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데 ㅡ ㅡ;;

평소에 친분을 가지고 있는 이룸 식구들에게 인사 몇자 적었다가 이게 무슨 봉변인지 모르겠네요. 중요한 글도 아니고 그냥 인사말 몇자도 내 맘대로 적었다가 '저장했다', '사과하라'란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지만 그래도 대충 수습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몇자 적습니다.

전 병역의 의무를 거지같은 의무라고 했습니다. 정확히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60만 국군장병들에게 사과하란 말씀을 하시겠지요. '장난이져??'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대부분의 남성들은 군대를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님 역시도 마찬가지로 느껴지고요. 사과를 해야 할 것은 제가 아니라 군대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60만 국군장병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채 3만원도 못되는 돈을 받습니다. 그것도 병장 쯤 되어야 가능한 액수이죠. 국가에서는 이를 어여삐(?) 여겨 만원을 올려주니 마니 이러고 있습니다.(정확하게 법안이 통과되었는지는 확인 못했으니 딴지 걸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최전선에 있었던 친구가 하는 얘기로는 생명수당이 하루에 100원이라고 하더군요. 이것이 대한민국의 국군장병이 처한 현실입니다.

전 '거지같은'이란 표현은 너무나도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3만원으로 국가는 한창 활개치고 다닐 대한민국 남성을 갇어놨습니다. 전 20대 남성이 거지가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한달에 돈 3만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거지가 아니지요. 거지가 되기 싫은 대한민국 남성들은 집에 있는 돈을 가져다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적어도 후임에게 얻어먹지 않기 위해선 말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그렇다고 돈 때문에 군대 다 안 가면 나라는 누가 지키냐'. 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일차적으로 장병들에게 일정정도의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 50만원 선으로요. 그것이 불가능 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올해 국가예산이 건국이래 최대를 기록하며 12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국군 장병에게 50만원을 지급한다고 한다면 그 액수는 60만 * 50만원 = 3000억원. 맞나요? 대한민국 정부는 연간 3000억원을 마련할 수 없을까요? 대답은 당신이 하십시오.

국가의 의무와 자유에 관한 논쟁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어차피 끝이 나지 않는 일이니까요. 또 누군가 뭐라고 하시겠죠. '대답을 회피한다'고. 마음대로 생각하셔도 상관없지만 끝나지 않는 논쟁을 가지고 애써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는 않군요.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병특이라서 제가 님들보다 더 피곤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은 반성매매 단체입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말씀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유에 대한 정의를 너무나도 잘 하시는 분들이니까 앞으로는 자유게시판 이용에 있어서 최소한의 예의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불(?)붙은 게시판 때문에 당황하고, 광분하고, 분노하신 모든 이룸 관계자분들께 힘내자고 말하고 싶네요. 아자! 아자! 힘내자!

('거지같은'이란 표현을 쓴 것은 극빈층에 대한 경멸이 섞인 표현이 아닌 최악이라는 표현임. '거지'를 빗대어 표현한 것은 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이점에 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자유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