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벗방’, 성차별적 사회 구조의 문제이다 – 4월 25일 PD수첩 “위험한 초대장, 게스트 방송의 함정” 방송을 보며

 

[공동성명] ‘벗방’, 성차별적 사회 구조의 문제이다.
– 4월 25일 PD수첩 ‘위험한 초대장, 게스트 방송의 함정’ 방송을 보며

2023년 4월 25일, MBC PD수첩에서 ‘위험한 초대장, 게스트 방송의 함정’ 방송을 통해, ‘벗방’이라고 불리우는 인터넷 방송에 대해 다루었다. 보도에서는 방송 내용을 속여 출연이 이루어지고 폭행 또한 발생하는 ‘게스트 방송’을 고발했다. 인터넷 방송 제작자는 계약을 근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불공정 계약인 점을 짚고, 출연자의 동의 없이 녹화와 유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태와 이에 대해서 또다시 계약을 근거로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서 다루었다. 이러한 ‘벗방’을 통해 제작자, 엔터테인먼트사, 플랫폼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고, 플랫폼에서도 수익이 되기 때문에 이를 방관하고 있으며, ‘음란물’임에도 규제방법이 없음에 대해 지적했다. 

PD수첩의 보도는 ‘벗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력 피해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반가우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흔히 ‘벗방’에 대한 반응은 성적 행위를 송출하는 여성 BJ들을 향한 혐오가 일반적이며, 문제의식이 있더라도 “음란물이기 때문에 문제이다”라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보도 또한 ‘벗방’ 중 기망을 통한 출연만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부 ‘진짜 피해자’만을 구분하고 그 외의 여성 BJ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할 가능성을 남겨두었고, ‘벗방’의 구조적인 문제는 빗겨갔다는 우를 범했다. 그러나 우리는 ‘벗방’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질문을 보다 깊이할 필요가 있다. ‘벗방’은 ‘음란’하기 때문에 문제인가? ‘벗방’은 여성 BJ들의 문제인가? 누가, 무엇을 위해 ‘벗방’을 시청하는가? 누가, 무엇을 위해 ‘벗방’을 생산하고 유통하는가? 

여성의 신체와 성적인 행위를 송출하는 온라인 방송인 ‘벗방’은 대다수의 시청자는 남성으로, 남성 시청자들은 더 높은 수위를 요구하며 돈을 지불한다. 남성 시청자들이 ‘벗방’을 시청하는 이유는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소비하기 위함이며,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해당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종속성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남성 시청자들이 ‘벗방’을 함께 시청하고 여성을 성적으로 통제하는 과정은 그들에게 ‘놀이’로서 작용한다. 

‘벗방’ 제작자들과 엔터테인먼트사는 기망을 통해 여성들을 확보하기도 하고, 경제적 동기를 지닌 여성들을 유입하기도 하며 ‘벗방’을 생산하고 유통한다.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으며 플랫폼 또한 마찬가지로 수익을 얻는다. 이처럼 ‘벗방’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활용하여 통제하는 것이 남성들의 즐거움이 되고, 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사와 플랫폼 등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며, 이들의 수익을 위해 여성을 향한 성적 통제의 장이 마련되는 온라인 성산업이다.  

‘벗방’은 ‘음란’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통제가 남성들의 놀이가 되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의 반영과 재현의 문제이며, 이를 활용하여 수익을 착복하는 성산업의 문제이다. 여성 BJ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소비하고 생산하고 유통하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의 문제이다. 이러한 구조적 성차별에 우리 사회는 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다. ‘벗방’을 만들어내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에 문제제기 해야 한다. 많은 여성 BJ들이 성적인 여성을 향한 혐오와 편견에 기인하여 비난받고 있는 현실에 문제제기해야 한다. 남성권력과 자본이 여성의 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가)‘벗방’피해자공동지원단은 이를 위해 ‘벗방’ 산업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다.

 

2023년 5월 17일

 

(가)‘벗방’피해자공동지원단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