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한국여성 5명 미국서 체포돼.. 연합

성매매 한국여성 5명 미국서 체포돼 2004/07/23 18:33 송고

(에식스정션<버몬트주>AP=연합뉴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플로리다주 선거유세에서 인신매매사범 엄단방침을 밝히며 한국여성들도 미국에서 인신매매되고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달초 미국 버몬트주 마을인 에식스 정션에서 한국여성 5명이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달초 성매매업소로 추정되는 이 지역 2층짜리 건물을 급습해 한국 여성 5명과 중국인 소녀 3명 등 8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민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체포했으나, 이들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석방됐다.

한 한국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미국에 밀입국했으며 최근들어 `도쿄 스파'에 와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쿄 스파라는 이름의 이 업소 및 이 지역에 있는 다른 2개의 클럽 모두 고객을 상대로 마사지와 함께 매춘까지도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벌링턴시 당국은 도쿄 스파 입주자에게 퇴거명령을 내렸으나 건물주는 건물내에서 이뤄진 모든 영업행위는 적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 스파 등 3개 업소에 대한 수색영장은 이들 업소가 국제적인 범죄조직 및 성노예 산업과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범죄조직이 아시아 여성들을 미국으로 밀입국시킨 뒤 성 노예로 만든다는 것이다.

뉴욕과 뉴저지, 메인주 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버몬트에서의 사례는 성매매가 미국 군소 지역에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생적인 인신매매 반대조직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공동대표인 데릭 엘러만은 "최근들어 성 노예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산업"이라며 "이들 산업은 도시 교외는 물론 시골 지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5년간 국제 인신매매 문제를 연구해 온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린다 휴즈 교수는 "마사지나 스파, 헬스클럽 등의 영업 형태는 매춘을 위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미국으로 밀입국된 뒤 사기나 강요에 의해 노예가 된다"며 "이들은 밀입국한 뒤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매춘을 강요당하며, 여기에 임대료 등을 뜯기고 나면 20년 동안 성노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인신매매금지법을 통해 국제 인신매매 조직에 대응하고 있다.

2000년 제정된 인신매매금지법은 매춘을 강요당한 여성을 범죄자가 아닌 희생자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은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여성에게는 미국 비자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미국사회의 관심이 아직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 한계다.

choinal@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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