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0 14:12 송고
"한국인 성매매업소 워싱턴에만 60여곳"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미국 수도 워싱턴에만 마사지 업소, 룸살롱,
매음굴 등 한국인 상대 성매매 업소 60여곳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들 업소 한국 여성
의 10~50% 가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국의 인신매매 감시및 피해자 구조
단체인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데렉 엘레만 사무국장이 19일 밝혔다.
엘레만 사무국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도 미국내에서 인
신 매매되는 한국 여성에 대한 연구가 안돼 있어 정확한 숫자를 모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의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한국인 마사지 업소의 경
우 적게는 2명에서 12명, 룸살롱에는 12명에서 20명 정도의 여성들이 윤락 행위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 업소의 경우 여성 전원이 인신매매 피해자인 곳도 있다.
이 단체가 직접 구조한 인신매매 피해 여성은 한국인 6명을 포함, 10여명에 이
른다.
이들 인신매매 피해자는 인신매매범들에 의해 집단 강간, 구타는 물론 심지어
담뱃불 고문까지 당하는 등 공포와 불안속에 지내면서 삶의 희망을 포기한 채 강제
윤락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의 경우 카드 빚에 쫓겨 도망쳐오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또는 동생의 대학 학비 지원 등 가족 부양을 위해 미국 땅에 건너오지만 정
작 돈은 벌지 못하고 몸만 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엘레만 사무국장은 "한국인 성 매매 업소들은 각자 별도로 운영되지만 여성들을
수만달러씩에 서로 팔고 사는 등 일종의 인신매매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면서 "특
히 택시 서비스를 통해 남성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외에도 한국인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지는 물론 버몬트주
의 시골에도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설립자이기도 한 엘레만 사무국장은 지난 8일 미의회에서
열린 미국내 인신매매 청문회에서 한국여성 인신매매 실태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앞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플로리다 주 선거유세에서 "매년 미국
내에서 1만4천5백명에서 1만7천5백명 가량이 인신매매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면서 피해자중에는 한국 소녀들도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보고서에 따르면 미 보건 당국은 지난 2000년 10월 인신매매 피해자 보
호법 발효 이후 올 3월 현재까지 윤락이나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던 491명의 외국인
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 정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02년 2월 설립된 폴라리스 프로젝트는 미법무부와 의회, 워싱턴 D.C. 정
부의 기금과 개인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5명 안팎의 회원들이 인신매매 실태
를 파악하고 피해자들의 미국내 안정적 정착을 돕고 있다.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