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효과’가 주요 관심사인가..? 오마이뉴스, 성매매 업소 홍보전 ‘중계’

오마이뉴스, 성매매 업소 홍보전 ‘중계’

‘홍보효과’가 주요 관심사인가

강진영 기자

성매매 산업은 각종 언론들이 종종 ‘집중 취재 형식’으로 다루는 주제다. 동시에, ‘제대로’ 다루기 힘든 주제이기도 하다. 성매매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왜곡되거나 은폐되기 쉽다. 그것을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7월 11일자 오마이뉴스는 <유흥·향락산업, 밤낮이 따로 없다 -[현장르포] 오피스타운 점심시간 거리 호객행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메인 화면에 띄웠다. 특별취재팀까지 구성해 기획했다는 이 기사는 그러나, 그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취재진은 점심시간에 사무실이 밀집된 곳을 찾아가 성매매 업소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벌이는 행각을 스케치했다. 많은 분량의 기사를 읽어가다 보면 이 취재가 성매매 업소들의 행위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그대로 ‘중계’하기 위한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이러한 홍보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가 취재진의 주요 관심사 인 듯 계속 효과타령을 했다. “남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군복 입은 여성”의 ‘홍보컨셉’을 소개하면서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고객인 직장 남성들’이 이 시간대 홍보효과를 인정했다는 말까지 보도했다.

한편 “영업부장과 달리 ‘개인피알’에 신경을 써야 하는 여종업원들은 커피를 나눠주며 ”시원한 커피 드세요“라며 ‘웃음’도 함께 팔았다”는 표현을 하는가 하면 “성매매 업소에도 무한경쟁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기자는 홍보물에 적힌 ‘선정적인 문구’를 지적했지만 “10명중에 ‘초이스’하세요, 더 보여드릴 수 있어요”라는, 이어지는 기사의 제목부터가 스포츠신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선정성을 보여주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의 남자기자들이 손님으로 가장해 룸살롱에 잠입해서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자기자들을 “풀었다”고는 했지만 그 필요성조차 납득하기 힘들었다. 실장과 영업형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면서 업소를 소개하는 멘트를 그대로 실었을 뿐이었다. 고작 이 말을 전할 거였다면 왜 취재를 했는지 의아하다.

“한편 동료들과 함께 ‘공짜커피’ 마시러 룸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기자(여자)는 비슷한 시각에 을지파출소에 들어갔다”는 대목도 어이가 없다. 남자기자들은 잠입취재 하겠다고 룸살롱에 가고, 여자기자는 인근 파출소를 찾아간 것에 대해 특별취재팀은 ‘적절한 취재분담’이라고 생각한 걸까.

성매매 업소들이 밀집된 곳에 있는 파출소의 단속 태만을 지적하면서 마무리되는 이 르포 기사는 찜찜한 마음만 들게 했다. ‘호객행위의 현장’을 찾아갔다고 해서, 룸살롱에 직접 찾아갔다고 해서 ‘현장 르포’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성매매 문제는 업소들에 대한 경찰의 단속 강화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기자도 알고 있었을 터다.

관련 기사로 “향락·유흥업소 거리홍보전도 사실상 불법행위”를 걸었지만 해당 기사의 완성도를 높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매매방지법안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기사는 동떨어진 느낌을 주었다.

오마이뉴스는 성매매를 둘러싸고 감춰지는 일들에 대해 깊이 있는 취재는 하지 못할망정 오히려 특정 지역의 업소들을 소개해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언론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것은 업소의 홍보전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여성들의 인권 혹은 탈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 문제다. 성매매 산업을 다룬 이번 오마이뉴스 현장르뽀는 ‘호기심으로 들여다 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