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유흥업소 “`2차' 폐지” 결의
2004.5.10
"우리 업소에는 `2차'가 없습니다.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술만 드시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세요".
전주시내 룸살롱과 가요주점 등 고급 유흥업소 업주들이 성매매를 뜻하는 속칭 `2차'의 폐지를 결의하고 나섰다.
10일 전주시내 유흥업소 밀집 지역인 중화산동 일대 60개 업소 업주 모임 `중산회' 대표들은 "11일 오후 6시 업주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앞으로 2차를 없앤다는 내용의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업소에서 `2차'를 나가는 등 업주가 요구하는 일을 하는 조건으로미리 돈을 빌려주는 `선불금' 제도도 폐지하고 변태.퇴폐 영업도 자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성매매알선 등 행위처벌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을 위반해 적발될 경우 전 재산을몰수.추징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결의가 과연 제대로 지켜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동안 `2차'를 미끼로 손님들에게 하루 저녁에 수백만원에 이르는 값비싼 술값을 받아 온 룸살롱과 가요주점 등 고급 술집들에 `2차'가 없어질 경우 손님이 줄어드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 또 경기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유흥업계에서 약속을 어기고 은밀히 `2차' 영업을 해 손님을 끌어 모으는 `얌체' 업소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의 이번 결정이 최근 경찰의 대대적 유흥업소 단속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성매매 관련 법안의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십년 동안 성매매를 통해 생존해왔던 유흥업소들이 매상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스로 정화 노력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