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17 10:13 송고
성매매 여성 73% 10대때 시작
사기성 광고에 속은 경우 가장 많아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성매매 여성 10명 중 7명꼴로 10대 때 성매매에
유입되고 있고 유입경로는 사기성 광고에 속은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성매매에 나선 청소년이 일반적인 비행 청소년보다
구조적 결손가정 비율이 낮고 가구당 월평균 소득도 높게 나타났다.
17일 부산시에서 열린 `성매매 방지대책과 향후 과제 심포지엄'에서 성매매 피
해여성 지원단체인 `새움터'의 김현선 대표는 성매매 피해여성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3%가 13세에서 19세 사이에 성매매에 유입됐고 13~29세에 유입된 비율은 98%
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매매의 위험이 심리적으로 가장 취약한 미성년 후반기 또는 성년 초기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성매매업소에 유입된 경로는 사기성 광고에 속은 경우가 30%로 가장 많았고 포
주와 연결돼 비공식으로 성매매업소에서 일할 여성을 모집하는 개인 인신매매자(23%)
, 합법적인 직업소개소(18%), 성매매업소 종업원(16%) 등의 순이었다.
조사대상 여성들이 경험한 성매매업소의 유형(복수응답)은 유흥주점(71%)과 티
켓다방(62%), 사창가(59%), 숙박업소(45%), 안마시술소(10%),이발소(9%) 등이었다.
한사람이 경험한 성매매업소 수는 10대의 경우 평균 7.2개, 20대는 10.8개, 40~
50대는 13.5개꼴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여성의 96%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동안 신체적 위험이나 강간, 폭
행 등의 폭력을 경험했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또 부산보호관찰소 이정민 사무관은 `청소년 성매매의 특성'발표에서 부산보호
관찰소에서 윤락행위방지법위반으로 보호관찰 중인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
부모가 모두 있는 경우가 63.3%로 일반 비행청소년(55.9%)보다 오히려 구조적 결손
가정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성매매 청소년의 부모 직업은 자영업(34.3%)과 회사원(28.9%), 노동(10.9%), 종
업원(7.9%) 등의 순이었고 가정의 월수입은 월 100만~149만원(33.2%), 150만~199만(
25.6%), 200만원 이상(12.8%), 99만원 이하(28.2%)로 일반 비행청소년보다 월평균
소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의 경로는 인터넷 채팅이 전체의 80%를 차지했고 초기에는 청소년 2명이
남성 1명과 성관계를 갖는 2대 1 만남이 주를 이루다 성매매 횟수가 잦아질수록 1대
1 매매로 바뀌는 경향을 보인다고 이 사무관은 말했다.
성매매 동기에 대해서는 용돈마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호기심과 친구의
권유, 임신중절 비용 마련 등의 순이었다.
성매매 방지를 위해 김현선 새움터 대표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어떤 동기로
유입됐든지간에 성매매 과정에서 심각한 폭력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이 여성들
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지 처벌해야 할 대상이 아닌 만큼 성매매 여성 보다
는 포주나 인신매매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솔여성복지상담소 한동희 소장은 우리사회의 퇴폐향락문화 만연과 물질만
능의 사회구조, 건강한 가족관계 붕괴,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이 성
매매의 구조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올바른 성문화 정착과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사회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yh9502@yonhapnews.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