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30 이룸공부방 세미나팀 세번째 모임

8월 30일 성판매여성의 사회적차별과 안전을 주제로 올해 세번째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8월 공부방 간담회로부터 딱 일주일 후였네요. 우리의 열정… 엄청나… 사진을 못찍어서 아쉽 ㅠㅠ

가림, 수정, 수지, 예진, 현우, 혜진, 별이 함께 했습니다.

함께해준 수정 님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 30일 이룸 공부방에서 성판매 여성의 안전 문제와 사회적 차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모임은 자료를 읽고 들었던 생각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전의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구조에서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모순적이며, 성판매 여성들의 안전을 이야기할수록 성판매 구조의 위험성이 도드라진다는 사실을 논의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성판매가 불법인 한국사회에서 성판매여성의 안전을 어떠한 측면에서 이야기할 것인지 즉, 인권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인지 노동권 보호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인지 등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성판매 여성들을 향한 사회적 차별과 낙인 관련해서는 법제도적 측면과 인식적 측면 모두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법제도적 측면에서는 사회적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선행조건으로 성판매 여성의 비범죄화, 성구매자 처벌 강화, 수사기관 인권교육 강화 등 다양한 대안들이 나왔습니다. 성판매여성들이 법제도 안에서 ‘피해자’ 로서 호명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피해’의 경험이 보다 풍부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피해자화’를 지양하고 ‘당사자성’을 지향하자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피해 경험 자체의 중요성과 여성들의 주체성 양자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식적 측면에서는 여성의 성을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한국사회 전반에 공유되어야 함과 초중고 교육 문제, 일반여성과 성판매여성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즉, 경계를 잘 세우되 그것이 구분이나 분리가 되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 등이 오갔습니다.

후기를 쓰는 현시점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니 성판매자를 향한 비난과 차별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는 사회구조 안에서 성판매 여성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판매 여성들은 성판매 경험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람에 대한 불신, 경제적 궁핍, 폭력적 상황에의 노출 등 일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노동)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로감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일 거라 생각됩니다. 공부방 모임을 통해 성판매 여성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침해받지 않으며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고, 무엇보다 이러한 고민의 시작을 열어준 이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19 이룸공부방 기획간담회 두번째 : 재생산X커먼즈 후기

올해 이룸공부방에서 기획한 두번째이자 마지막 간담회, 백영경 선생님과 함께하는 재생산 그리고 커먼즈 간담회가 8월 23일 금요일 이룸 사무실에서 열렸습니다.

 

공부방이 이 두 키워드로 간담회를 하게 만든 사건 그로 인해 궁금했던 것들은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는 듯 합니다.

첫번째는 청량리 집결지 재개발/폐쇄 국면에서 불량언니 작업장으로 이어지는 활동 속 고민의 활로를 주거·금융·기본소득·공동체 등 커머닝 운동의 시야를 빌려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커먼즈 자체의 정의를 여성주의적으로 전환해보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구요.

두번째는  2019년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의 시간 그리고 대리모를 둘러싼 논쟁을 경험하며 빈곤한 여성의 재생산 경험을 앞으로 재생산권 운동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이룸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던 것 같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연구자 백영경 선생님이 와주셨지요!

선생님은 재생산과 커먼즈 알못이었던 우리가 두고두고 꼭꼭 씹어먹을 수 있을 잡곡밥 같은 명강의를 들려주셨어요.

두 이론을 성매매 현장과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예감이 좀 더 뚜렷한 확신이 된 듯 합니다. 아직은 고민 단계이지만, 더 고민해봐도 좋다는 그런?

“이렇게 상식적인 고민을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두 차례의 간담회 준비모임 속기록을 받아보신 선생님의 한줄 평인데요 ㅎㅎㅎ

공부방의, 이룸의 현장에 몸으로 함께 울고 웃으러 달려와주실 분들이 어디에 계신지 그저 만나고 싶어서 이런 모임을 했던걸까 싶어지며 벅찼어요. (여기에는 쌓아놓은 귀한 관계들을 아낌없이 연결해준 공부방 현미의 조력이 있었던!)

하반기의 공부방은 이룸의 토론회, 북토크, 영화제 등 곳곳에서 살뜰히 함께하며 올해를 잘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내년도에도 성매매 현장과 연결할 수 있는 키워드의 확장과 네트워킹의 지속, 더 다양한 사람들과 폭넓게 만날 수 있는 강의 개최 등 공부방의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8월의 간담회를 참여자 후기 조각모음으로 알려봅니다. 첫번째로, 성실히 준비모임 발제를 하고 간담회 질문을 만들며 우리를 단단히 이끌어준 소윤의 꼼꼼한 메모를 공유합니다!

 


 

190823 이룸공부방 백영경선생님 간담회 조각후기/메모
작성: 소윤

 

[질문1] 재생산 신기술과 여성신체?
[질문2] 재생산이라는 개념이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가?
[질문3] 재생산을 임신-출산을 초과하는 넓은의미로, 그리고 권리개념으로 이해할 때, 권리의 주체가 반드시 대문자 여성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기억에 남는 부분들 요약

*재생산권리의 주체? 재생산을 권리개념으로 이해한다고한들….애초에 그것의 주체는 자유주의적인 의미의 근대적 주체로서 ‘개인’을 넘어서는 측면이 있다. 재생산이라는 문제는 개인에게 귀속되는 종류의 권리(ex: 소유권?)로 이해할 수 없음. 재생산이라는 것 자체가 (단지 한명의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뜻이 아니라) 한 사회의 ‘문화’를 생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개인 한명의 행위나 노동으로 환원될 수가 없고, 사회규범과 제도를 재조합하고 체현하는 신체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연루된 모든 행위자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접근가능함. → 재생산을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첫번째는 ‘감정’에 대한 것. 재생산이 뭐냐고 물을때 그것은 반드시 감정을 돌보는 일을 포함하게 된다는 점. (출산, 섹스, 임신, 양육, 간병 등의 행위…..) 그리고 두번째로는 ‘시간성’의 문제. 재생산의 과정은 굉장히 연속적이고 누적적인 시간 속에서 가능한 행위들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최초의 순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고,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인 변수들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재생산신기술의 발전의 결과로서, 섹스와 출산 사이의 필연적인 연속성이 점점 더 해체되고 분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러한 분절과 해체의 결과는 이중적이다. ‘자연적인 질서로서 모성성’의 판타지가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지 폭로함과 동시에 성별분업을 더욱 잘게잘게 단계별로 분업화(난자공여자-자궁대리인-아이를 양육하는 역할….)하기 쉬워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 재생산이슈를 어떻게 명명하든지 간에(재생산’권리’?, 재생산’정치’?, 재생산’정의’?, 재생산’노동’?) ‘인간과 자연의 관계의 재구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제기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즉, 앞서 말했던 ‘연루된 모든 행위자들과의 관계’에서 고려할 대상의 범위는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을 포함한다는 것임. → 농사를 짓는 일을 떠올려보기. 농부의 일이라는 것은, 농부 개개인이 혼자하는 일이 아니라 자연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연에 빚을 지며 이어나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임. → 여성의 노동에 지불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문제제기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생산노동의 파괴성’에 대한 반성이 함께 가야하는 이유.

*자본주의적 시초축적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부불노동으로서 재생산은 “그건 여자들의 일이 잖아”라는 말로 정당화되었던 역사가 분명히 존재함. → 사적영역에서 “그건 여자들의 일이잖아”라는 말로 정당화되던 일들(집안일, 밥하기, 섹스, 출산 등…..)이 시장에서 ‘상품화’되고 그러한 상품화 과정이 자본주의적 ‘산업’의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할때, 이것이 ‘착취냐-노동이냐’라는 논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왜냐하면, 여성에 대한 착취인 것이 맞지만, 여성에 대해서’만’ 착취인 것이 아니고, 여성들의 노동인 것도 맞지만 시장에서의 교환가치로 완전하게 환산될 수 없는(환산불가능성) 노동이기도 하기 때문. 예컨대 ‘대리모’의 노동의 교환가치를 어떻게 완전하게 환산한다는게 어떻게 가능한지?…. 성매매여성의 노동도 마찬가지로…..

*다시 말해, 생산은 좋은 것-창조적인 것이고, 재생산은 그렇지 않은 것이라는 이분법(서양철학사의 오랜전통?)에 질문을 던질때, 재생산도 생산만큼 긍정적이고 가치있는 노동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존의 생산개념 자체의 인간중심주의적인 파괴성과 착취적 성격에 대한 반성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함. → 그 동안 인간개념의 기준이 보편자로서 남성을 전제하고 있었음을 비판하는 작업과 동시에 ‘여자도 사람이다’라는 말조차 넘어서야 하는 이중의 과제 → 신체와 과학기술의 관계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사유할 수 있나? 자연을 단순히 ‘비-인간(인간 아님)’으로 정의하는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관계맺을 수 있는 방식은 없는지?

 

풀리지 않는 질문들??

cf) 대리모논쟁이나 성매매이슈에 대해 이야기할때 느껴지는 기시감? 성/착취다→ 그것은 폭력에 대한 피해다 vs. 노동이다 → 행위자의 행위성을 봐야한다 ……. → 착취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해서 그것이 곧바로 행위성 없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 생산노동에 대해서는 ‘노동착취’라는 말을 붙여서, 동시에, 한꺼번에, 하나의 단어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고 안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현장이 생산노동이 아니라 재생산이슈(주로 ‘여자들의 일-성역할’로 정당화되던 일들)로 이동할 경우에, ‘노동/착취’는 동시에 말할 수 없는 문제가 되는 느낌?…… 왜때문에??….. 생산노동을 얘기할때는 아무도 ‘노동착취’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라고 말하지 않지 않나??……대리모의 일에 대해서 그것은 노동착취다-라고 말하면 안되고, 노동이다-라고 말할것인지, 착취다-라고 말할 것인지 하나만 선택해야 할것 같은 느낌??…. 어디서부터 꼬인걸까??….뭐가 잘못된걸까???…… >> 요약하자면, ‘노동과 착취’라는 개념이 왜 어떨때는 하나의 단어처럼 인용되다가 또 어떨때는 반댓말-절대 같이 쓸 수 없는-양자택일의 말처럼 인식되고 해석되나??…..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생산노동/재생산노동이라는 구분 자체를 전복한다는건 어떻게 가능한건지??

 

 

 

 

 

<이룸회원공부방 기획간담회 1차 : 연속과 단절, 청량리에서 강남까지>(2019.05.31)

발간물

190621 이룸공부방 2기 세미나팀 두번째 모임

이룸회원공부방 2기 세미나팀 2차모임 후기

작성자 : 예진
참여자 : 별, 수지, 현우, 수정, 예진, 꼬까새, 혜진

6월 21일에 열렸던 이룸회원공부방 2기 2차모임에 다녀왔어요! 개인적으로는 해야 하는 강의와 써야 하는 논문의 주제와도 아주 맞닿았던 저에게는 유익했던 시간이었답니다. “성형대출의 구조적 책임을 묻다: 성산업-대부업-성형산업의 공모”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회원공부방이었는데요. 이룸에서 준비한 발제문의 핵심은 “외모-몸 관리가 자기관리라는 명목으로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시작한 성형산업, 외모-몸 관리가 자기계발`자기투자라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성산업의 ‘초이스’ 구조, 여성의 몸 자체가 담보물로 기능할 수 있는 대부업” 이 세 산업이 서로 유기적 관계 속에서 여성의 ‘몸’을 ‘이용’한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산업은 외모적으로 서열화되는 가부장제 속 여성의 몸이 극단적으로 가시화되는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여성들 간 ‘급’이 있다는 환상을 자아냅니다.

여기에 제가 던졌던 질문들은 세 가지였는데요, (1) 여성 신체는 어떻게 맥락화되는가? (2) 여성 신체는 초역사적으로 어떻게 성적으로 돌출되어 왔는가? (3) 성매매는 하나의 담론(discourse)으로서 어떻게 작용하고 행위자들을 바꾸는가?라는 어려운 질문들이었습니다. (2)와 관련하여 많은 토론이 이루어졌는데요. 여성 신체가 성적으로 돌출되어 온 것이 오히려 초역사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남의 구분이나 노동의 분업, 성형산업의 등장처럼 근대화, 산업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관광,연예,한류산업 등 여러가지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장치들과 함께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역동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물론 성산업의 뿌리에는 분명 초역사적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마치 고대로부터 여성이 교환되었던 것이라든지(이에 대한 구체화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근대화, 제도화된 역사적 폭력들이 실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채권과 채무 문제가 등장한 것은 근대 이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어째서 이것은 초역사적인 것으로 은폐/자연화되는 걸까요? 우리는 이런 질문도 던져봤고, 폭력들을 개인화, 사사화하기 위하여라는 나름의 답도 찾아보았습니다. 덧붙여 “이제 더이상 근대적 관계로서의 설명은 끝났다”라는 정희진님의 말도 되새기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해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얘기했어요.

나아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예컨대 김주희 선생님이 만들어내신 “자유롭지만” “파산불가능한 여성들”이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그리고 (여성들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긴 낙인의 역사를 가진 “성형”과 “대출”을 결부시켜 여성들의 책임을 덜어냈던 것과 같이, 여성들 입장에서 착취적이면서 자발적이기도 한 이 성매매 산업이 보다 더 잘 표현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사례들에 천착하여 알아볼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들이 있었습니다.

이는 제가 제시한 담론 개념과도 연결되는데요, 제가 제시한 담론 개념은 성매매 담론이 직접 하나의 행위자가 되어서 성매매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주체들을 어떻게 바꾸어내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담론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를테면 성매매 특별법은 “인신매매 감금”을 이루어지는 성매매를 특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사례는 이제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담론으로는 존재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없는 그런 많은 담론들이 “이것은(혹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성매매가 아니다”라는 직관들을 우리에게건 여성들에게건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성폭력특별법에서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는지” 여부를 “강압, 의지, 선택”등의 단어들과 결부하여 중요하게 따지지만 사실상 그로 표현할 수 없는 교묘한 위계와 위력이 실재하는 것처럼요. 관련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개인이라는 혹은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자유주의적 개념들에 대한 반발, 피해자들에게 “거짓말 하지 말라” 혹은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는 강압이 삶의 구조들을 희석시키는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그와 관련해서 2차가해를 ‘가해자 동일시의 문제’라고 불러야 하는 필요성) 또한 이 담론들은 어떻게 ‘피해자 정체성’의 문제와 연결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토론을 해 보았어요. 예컨대 저는 학내에서 ‘우리에게 총여학생회가 필요합니다'(우총필) 운동을 했었는데요, 그에 대항했던 단체의 수장 격인 여성분이 ‘나는 피해자가 아닙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었고 그것은 구조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상태를 정체성으로 착각한 결과라는 것이죠.

‘낙인’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는데요, 낙인이란 우리의 토론 결과로는 ‘여성의 욕망이라고 현상들을 몰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낙인에 대한 대응은 이를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보기, 여성이 아닌 남성의 욕망으로 이야기해보기 등이 있을 것이겠죠. 낙인은 ‘초이스’라고 성매매를 보편화했을 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의견이 나왔습니다. ‘패자가 아니어야 한다고’ 타겟팅하는 ‘승자남성vs패자남성’ 담론(우에노 치즈코)이 서발턴과 연결되어, 사회가 재구조화되면 새로운 패자가 생길 것이라는 말처럼요.

마지막으로 이 날 공부방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망라하여 질문들을 나름대로 몇 개 길어보았는데요, 1) 근대적 관계로서의 설명이 끝났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설명해야 할까? 2) 초역사적인 여성 착취의 역사는 분명 실재하는데 이것은 어느 시대부터 어떻게 진행되어 왔을까? 3) 새로운 언어를 사례에 천착해서 길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4) 낙인이 보편화로 인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면 낙인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되어야 할까? 이런 다음 질문들은 다음 이룸 공부방 시간에 더 이야기해보도록 했고, 다음의 이룸회원공부방 3차모임의 후기가 궁금하시다면 이룸의 소식지를 계속해서 받아주세요! 안녕~

 

2019 이룸공부방 기획간담회 첫번째, <연속과 단절 - 청량리에서 강남까지>

2019 이룸회원공부방 기획간담회 첫번째, <연속과 단절 : 청량리에서 강남까지>

국가와 자본에 의한 성산업 형성 및 해체의 조건들을 ‘청량리’와 ‘강남’이라는, 연속적이고도 이질적인 두 공간에서 추적해보는 이룸회원공부방 첫번째 간담회 자리에 초대합니다.

이룸회원공부방은 이룸의 현장활동가-회원-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 사이 네트워크 형성과 담론 형성을 목표 삼는 회원모임입니다. ‘페미니스트지식생산’의 조건으로 공부와 활동, 이론과 실천의 상호의존적 관계맺음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룸공부방은 “강제/자발” “탈성매매/성노동” 등 몸에 익은 협소한 이분법을 다양한 질문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도시공간 #커먼즈 #사회안전망 #금융 #상품화 #차별 #섹슈얼리티 등 키워드로 복잡 다단한 구조와 구체적인 목소리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일시 : 2019.5.31 19:00 – 21:00

장소 : 역사문제연구소 관지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왕산로 19라길 13
제기동역 1번출구

참가비 : 이룸 회원 무료 | 비회원 5,000

https://forms.gle/5zZs33YEMqMD4k229
구글폼 신청 및 입금 선착순 50명 마감
*신청인성함+간담회 로 입금 부탁드립니다.
*<청량리 : 체계적 망각, 기억으로 연결한 역사> 책 현장수령을 원하시는 분은 권당 18,000원을 더하여 입금 후 현장수령 설문란에 체크해주시면 됩니다.
KB 국민은행 093401-04-246052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이룸회원가입 https://e-loom.org/cms/

문의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별 02-953-6280 eloom2003@naver.com

내용 :

발제 1.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활동가 별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 기록화 작업과 강남 성산업 현장 비껴보기

발제 2. 이룸회원공부방 소윤, 현미
이룸회원공부방과 박정미 선생님의 연구에서 길어올린 질문들

토론. 연구자 박정미(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 <청량리 : 체계적 망각, 기억으로 연결한 역사> 책 소개 및 우편구입

(2018) 책 및 굿즈 신청 안내

이룸공부방

190426 이룸공부방 2기 기획간담회 준비모임

4월 26일 박정미 선생님과의 간담회를 준비하기 위한 모임이 열렸습니다. 소원, 소윤, 레나, 현우, 현미, 혜진, 차차, 별이 함께 하였구요.

3월 세미나에서 소윤의 <청량리>, 현미의 <발전과 섹스> 발제문을 바탕으로 토론하며 나왔던 이야기들을 한번 더 풀어놓고 정리해 보았고 선생님께 드릴 질문들도 구체화 해보았어요. 작년에 <청량리>를 가지고 간담회를 하자는 의견이 처음 나왔고, 올해 2월에 박정미 선생님을 초청하자, 라고 계획을 픽스하고 3월에 선생님의 글로 세미나를 한 것인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채워진 역사적 행간, 버닝썬 현안을 겪으며 ‘유흥업소’ 에서 ‘클럽’ 공간으로 확장된 맥락으로 인해 공부방의 시야는 한결 넓어져 있었습니다.

현미가 “연속과 단절” 이라는 키워드를 던졌고 그대로 간담회의 제목이 되었어요. 작년에는 청량리 집결지 그리고 여성들의 삶이 주요 주제였다면 올해는 도시개발로 형성된 성산업의 과거와 97년 이후 재구조화된 성산업의 결과로서 ‘버닝썬’ 사건을 하나로 연결해서 쭉 정리해보고 그 속에서 뭐가 보일지 토론해 보자는데 공부방의 관심사가 모였습니다.

이날은 이사한뒤 처음 열린 공부방이었는데 사람들이 막 케이크랑 막 휴지랑 핸드타올이랑 선물을 사온거에요 ㅠㅠ 딱히 집들이도 아니었는데 약속이라도 한것마냥… 이 상냥한 새럼들…

이 고마움과 따뜻함을 안고 5월을 향해 갔습니다.

190322 이룸공부방 2기 첫모임

3월 22일, 이룸 공부방 2기 첫모임이 열렸습니다.

작년부터 신청을 해주신 꼬까새와 수, 신입회원 예진, 유미, 남선, 1기부터 함께한 소원, 현우, 레나, 현미, 소윤, 이루머 별, 혜진, 유나, 차차까지 총  15명이 함께 했습니다.

<청량리>(이룸, 2018) 발제를 맡아준 소윤, 박정미 선생님의 <발전과 섹스>(한국사회학, 2014) 발제를 맡아준 현미, 안건지와 속기록을 정리해준 현우, 반장 역할을 맡아 사람들을 초대하고 안내해준 레나, 용두동 5층까지 발걸음 해주고 밤늦게까지 함께해준 모두모두 수고가 많으셨어요-

이날은 발제를 읽고 토론하였고, 공부방에 발걸음을 하게 한 각자의 맥락들과 관심사들을 두루 펼쳐놓고 이야기하였습니다.

– 노숙인, 이주노동자, 장애인, 퀴어, 난민 공동체 활동과 국가폭력피해자 지원활동,  불량언니 작업장에 이르기까지 당사자/비당사자 현장 활동 기록, 윤리에 관한 이야기

– 남한의 경제 개발 레짐 연구 과정에서 곧바로 연관검색어로 떠오른 “북한 여성 가격” 검색어가 그 검색 빈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얼마나 예상치 못한 것이었는지, 이처럼 디지털 공간 전반에서 실천되고 축적되는 남성성의 비가시화와 ‘여초커뮤니티’ 등 특수한 여성 전용 공간 가시화 간의 비대칭, 이러한 낙차를 드러내는 페미니스트 필드워크의 가능성

– 성판매여성 행위자성 자기기술에 대한 아이디어와 이를 지지하고 끌어올릴 수 있는 연구 및 현장활동 방식

–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에서 발견한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 이데올로기’ 라는 언어, 젠더화된 빈곤 속 합리적인 선택지로 제시되는 성판매와 삭제되는 또는 ‘젠틀함’ ‘착취없는 공정함’ 을 내세우는 알선/구매자들의 존재, 그에 기생하는 낙인.

–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여성이라는 최후의 식민지”에 대한 통치와 이윤배당이 과거의 단일국가 모델이 아닌 정치경제의 신자유주의화와 더불어 개인 주체들로 분화된 남성들의 미시적인 행위의 연결망으로 이루어질 때, 이를 복원하고 고발할 수 있는 방법론

– 집결지가 재개발로 폐쇄되고 있는 시점, 동시에 금융 기술을 통한 부채로의 여성의 몸 집결이 이뤄지고 있는 이 시점, 성산업을 축소하거나 규제하는 정책으로부터 비껴나가 재편되는 성산업을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을 했고,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어떻게 회복되어 가는가”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군요.

이룸 전 사무실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2기 모임, 앞으로는 새로운 사무실에서 만날 예정이랍니다.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인한 인원 초과로 이야기를 조금 풀어놓았을 뿐인데 시간은 벌써 12시를 향해 갔기 때문에. 간담회 팀과 세미나 팀으로 나누어 세미나 팀은 간담회 참석 이후 6월부터 재개하기로 하였어요.

그럼 우리, 건강히 지내다 곧 다시 만납시다. 안녕!

 

 

2019 이룸공부방 2기 소개

2019년 이 룸 공 부 방 에 함께 할 이룸의 회원을 모집합니다.

ㅇ 목적 :
이룸공부방은 이룸의 현장활동가-회원-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 사이 네트워크 형성과 담론 형성을 목표 삼는 회원모임입니다. ‘페미니스트지식생산’의 조건으로 공부와 활동, 이론과 실천의 상호의존적 관계맺음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룸공부방은 “강제/자발” “탈성매매/성노동” 등 몸에 익은 협소한 이분법을 다양한 질문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도시공간 #커먼즈 #사회안전망 #금융 #상품화 #차별 #섹슈얼리티 등 키워드로 복잡 다단한 구조와 구체적인 목소리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ㅇ 일정 :
월 1회, 4주차 금요일 18시 30분 이룸 사무실에서 모입니다.
2회의 리딩/세미나와 1회의 간담회를 하나의 리듬으로 총 3회의 공개/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송년회를 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목표는 바뀔 수 있습니다).
올해의 계획은 아래와 같습니다.

3월 22일 : <청량리, 체계적 망각과 기억으로 연결한 역사> & 논문 리딩
4월 26일 : 간담회를 위한 발제/토론문 검토
5월 24일 : 연구자 박정미 선생님 초청 오픈 간담회

‘청량리 588’ 집결지가 만들어지고 없어지기까지 그 공간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을 알아봅니다.
집결지라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생산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은폐해온 권력의 메커니즘을 질문합니다.

6월 21일 :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 재개발/폐쇄 토론회> 등 이룸의 출판물 & 논문 리딩
7월 26일 : 간담회를 위한 발제/토론문 검토
8월 23일 : 연구자 백영경 선생님 초청 내부 간담회

‘커먼즈’ 그리고 ‘재생산권리’ 가 성매매 현장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9 – 11월 미정

12월 20일 송년회

이룸공부방과 함께 할 이룸의 회원
이룸공부방에 기꺼이 놀러와 성매매 현장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연구와 접목해주실 연구자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eloom2003@naver.com 메일로 연락주세요.

이룸공부방

190226 이룸공부방 2기 준비모임

소윤, 현미, 현우, 레나, 별, 혜진이 모여 2기 준비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기획안을 검토하였고, 여러 버전 구상 끝에 진행 방식과 홍보 내용까지 검토를 마쳤어요.

3월에 홍보물을 내보내고 새로운 멤버들과 2기 모임을 시작하렵니다.

이 웹자보 속 사진이 이날 찍은 사진이에요

181206 이룸공부방 1기 6회차 후기 by.소윤

지난 5월, 이룸 회원 파니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룸 공부방 1기가 총 6회의 모임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치열하고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여름에는 모기가 겨울에는 추위가 기다리는 이룸 사무실로 모여들어 이룸의 울타리가 되어준 회원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예정된 시간을 넘겨 세미나를 마치고도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홀짝이며 심란한 세상을 헤쳐나갈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대화를 나누었지요.

우리는 집결지 재개발/폐쇄 현안에 내재한 딜레마를 풀 수 있을, 젠더인 동시에 사회일 모종의 것에 대한 인식욕으로 부풀었습니다.
성형대출상품을 창안하기에 성공한 성산업과 금융, 몸관리산업의 공모 구조를 해부할 땐 써지컬스틸 메스처럼 차갑고 정밀해지고 싶었고요.
성판매여성의 차별과 안전을 의제화하는 과정이 야기하는 쟁점들을 오직 소수자의 입장에서 선언적인 언어로, 못의 머리가 나무를 부숴버리게 망치를 두드리듯 외치고 싶어했을 뿐더러
‘여성’과 ‘남성’의 규범을 자연화하거나 ‘퀴어’를 탈정치화 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산업을 굴러가게 하는 성적 권력관계에 도전할 것을 예감하고
구조와 개인을 이분하는 빈 말들을 살아있는 현장의 정치로 압도할 수 있는 힘을 원했습니다.
청량리 불량언니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울고 웃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이룸의 글들을 읽었고, 12월 송년회에서는 각자가 왜 공부방에 왔는지 지금은 어떠한지를 담은 글을 낭독했어요.
그 중 한 편의 글을 송년회 후기로 갈음하려 합니다.

우연히 시작된 이룸 공부방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어요.
올해 계속될 이룸 공부방 2기가 기대됩니다.

 

 

 

2018 이룸 공부방에 오면서 풀고 싶었던 나의 성매매에 대한 질문과 1기를 마친 지금 그 질문에 대해 갖게 된 생각

by. 소윤

 

내 경우, 질문이 먼저 존재해서 이룸에 왔다기보단 이룸에 온게 먼저고, 그 이후에 질문이 계속해서 불어났다. 4월달 청량리 집결지 재개발/폐쇄 토론회때 (어쩌다보니) 후기를 작성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이후부터 계속 이룸 공부방에 참여했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해결되지 않았던 나의 질문들을 텍스트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청량리 집결지 재개발/폐쇄 토론회: 집결지가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해서 당장 없애버리면 언니들의 삶은 누가 책임지나? 언니들이 집결지 내부의 관계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곧 ‘집결지 폐쇄 반대’라는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집결지가 아닌 공간에서의 언니들의 생존 가능성’이라는 문제는 ‘집결지 폐쇄 찬성/반대’ 중 하나의 입장으로 환원될 수 없는데도 이걸 정치적인 것으로 만드는 과정(ex: 철거민투쟁의 맥락)에서 자꾸만 이분법이 강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니들이 집결지에 대해 말을 할수록 집결지가 아닌 공간으로부터 고립되는 이중억압 혹은 역설적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집결지라는 공간과 관련된 여성들의 ‘말하기(언어화, 폭로, 고발)’가 임파워먼트로 연결되기 너무나 어려운 모순적인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성산업-성형산업-대부업 공모관계: 성산업의 규모를 어디까지로 봐야 할까? ‘프로듀스101’처럼 성구매자들의 ‘초이스’문화를 ‘문자투표’라는 방식으로 대중화해서 여성들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체계적이고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상품화하는 아이돌 산업의 경우 성산업의 일부 혹은 확장으로 볼 수 있을까? 10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이 개인 단위의 소비자 불매운동을 넘어서 (좀더 성형산업-성산업-대부업의 공모관계로 인해) 여성의 몸 자체가 담보화되는 현실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제기로 전환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 ‘외모중심주의’와 ‘성상품화’, ‘꾸밈노동’에 대한 문제제기와 해결방식이 지극히 개인화된 차원의 ‘해방감’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차별-안전포럼: 성매매와 성폭력의 개념을 구분하려는 시도 자체가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피해자다움을 강화하고자하는 욕망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가도, 성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착취형태를 성폭력으로 규정하거나 광의의 성폭력 개념으로 확장해서 말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성매매와 성폭력의 공통원인으로서 강간문화를 없애기 위한 운동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데,이걸 강조할 경우 ‘성판매여성이기 때문에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혹은 낙인)’에 대한 문제를 너무 단순화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 한편으로, 반성폭력운동과 반성매매운동의 공통의 질문으로서 ‘피해자화-당사자성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는 것 같다. 또한, 페미니스트들 내부에서 ‘성노동/탈성매매’라는 구도가 굉장히 확고한 상황에서 성판매여성의 안전권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작업이 어떻게 가능할지? (안전권이라는게 성판매여성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만’을 의미하는가? 혹은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지켜지면 해결된다-는 규범적인 주장과 동일한 것인가?)

 

퀴어+성매매: 성판매자의 거의 대부분은 여성이고 성구매자의 거의 대부분은 (이성애자) 남성인 한국사회에서 성구매자가 시스젠더-이성애자 남성이 아닐때 그들이 구매를 통해 실현하고자하는 욕망의 내용 및 성판매자의 협상력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일반)성매매/소수자성매매’라는 경계가 은연중에 성판매자로서 성소수자의 경험을 ‘특수한 것’, ‘예외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성판매자로서 성소수자 내부에서 발견되는 경험의 차이(ex: 게이 성매매 / MTF트랜스젠더의 성판매)와 이질성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특히 MTF트랜스젠더 성판매자의 서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복합차별과 취약한 생존조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 트랜스젠더 혐오하는 일부 시헤녀들+렏펨+워마드 트랜스젠더들 때문에 여성혐오가 강화된다(트랜스젠더가 여성성을 수행하는 방식이 탈코에 방해되기 때문)는 이상한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지만 과연 성차별을 해결하고 젠더폭력 없애는 일이랑 트랜스젠더 인권을 보장하는 일을 나눠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지?

 

젠더폭력으로서 성매매+세계화와 성매매: 성매매가 여성에 대한 다른 종류의 착취-대상화-폭력과 어떤 방식으로 연장선(성역할 -> 성별화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이성애 -> 이성애 관계의 제도화 -> 성매매(거대한 성산업)->성폭력->인신매매)상에 있는지 밝히는 일은 왜 어려울까? 성매매를 이야기할 때 계급을 은폐하지도 않고(중산층 여성중심의 성폭력 담론), 젠더를 삭제하지도 않으려면(남성중심적 노동개념(공적영역에서의 임금노동의 교환가치)을 반복하는 성노동 담론) 어떤식으로 논의를 전환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볼때 한국사회에서 성판매는 오히려 국가와 법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자본에 의해 대규모로 산업화됨으로써 노동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성판매도 노동이다!’라는 주장을 하거나 ‘성노동에 찬성하느냐?’라고 묻는 것이 도대체 어떤 담론적인 효과가 있는가? (당신이 성노동에 찬성하는지 혹은 반대하는지와 무관하게 언제나 이미 성판매가 노동이었고 모두가 ‘성산업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청량리기록화 작업 북토크: 성판매여성들을 마냥 피해자화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삶을 ‘낭만화’하지도 않고 언니들과 온전히 만난다는 것. 머리에 힘을 빡 주지 않고선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너무 어려운 일 같다. 이룸이 지금까지 지켜온 어떤 섬세한 균형감은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북토크를 들으면서 ‘반성매매’의 의미를 좀더 구체적으로 곱씹으면서 내 나름대로의 잠정적인 정의를 내려보기도 했다. 성매매에 반대한다는 의미는, 언니들의 삶의 선택지를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한 운동이고 언니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험한 세계를 최대한 온전하게 보여주고 기록하는 실천이라는 것. 그 과정에서 (성노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처럼)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무한긍정(?)으로 현재의 유일하고 강요된 선택지를 낭만화하지도 않으며, (탈성매매를 해야한다는 사람들처럼) ‘지금 당장 관두지 않으면 안 괜찮다’는 말로 언니들에게 자기부정을 통해 ‘정상적인’ 시민이 될 것을 요구하지도 않겠다는 것. 관두고 싶은데 관둘 수 없는 현실, 너무 힘든데 너무 익숙해진 일상, 벗어나려고 했을때는 벗어날 수 없었는데 막상 없어진다니까 어딘가 자꾸 생각나고 말하고 싶어지는 공간으로서 집결지. 이렇게 기가 막히는 모순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이룸이 회색지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고, 내가 이룸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이룸 공부방 2기에서 같이 읽어보고 싶은 텍스트 혹은 천착해보고 싶은 질문

 

현미쌤이 제안하신 영어논문(Overcoming objectification) 읽는거 좋아요!

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가 구술생애사, 상호교차성, 임파워먼트 이외에도 청소년인권이 있는데요, ‘청소년인권과 성매매-성산업을 과연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최근에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탈학교청소년들, 그리고 그 중에서 십대여성들의 경우 (십대남성들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로) 성산업으로 진입하게 되거나 성매매에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법에서는 미성년자의 섹슈얼리티를 굉장히 보호해야할 무언가로, (나이듦에 따른 판단)능력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십대여성들의 몸은 현실에서 이미 온갖 방식으로 과잉성애화 되고 있으며 가정과 학교 밖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원인 상황.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까 성산업-성매매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청소년, 십대여성들의 경험에 대한 연구를 같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았어요.

한편으로는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페미니즘의 주체가 이십대-비장애인-시스젠더 여성으로 과잉대표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나이들고 가난한 여성의 몸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연구/운동을 하고 있거나 임파워먼트를 실천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의 사례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룸에서 노년성판매여성의 삶을 기록화하는 작업과 교차하는 지점도 있을 것 같고, 더 다양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되게 의미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 나는 이룸과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영화제 좋아요!

사실 제가 당장 내년에 어떻게 살고 있을지 잘 상상이 안 가서 뭐라고 확실한 계획이나 아이디어를 말하기 어렵지만, 공부방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결과물로 만들 수 있는 작업이라면 뭐든 함께 참여하고 싶어요! (꼭 오프라인형태의 책이나 발간물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

 

이룸공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