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발언문] 22.02.12.페미니스트주권자행동: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 (2022.2.12. 토요일 @서울 보신각 ) 집회에서 목놓아 외친 혜진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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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을 대변하고,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바꾸어 나가기 위한 얘기들이 활발히 되어야 하는, 대통령 선거 국면입니다. 그러나 가시밭길에 놓여있는 여성들의 삶은 전혀 대변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처한 현실이 얘기되어야, 우리가 겪고 있는 차별과 폭력, 생존의 위협 해소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얘기되어야 하는 이 판에서, 오히려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들은 ‘성별갈등에 지쳐있는 이대남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을 명확히 하라’던가, 이에 부응하여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식의, 기가 차는, 시대를 역행하는 얘기들입니다.

기형적으로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돌려놓자, 지금까지 남성들에게 쥐어졌던 권력을 나누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었던 폭력을 중단하라, 여성도 같은 사람으로서 함께 살고 싶다는 절박하고 지극히 상식적인 외침이 어째서 불필요한 성별갈등을 부추기는 것입니까.

쥐고 있던 것을 놓치기 싫다는 반동의 몸부림이 페미니즘을 향한 혐오의 형태로 만연하고 있습니다. 혐오가 사람들의 입을 막고, 사람을 살해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몸부림이 극에 달하는 동안, 차별과 혐오에 입이 가로막힌 많은 사람들은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사회의 노동 조직, 자원 분배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에게 성매매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존재합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성매매산업에 인입되기도, 경계에 있기도 한 많은 여성들이 생계와 안전 위협을 겪으며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매매여성’이 가시화되면 맹렬한 비난이 쏟아지는 현실이, 성매매여성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가, 여성들의 입을 막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행법은 성매매여성들을 형사 처벌함으로써, 강력하게 성매매여성들의 입을 막고, 성매매여성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이 빈곤 여성을 처벌하는 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성매매여성들의 입을 막음으로써 성매매산업을 유지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별과 혐오, 처벌을 무기삼아 성매매산업은 비대한 규모로 자라나고, 남성들은 성매매산업 안에서 정당화된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빈곤 상황에 놓인 많은 여성들이 생존 위협을 겪고 있습니다. 열악한 조건의, 비정규직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열악한 조건의 노동마저도 종사할 수 없는 여성들, 이주여성, 노년여성, 십대여성, 장애여성, 퀴어여성 등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 위협 속에서 살아내고 있습니다. 성매매현장에서 만난 트랜스젠더여성들 또한 철저한 사회적 배제로 성매매산업에 인입되어 숱한 위협 속에서 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치는, 차별과 혐오로 이들의 입을 가로막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얼굴의 빈곤을 직시하고, 공정한 권력과 자원의 분배를 향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커녕 혐오와 차별에 편승하고 있는 정치들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 길을, 가야할 길을 열어가는 것은 페미니즘일 것입니다. 혐오와 차별, 시대를 역행하는 얘기들에 좌절하지 않고, 페미니즘이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20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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