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에 귀를 닫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룸의 활동가 허신동원입니다.

따가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새로 올린 게시판 이용규칙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게시물 삭제에 대해서 이룸 내부에서 거듭되는 토의가 있었습니다.
삭제이전에 사용해볼 방법들에 대해서 별별 희안한 방식들이 논의 되기도 했습니다.

한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는 상황이
절대로 고민없이, 과민반응하여 결정한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룸을 사랑하시는 님께서 한가지 간과하고 계신 부분이 있는 듯 한데요.

저희 홈페이지는 단순히 성매매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이룸에 관한 활동을 이야기하는 곳만은 아닙니다.
이곳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상담소 이기도 합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루에도 몇건씩 꾸준히 온라인 상담 게시판을 통해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이 되고
홈페이지로 상담이 가능한 성매매 피해여성 상담소는 몇군데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온라인 상담의 비중이 이룸의 활동에서 꽤 큰비중을 차지하게 될것으로 예상됩니다.

선불금과 협박에 못이겨 어렵게 탈성매매를 결심한 피해여성이
과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반신반의 하며,
전화를 걸 용기도 내지 못해서 조심스럽게 찾는 곳이 바로 저희 홈페이지 입니다.

이룸을 사랑해주시는 님께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피해여성들이 간신히 용기를 내어 찾은 상담소 홈페이지에서 만나게 되는 글들이
온갖 욕설과, 성매매 하고 싶다는 남성들의 울부짓음, 여성단체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으로 가득차 있다면 어떻게 그 공간을 믿고 상담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요근래 저희 게시판을 관심있게 지켜보셨다면 아실껍니다.
지지와 관심에서 우러나는 우려와 충고의 목소리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자유게시판은 우려와 충고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비난에는 눈을 감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운영된 것은 아닙니다.
이곳은 정말로 마음껏 자유롭게 이야기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 수위가, 상담소를 찾게되는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준이라고
생각이 되었기에 부득이 하게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몇몇 글들을 삭제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왜 발악하는지, 사실 별로 궁금하지 않습니다.

사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변혁운동에는 항상 어떤 부류의 사람들의 '발악'이 따라다니기 마련인듯 하니까요..
병역거부운동도, 호주제 폐지운동도,,,, 대부분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진지하지도, 사려깊지도 않은 단순한 발악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기엔,
마음도 바쁘고, 관심을 두어야 할 더 중요한 일들도 많은 듯 합니다.

홈페이지에 글을 지우고 있는 저희가 과민반응이 아니라,
난리를 치고 발악을 하고 있는 저희 홈의 게시물 작성자들이 성매매방지법에 대해 과민반응하고 있는 상황인걸료. 에효.

아무튼 저희도 하루 빨리, 이 폭풍이 잦아져서,
건강하고 진지한 비판에 대한 겸허한 수용과. 불꽃튀는 논쟁이 오고가는 자유게시판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룸사랑님께서 부디,
저희의 이번 게시물 삭제조치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렵게 상담소를 찾은 피해여성들이
공격적인 게시물들에 다시 용기를 잃고 상담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되돌아서서
업소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룸사람들의 편의만 생각하자면, 게시물을 그냥 냅두는 편이 낫습니다.
지치면 말겠지... 하고 상대를 안하면, 제풀에 지쳐서 정말 관심있고 진심을 가진 사람들 빼고는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게시물을 지우고, 게시물 왜지웠냐는 게시물을 또 지우는 번거로움을 감내하는 이유는
이룸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닌, 상담을 위한 과민반응임을 알아주십시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방지법 시행된 이후 뉴스도 잘 안봅니다.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하기로 했습니다.
들어봤자 좋은 소리 없고, 말해봤자 제대로 전해지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게시판 상황에 대해서도 사실 마찬가지 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지만,
비난같은 비난을 해야 들어주죠..-.-, 발악같은 발악을 해야 받아주죠..-.-;

아무튼 이룸사랑님께서 올리신 글속에 담긴 뼈는 잘 새기겠습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지지와 따끔한 충고 계속적으로 부탁드립니다.
하두 욕을 먹었더니.. (게시판좀 보세요 지지글은 하나도 없잖아요! .ㅠ.ㅠ)
오래는 살수 있을것 같은데, 가끔은 당근도 좀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