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0 18:05 송고
< 여수 성매매, 그릇된 향락문화에 '경종' >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여수 성매매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결
과 발표가 우리 사회의 그릇된 향락문화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이 사건과 관련, "유흥주점 여종업원들과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윤락행위 방지법 위반)로 공무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
혔다.
특히 이들 중에는 해양경찰 간부, 대학교수, 의사, 시민사회단체장 등 사회지도
층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여성들의 실태폭로가 발단이 된 이번 사건은 사
회지도층의 음란하고 퇴폐적인 음주.접대문화 외에도 비뚤어진 성의식에 대한 불감
증,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실태 등 우리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제시했다.
이번 수사에서 성구매를 한 인사들은 입건됐으나 성행위와 다를 바 없을만큼 위
험스런 음란.퇴폐쇼를 즐긴 이들은 처벌되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불황 타개를 위해 업태가 불분명한 노래방에서 조차 공공연하게 퇴
폐쇼를 하고 있는가 하면 인터넷 채팅, 전화방, 스포츠마사지 등 윤락의 통로도 하
루가 다르게 다양화돼 이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처벌강화 등 대책이 시급하다.
이들 업소에서 종사하는 여성들의 인권도 문제다.
여수 성매매 여성들이 업주로부터 성행위와 변태쇼를 강요당했던 사실은 살인마
유영철에게 희생된 전화방.출장마사지 여성들의 실종 사실조차 한동안 드러나지 않
았던 사실과 겹쳐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그러나 이들의 이동이 잦은데다 신고나 허가절차 없이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탓
에 어느 누구도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수 성매매사건 대책위원회 김경례 대변인은 "황금 만능주의가 그릇된 방식으
로 표출되면서 향락문화가 오염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구체적이고 실효성있는
법적장치 마련과 의식교육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