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0 14:25 송고
< 연합인터뷰 > 美인신매매구조단체 엘레만 사무국장
="조지아 州외 한국여성 인신매매피해 산재"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대학 4학년때 인신매매 피해를 입은 한국
여성에 관한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아 이들을 돕기 위한 국제적인 단체가 필요하
다는 생각에서 이 단체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미국의 인신매매 감시및 피해자 구조단체인 폴라리스 프로젝트 (http://www.pol
arisproject.org)의 데렉 엘레만 사무국장은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
이 말하고 "발족한지 2년밖에 안되지만 회원들의 열성적인 활동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연내 뉴저지, 뉴욕과 도쿄에 지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특히 한국여성 피해자들을 많이 접촉했는데 이는 어려서 한국에서 이
주한 교포 여성 캐서린 천이 엘레만 국장과 함께 브라운대 심리학과 동창이자 공동
설립자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 이름은 과거 미국 남부의 흑인 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피신할
당시 북극성이 이들의 길잡이가 돼 주었듯이 현대판 노예인 여성및 어린이 인신 매
매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뜻으로 따온 것이다.
다음은 엘레만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미국내 한국여성들의 인신매매 현황은.
▲ 워싱턴에만 마사지 업소, 룸살롱, 매음굴 등 한국인 상대 성매매 업소 60여
곳이 성행하고 있다. 마사지 업소의 경우 2명에서 12명, 룸살롱은 12명에서 20명 정
도 일하고 있는데 보통 10~50% 가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어떤 곳은 전원이
인신매매된 곳도 있다. 미국 정부도 인신 매매되는 한국 여성에 대한 연구가 안돼
있어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워싱턴외에도 한국인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지는 물론 버몬트주의 시골에도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진출해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매년 1만7천명 정도가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
다. 내가 알기로는 2000년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 제정 이후 400여명 정도의 외국
인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 받았는데 이는 전체 숫자에 비하면 1%도 안된다.
-- 한국여성 인신 매매 피해자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 피해자의 인권 때문에 말해주기 어렵다. 그동안 한국 여성 6명을 포함, 10여
명의 여성을 직접 만나,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확인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인신
매매범들에 의해 집단 강간, 구타는 물론 담뱃불 고문까지 당하는 등 공포와 불안
속에 지내면서 삶의 희망을 포기한 채 강제 윤락에 시달리고 있다. 만나본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있다.
-- 피해여성들이 어떻게 미국에 오게 되나.
▲카드 빚에 쫓겨 도망쳐오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또는 동
생의 대학 학비 지원 등 때문에 미국 땅에 건너온다. 대개는 3개월 짜리 관광 비자
로 와서 불법 체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군데 오래 있지 않고 로스앤젤레스에 있
다가 뉴욕으로 갔다가 하는 식이다.
-- 이들 피해 여성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나.
▲처음에는 경찰에 단속된 여성들을 상대로 우리 단체를 설명하는 선전지등을
배포했더니 사람들이 전화 연락을 해왔다. 평균 매주 적을 때는 1명에서 많을 때는
10명 정도까지 전화가 온다. 올해 부터는 경찰이 성매매 업소를 일시 단속할 때 한
국어를 하는 우리 단체 회원들이 동행해서 피해 여성들의 통역을 돕고 나중에 인신
매매 피해자로 확인되면 미국내에서 정착하도록 도와준다. 더 많은 인신매매 피해자
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워싱턴 일대에서 발간되는 한국 신문에 광고도 낼 계획이다.
--인신 매매 네트워크는 어떻게 이뤄지나.
▲ 미국에 오게 되면 이들 여성은 성매매 업소를 돌게 되는데 이들 업소는 각자
별도로 운영되지만 1만~3만 달러씩에 여성을 서로 팔고 사는 일종의 인신매매 네트
워크가 형성돼 있다. 이들의 네트워크가 워낙 잘 돼 있어 한때 미 연방수사국(FBI)
은 이들 업소 전체를 한 조직인 것으로 파악하기도 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업
소들이 택시 서비스를 통해 남성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활동 기금은 누구로 부터 얼마나 받는가.
▲ 미 법무부와 의회에서 주는 것이 가장 크고 워싱턴 D.C. 정부, 개인 헌금 등
으로 지난해에는 10만달러를 받았는데 올해는 활동 성과를 인정받은 덕분인지 30만
달러나 지원을 받았다.
--현재의 회원 현황과 앞으로 활동 계획은.
▲ 4명이 유급으로 일하고 나머지 10여명이 무급으로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24시간 핫라인 전화를 개설해 놓고 있으며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무실
을 열어놓고 있다. 금년중 도쿄와 뉴욕, 뉴저지에 지부를 둘 생각이며 일할 사람들
을 모집하는 중이다. .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국 소녀들이 조지아주에서 인신매매됐다고 했는데.
▲ 그곳은 군부대가 많은 소위 기지촌이며 플로리다와 연결되는 중계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조지아주 외에도 한국여성 인신매매 피해 사례는 산재해 있다. (사진있
슴)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