인해 성매매 현장에 있는 여성들은 죽음의 위협에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성매매현장에 있는 여성들은 늘 죽음의 위협속에 처해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동안에도 많은 여성들이 성매수자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또는 자살을 하기도 하면서 수많은 희생을 치뤄왔지만 우리사회는 성매매여성들의 죽음에 대해 너무도 안이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경찰은 단순 살해사건으로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하고 살해사건 용의자의 진술과 업소의 업주의 이야기만을 공식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 과연 경찰이 이번 사건의 수사를 통해 명확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해 왔는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청량리 여성살해 사건은 성매수자의 치정이나 집착에 의한 살해사건이 아니다. 이는 명백하게 성매매업소에 있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로 취급하고 결국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여성을 살해하는 미리 준비된 살해행위로 중대한 범죄행위다.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따르더라도 이번 사건의 살해용의자는 성매수자로 2년 넘게 스스로 성매매 범죄를 저지르고도 한번도 단속되거나 적발되지 않았다. 청량리 성매매업소는 24시간 성매매영업을 하는 불법지역임에도 영업이 계속 이루어지고 이 지역에 대한 제대로 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여성들은 성매매를 지속하게 되고 성매수자들은 마음껏 불법을 자행하고도 지역을 활개치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성매매여성에 대한 인권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종합지원대책 마련을 많은 현장단체들이 촉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너무도 안이하게 접근함으로 인해 성산업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속칭 ‘청량리 588’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매매업소 집결지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모두가 알고 있고 여전히 불법성매매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경찰은 왜 여성이 성매매업소에서 어떤 생활을 하다 어떤 상황에서 성매수자에게 살해당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성매매방지법상 장소, 자금, 건물제공을 하고 있는 성매매업소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고 그대로 묵인, 방치함으로써 성매수자에게 여성이 살해당하도록 한 책임 또한 면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살해용의자를 검거했다고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 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업소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로 이번 살해사건과의 연관성을 보다 철저하게 밝히고, 불법 무법지대로 경찰과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과 성매매업소 집결지역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0년 8월 11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매매근절을위한 한소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