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안마사의 글

나는 시각장애인이지요.
여러분들이 무시하면서 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나는 그래서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하고 있지요.
안마사라고도 하지요.
나를 비롯한 나의 친구들은 9월 22일 밤부터
거의 빈사상태에 놓여있지요.
여러분들이 기뻐 날뛸 때 나와 내 친구들은
내일을 걱정하며 술을 마셨지요.
똑똑한 여러분들은 아셨으리라 믿어요.]
안마시술소에는 우리 시각장애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은 강행했겠지요.
위리같은 장님들은 고려 대상도 아닐테니까요.
우리가 여러분의 이웃은 아니쟎아요.
여러분들의 홈페이지 아래에 보니
진보라는 낱말이 보이네요.
정말 우습군요.
정말 진보인가요?
축하해요.
이제 또 하나의 권력으로 발돋움한
여러분들의 실체에 정말 축하를 해야겠어요.
그러나 어찌하지요.
벌써 어쩌면 그렇게 남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늙은 정치인을 닮았는지요.
좀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시지는 않을련지요.]
나는 죽고 싶습니다.
나와 나의 친구들과 또 이 순간
전국 맹학교에서 손 아프게 안마를 배우고 있는
나의 후배들을 위해 나는 죽고 싶습니다.
내가 죽는다면 아마 그곳은 여러분의 사무실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산 것이 오늘 우리 시각장애인에게 닥친
여러분들의 횡포에 나의 목숨을 던지라는 나의 하나님의
명령이 아니었나 싶어요.
부디 실명하지 마세요.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실명하지 마세요.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실명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