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부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 각 부처가 대안을 마련해라!

성매매, 여성부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 각 부처가 대안을 마련해라!
<일다> 조이여울 편집장 인터뷰

강준상 기자

성매매를 둘러싼 각종 논쟁들이 대다수 언론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성매매 종사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 집창촌은 재개하였으며, 주류 언론들의 보도에 힘을 얻었는지 포주들의 목소리가 기세등등하다.

프로메테우스는 주류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성매매와 관련된 활동가, 지식인, 언론인, 정책 입안자 등의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지난주 탈성매매 지원센터인 다시함께 센터의 조진경 소장에 이어 이번엔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조이여울 편집장 만나 인터뷰했다.

일다(http://www.ildaro.com/)는 작년 5월 1일 창간된 여성주의 저널이다. 조이여울 기자는 여성신문에서 2년 반 정도 일하다가 “이계경 여성신문사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에 반발해” 신문사를 그만 두었다. 다른 여성주의 매체들이 있지만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주는 매체는 없다고 판단했고, 특히 성소수자 여성, 장애여성, 이주여성, 성매매 여성, 십대여성 등 더 소외 받는 층의 시선을 반영해줄 매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다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새로운 이슈와 새로운 관점을 내는 것”이라 한다. 그녀는 “여성주의를 통해 사회를 보는 눈을 배웠다"고 말하며,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전반의 문제가 가능한 이유는 ”사회에서 차별을 받는 여성의 시각으로 보면 평화, 환경, 인권의 감수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라 한다.

성매매 문제를 다루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다는 성매매 문제에 대해 “전체 시스템의 문제를 보아야 하고, 지금까지 성산업에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이여울 편집장은 <일다>에서 “성매매 유입, 주택정책으로 해결해야”라는 칼럼을 작성한 바 있다.

그녀는 “성매매 문제는 여성부만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산업과 관계가 있는 문제”라고 말하며, “일다는 그 부분을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어떤 시스템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그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 인터뷰 시작! (조진경의 소장의 인터뷰가 그랬듯이 조이여울 편집장의 인터뷰 역시 가능한 전재한다.)

프로메테우스 : 먼저 성매매 여성들이 직접 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사자인 성매매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편,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방식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조진경 소장은 그들이 말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이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할까?

조이여울 : 당사자 얘기를 듣기 힘들다. 얼마 전 한겨레21 보니까 성매매 여성 대표라고 나온 여성과 업주 대표로 강현준 한터대표하고 같이 불꽃 대담인가 하는 것이 실려서 보았다. 참 한겨레다운 방식이라고 그것을 본 사람들과 말했다. 여성들 상황이 다 다른데, 포주하고 같이 나온 그 여성 얘기로 과연 그쪽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7년쯤 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막 성매매 현장을 벗어난 여성을 만나보게 되면, 안에 있을 때 얘기와 나와서 눈치 안 보고 얘기할 수 있는 때, 하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사자들은 성매매 현장의 현실을 말하기 어렵다.

내가 판단하기론 나온 사람들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주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하고, 어차피 그 안에 있는 상황에서 말하게 되면, 얘기한다 해도 포주들이 하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나온 여성들의 경우도 그곳이 정말 어땠는지는 말하기 힘들다. 돈 관계나 그런 것은 쫙 읊을 수 있는데, 정작 그 곳의 현실을 정확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자신이 겪은 일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나마 어린 친구들은 그 현장이 어떤지 잘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여성들이 그렇게 얘기할 수 없는 경우들이 훨씬 많다. 십대들의 얘기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것은, 그런 현장을 그대로 묵인해선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 안에서 길들여진 여성들은 폭력이나 차별이라 얘기안하고 오로지 돈관계만 문제되고 돈 때인 것만 중요하다고 얘기하곤 한다.

물론 돈을 착취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성매매로 인해 남은 후유증들은 자세히 얘기되지 않는 것 같다. 그 안엔 늘 폭력이 있다. 나는 몇 년 간의 성매매로 인해 실어증에 걸린 사람도 만나봤고, 업주들 협박으로 매일 벌벌 떠는 탈 성매매 여성들도 봤다.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더는 일할 수 없다고, 차라리 자살하겠다고 했던 나이트클럽 여성도 알고 있다. 그 여성들은 절대로 특별한 몇 명이 아니다. 사실 성매매 산업에 빠져들어서 몇 년 동안 지내온 여성이라면, 그 많고 많은 성매매 지역과 다양한 업소 유형들이 실제론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난 어떤 언론도 현장을 제대로 안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간혹 이 여자들은 돈을 쉽게 번다는 얘기까지 하는데 참 어이가 없다. 만약 이 일을 노동이라고 본다면 3D업종이지 절대 쉽게 돈 버는 것이 아니다. 성매매도 굉장히 광범위한 것이다. 집창촌 만의 얘기가 아니다. 정말 많은 여성들을 이 산업으로 유입시키는 구조, 이것만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한다.

프로메테우스 :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역시 이야기의 시작 시점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시점, 그리고 성매매 종사자들의 국회 앞 집회 시점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 성매매 관련된 논란이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성매매 종사자들이 공개적인 장소에 나와서 말했다. 물론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들이 자기 현실을 제대로 말하기 힘든 구조가 있고, 오래 있었던 여성은 길들여진 측이 있다고 치더라도, 이 부분은 다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주류 언론들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니까.

외국의 섹스워커들의 집회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 지난 10월 7일 국회 앞 집회 모습이다. 지역별로 색이 다른 모자를 준비한 성매매 여성들의 집회 참여는 확실히 업주에 의해 동원된 것이라고 조이여울 편집장은 말한다.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조이여울 : 길들여졌다기보다 다 자기 계산이 있는 것이다. 그 친구들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기 입장에서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난 3천명이 국회 앞으로 간 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것을 놀라워하는 것이 우리 사회 수준을 역으로 보여준다. “저런 여자들”이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발, 동원 문제는, 분명히 동원이었다. 난 그렇게 본다. 여성들이 공개 석상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현장에 있는 여성들이 나온 것은 포주들이 처음부터 계산한 일이다.

언론이 여론을 그런 식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인데, 그런 게 우리 현실인가 싶기도 하다. 포주들이 스스로 데모할 것이지, 그렇다면 일리가 있다. 동원을 해서 일시에 쫙 오게 해서 하는 방식이 포주들과 여성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 난 이번 집회에서 어떤 긍정적인 부분도 읽어낼 수 없었다. 외국의 섹스워커들의 집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프로메테우스 : 성매매 여성과 여성단체 사이의 대립구도로 보는 것에 대해서? 또 여성단체들에 대해 부르주아 계급 인텔리들의 보수적 담론이라 비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봐야하나?

집창촌 단속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조이여울 : 단속이 집창촌 위주로 된다면 문제라고 생각한다. 언론을 보면 이 법이 마치 집창촌을 없애고자하는 법인 듯 보이는데, 그러기 위해 법을 만든 건 아니라고 본다. 집창촌이나 무허가 지역 등엔 갈 곳이 없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 그 여성들에 대한 대책 마련부터 시급하다고 본다.

그리고 경찰력이 얼마나 투입되었고,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룸살롱 이런 쪽은 별로 타격도 입지 않는 것 같다. 지인을 통해 룸살롱 쪽 상황을 물어보니, 여자들이 모자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고객이 되는 남자들은 별로 변한 게 없다는 분위기다. 그런 얘길 들으면 과연 법이 시행되고 있긴 한가 의문이 든다.

여론의 경우는, 여성단체의 진정성 자체를 문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단체를 남편을 성매매 업소에 보내기 싫어하는 유부녀 단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안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여성단체나 이쪽으로 일하는 단체들이 많이 생겼다. 이 단체들이 이렇게 생기게 된 계기가, 군산에서 많은 여성들이 죽고, 그러면서 성매매 현장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여성운동이 성매매 문제를 이슈화시키기 시작했다. 성매매 쪽으로 이미 활동을 해왔던 단위들이 밝혀낸 사실들이 너무 충격적인 거였다.

이걸 어떻게든 해결해야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법으로 해결해야할 텐데. 윤락행위등방지법으론 어림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여성단체들이 성매매 방지법을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보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그 여성들의 상황을 먼저 파악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매매 여성들과 비성매매 여성들 간에 거리가 있다. 당사자 운동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굉장히 어렵다. 과연 신뢰관계가 어떻게 구축될 수 있을까? 그 사이에 포주들이 끼어있고. 포주들하곤 삼촌 이모 그렇게 지내고 있다.

여성들이 신변을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지점에서 경찰들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경찰들이 성매매 여성들한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전엔 상황이 더 심했다. 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물론 도망간 여성을 다시 잡아서 업소에 돌려보낸 것이 그들이었다.

군산의 한 여성경찰과 만났는데, 그가 하소연하더라. 여성들한테 나오고 싶으면 얘기하라고 했던 것이다. 홍보문구도 주고 상담도 해주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여성 한 명을 빼내오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다고 한다. 일단 경찰을 믿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고, 경찰 혼자만이 아니라 경찰과 포주간의 관계도 있었던 것이다.

그 여성들이 경찰들한테 구조요청을 하는 것을 보면 성매매 구조를 알 수 있다. 포주와 조폭문화가 다 연결되어있는데, 여성들이 견디기 힘든 구조이다. 이 여성들은 자신을 정말 돕겠다는 사람들도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게 집창촌의 큰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10년간이나 일하고도 빚만 있어서 도망 나온 여성이 있었다. 그러자 포주들이 아버지한테 장기를 팔아라 이렇게 협박을 했던 것이다. 내가 신문사 있을 때, 그 성매매 여성의 언니한테 전화가 왔었다. 동생이 거기서 젊은 시절을 뺏긴 것도 분한데, 협박을 하니까 다시 보낼 수도 없고, 폭력배들의 협박은 불안하고 그랬던 것이다.

여성들이 그곳을 나오려면 보장되어야할 것이 있다. 이것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들이 강력한 단속을 시행하는 것만 문제가 아니라, 그 여성들이 신변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관건이다. 완벽히 숨지 않는 한 나오고 싶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프로메테우스 : 쉼터에 들어간 여성들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자유스럽나?

조이여울 : 쉼터 자체도 여성들 신변 안전을 위해 숨어 있다. 쉼터에서 아예 살겠다고 하는 여성들이 있다. 어떤 쉼터의 경우는, 그 여성들의 노후까지 같이 해보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쪽도 포주들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건 조폭들과의 전쟁인 것 같다.

여성부에 맡기지 말고 정부 각 부처가 책임있는 대안을 모색하라!

지금 여성부에만 불똥이 떨어졌지, 법무부니 행자부니 다른 부처는 꿈적도 안한다고 한다. 그것이 정말 문제다. 국가에서 해보기로 했다면 전 부처가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우리나라는 부처간 협조가 정말 안되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나. 노동부, 건설교통부 다 관련되어있다.

여성부가 아무리 예산을 많이 써도 이 문제 해결할 수 없다. 여성부는 기본적으로 쉼터에서 자활대책을 마련하고, 3년동안 3천만원 빌려주겠다 하고 뭐 그런 정도가 나와있는데. 힘들다. 단체나 쉼터에서 할 역할들은 분명하고 경찰과 얼마나 유기적 연결될 수 있나가 관건이다.

지금 정부에 대고 얘기한다면 각 부처가 대안을 내놓아야할 시기라고 본다. 어떻게 그렇게 나 몰라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쓴 바 있는 주택정책도 그렇다. 그 여성들은 모두 빈곤하다. 또 노동부에서 대안이 나와야 한다. 여성부의 자활 대책만이 아니다. 복지부는 당연히 움직여야 한다. 주거의 경우는 건설교통부에도 관계된다. 그리고 행자부, 법무부도 지금 대책을 내면, 그나마 대안이 생기는 것이다. 그 대안이 생존권과 다 관계되는 것이다. 그 여성들의 생존권을 여성부가 지금 내놓은 안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적어도 시행할 수 있는 단위들이 각 부처들한테 있기 때문에, 그런 대안들이 각 부처에서 나와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모색도 하지 않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일단 그쪽에 압력을 넣어야한다.

검찰이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조폭이 다 연결되어있다고 하지 않나. 성매매 관련해서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성매매 여성이 도망가면 경찰이 잡아다 주고 그랬는데. 그래왔던 것으로부터 얼마나 여성들 편을 들어줄 것인가? 여성들을 돕고자 한다면 제일 먼저는 경찰과 공무원들이 바뀌어야 한다.

가령 대만에서는 공창문제가 많이 있었는데, 그쪽에서 제일 먼저 한 것은 공무원비리를 해결하려고 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검찰 쪽이랑 포주들이 회장님, 사장님 그러고 있다고 한다. 집창촌을 건드린다면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일에 순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집창촌에선 굉장히 달라진 것처럼 느낄 것이다. 문을 닫아야하는 그런 상황이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의 거대한 성매매문화가 뭐가 바뀌었겠나? 남성들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프로메테우스 : 쌍벌죄가 적용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발 비자발을 떠나 여성들을 처벌해선 안 된다.

△ 지난 9월 22일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텅 비어있는 집창촌 모습이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 한 달 만에 상당수 집창촌들이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조이여울 : 자발이냐, 비자발이냐를 논해서 자발이면 범죄자고, 비자발이면 피해자라고 보는 방식은 옳지 않다. 자발이기 때문에 범죄인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성매매로 유입되는 구조에서 봐야한다.

기본적으로 여성들을 처벌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금 여성들이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것은, 만약 직장으로 본다면, 여성 유일 직종으론 가장 큰 규모일 것이다. 이게 결국은 노동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10대는 말할 것도 없고 서른 넘어서 여자가 직장 구하긴 정말 어렵다. 이것은 여성들 노동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발이라 처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람들은 쉽게 그 여성을 비난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노래방에 다니는 한 여성을 안다. 그녀는 빚이 엄청났다. 어쨌든 빚을 메꿔야 해서 여러 일을 뛰었는데, 그 중 노래방도 하나였다. 현행법에서 본다면 자발적이기 때문에 죄가 있다고 판결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여자의 상황이 어떻게 자발적이겠는가. 매달 빚 갚기만도 벅찬데. 여성들의 경우는 성구매자의 경우하곤 정말 다른 것이다.

성매매가 왜 범죄라고 생각하는가? 범죄라고 판단하는 것은 성매매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피해 보는 사람은 대부분이 여성들 당사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가 범죄인 것이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을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법은 여성들도 처벌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 한계는 시행 과정에서 극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렬 판사의 판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습적인 성매매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여성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을 한 판사이기도 하다. 성산업의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상습적이란 이유로 여성을 잡아들인다면 이건 정말 잘못 짚은 거다. 이정렬 판사는 선고유예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이 법이 여성들을 보호하려고 한 건데 여성을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중요한 지점이다.

프로메테우스 : 집창촌만 단속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그렇다면 성산업 전체의 규모를 축소하고 성매매를 단계적으로 근절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일 것 같다. 어떻게 시행해 나가야할까?

접대문화를 바꿔야 한다.

조이여울 : 접대문화와 회식자리가 성매매로 이어진다. 이것이 정말 문제이다. 이것은 정말 사회악이다. 과연 회사가 성접대가 없으면 안 굴러가느냐. 만약 그렇다면 그런 회사는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법 시행 이후 그런 쪽은 전혀 안 잡고있다. 언론도 이때 중요한데, 오히려 바이어들이 접대를 못해서 망하겠다는 둥 이런 얘기를 보도해대니 정말 문제다.

어디서나 여자들을 사게 되어 있는 그 구조는 막아야한다. 그런 것들이 먼저인 것 같다. 그러려면 남자들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남자들과 얘기해 보면, 외국 상황을 아는 사람들은 정말 우리나라가 이상하다는 것을 안다. 술자리 가면 항상 여자가 나오는 이런 문화! 외국에선 댄서는 있어도 몸을 만질 수는 없게 되어있다.

한국의 시민운동가가 외국 나갔다가 댄서들 건드려서 유치장을 간 사건도 있었다. 남성들의 경우 너무 흔하고, 쉽고, 펼쳐져 있고, 일상적이어서 변하기 어려운 것 같다. 웬만한 남자들이 자기 인식과 가치관을 내세워 그 문화에 저항을 하긴 어렵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든다. 개개인에게 맡길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바꿔야 할 문제다.

성매매 없애면 성폭력 늘거라고? 성매매가 성폭력을 조장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남성들이 저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몸을 항상 쉽게 사는 이 문화가 바로 성폭력 문화다. 성매매를 없애면 성폭력이 늘거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든 쉽게 여성의 몸을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성폭력이 엄청나게 심하지 않나. 그건 여자들을 언제 어디서나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몸을 자기가 마음대로 해선 안 되는데 그걸 모르는 것이다. 성매매가 너무 쉬우니까 그런 것이다. 난 성매매가 성폭력을 조장한다고 본다.
프로메테우스 : 룸살롱, 노래방 등 집창촌을 제외한 곳들의 성매매 문제가 오히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인데, 그렇다면 이런 곳들도 법적으로 다 단속할 수 있을까?

룸살롱을 집중적으로 겨냥하지 않는 이유는, 룸살롱에서 일어나는 성매매를 단속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룸살롱엔 높은 사람들이 많이 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집창촌에 붙어있는 깡패들과 룸살롱에 붙어있는 깡패들 수준이 다르다. 그 연결고리가 결국은 정계까지 가는 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김강자씨가 한 얘기들 중 하나 마음에 들었던 것이, 돈 많은 남자들, 유명인사들이 룸살롱이나 이런 곳에서 적발되면 신상공개하자고 했었다.

사회에 동의를 얻어 합의하기 위한 본보기 차원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들한테 충격요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돈과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 경우에 사회적 책임을 더 강하게 물을 수 있다고 본다.

만약 집창촌만 단속을 한다면 그건 다분히 전시행정으로 봐야한다. 소위 “변태업종”이라 불리는 경우도 얼마든지 단속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경찰들이 얼마나 마인드가 변했을까 하는 점이다.

티켓은 정말 문제!

<일다>에선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을 그곳에서 구조화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곳을 일단은 빠져나와야하는 여성들. 특히 섬은, 거의 모든 여성들이 다 감옥이라고 한다. 그리고 티켓 다방들의 경우는 정말 용서할 수 없다. 청소년들 데려다가 처음에는 티켓을 안 시킨다. 처음부터 누가 티켓을 하는 줄 알면서 하겠나. 그러다가 나중에 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모든 다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다방들이 거의 다 한다고 한다. 티켓영업을 뛴다는 것이다. 가출청소년 하면 순서가 정해져 있더라. 그런데 이 아이들은 정말 갈 데가 없다. 그래서 재워주는 다방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업주는 몇 개월만에 아이들에게 몇백 만원의 빚을 지운다. 빚이 늘어나면 곧장 중개업소에 팔아버린다. 스무살 넘어가면 맥주 양주집, 무허가 지역, 그게 순서다. 왜 티켓다방을 더 적극적으로 잡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그리고 맥주양주집들도 지금 저녁 9시경만 되면 영업을 시작하고 있다.

여기가 룸살롱보다 더 힘든 쪽이다. 여긴 정말 심하다. 간판도 안 붙어있는 성매매 업소들이 많다. 그런 곳은 문을 열어보면 공기가 정말 안 좋다. 눈도 못 뜨게 안 좋다. 그런데서 여성들이 살고 있다. 어디를 나갈 수도 없다. 감금이 아니라는데. 여성들이 밖에 나와서 일을 하루 쉬면 빚을 물리는 상황이니 감금이나 다름없다. 빚이 얽혀있고. 지금은 가장 열악한 곳부터 여성들을 데려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집창촌 여성들 같은 경우는 쉼터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시설이 감옥 같은 개념이었으니까. 지금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식이 좋지 않다.

임대주택과 같은 복지시설이 성매매 방지대책이다.

유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는 오히려 자생력이 있다. 그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돈을 벌어서 자기 스스로 먹고 사는 것이다. 내가 임대주택을 얘기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이다. 사회의 일원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친구들한테 사회복지 혜택을 주는 게 그렇게 아까운 것일까?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잘 안되지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주거 같은 경우, 그런 식의 혜택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주택 복지 쪽으로 늘려야하는 상황이다. 가족단위가 아닌 새로운 빈곤층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도 대상층이 굉장히 많다.

가출청소년들은 빈곤으로 따지면 정말 최하 빈곤이다. 그런 식으로 복지 쪽이 제대로 된 판단기준으로 실천한다면, 그것이 성매매 방지 대책이고. 제대로 된 복지제도라고 생각한다.

쉼터가 필요한 사람들은 쉼터로 가야한다. 청소년때 유입되어 업소 생활 십수년 한 사람은 과자 값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른다. 청소년시기 그대로인 상태이다. 그 후유증이 크다. 성매매 후유증이란 게 있는데,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성매매 여성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세분화 되어야 한다. 맞춤형이란 얘기를 한다. 아직은 그런 개념이 생겼을 리가 없다. 그런 걸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은 여성부들이 해야 할 것 같다.

프로메테우스 : 많은 사람들이 공창에 대한 얘기를 한다. 대만의 경우와 비교한다면 어떨까? 한국사회와 다른 배경이 있나? 우리 사회에서 공창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가?

우리는 합법화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조이여울 : 우리나라는 외국과 비교 어렵다. 대만은 타이페이시 한 곳의 공창을 페쇄하였다. 우리나라는 집창 지역만 해도 수십 곳이다. 집창촌이 아니어도 맥주양주집 거리들을 봐라. 거의 집창촌과 다를 바가 없다. 거의 모든 도시, 모든 역마다 다 있다.

어딜 가나 여자들 몸이 팔려 다니는 이런 상황에 놓인 나라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네델란드 같은 경우와 우리를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합법화나 이런 얘기 나온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다. 난 그런 나라 정도 되면 합법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는 기본적으로 포주와 깡패들이 여성의 몸을 사고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기서 합법화를 논한다면 그건 노예제도를 합법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경우, 성매매라는 것에 대한 인식을 잘 볼 수 있는 사례는, 성매매 여성이 남편한테 맞아죽어도, 판사가 그 남편을 구속하지 않고 풀어줄 정도다.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집창 지역뿐만 아니라 여성들 모두가 위험한 구조에 있고, 항상 폭력에 노출돼있다. 성매매가 있는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티켓팅하는 애들의 경우는 정말 말이 아니다.

프로메테우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욱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내야할 것인가?

조이여울 : 어떻게 담느냐의 문제는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나온 여성들을 만나야할 것이다. 집창촌이나 특종 업종만 치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은 그들이 돌고 돈다. 2년 넘게 있지 않는다. 그 구조에서 지금 집창촌에서 나가면 더 안 좋은 곳으로 간다. 군산 쪽방의 경우가 그랬고, 강원도나, 그 밖의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더 힘들다.

섬에 가면 가장 열악하다. 돌고 도는 것이다. 룸살롱에 있던 여성이 나이트에 가고, 나이트에 있던 사람이 집창촌으로 가고. 그런 식이다. 다 생존권 얘기를 한다. 달리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있는가? 빚이 있는 상황들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나, 이런 얘기를 한다. 평생 쫓겨야하니까.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

사실 그 여성들이 포주들한테 빚을 지게 될 때 부당한 경우들이 정말 많다. 그 여성들이 갈 곳이 없는 경우는 주거 공간 값을 많이 내야하기 때문에 빚은 더욱 늘어만 간다. 이게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어떤 포주의 경우는 추석 때 집에 가라고 해도 여자들이 안 갔다고 얘기하는데. 이건 정말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다. 추석에도 집에 못가는 거? 참 어이가 없는데. 심지어 그 여성들은 생리를 할 때도 일을 한다. 솜을 집어넣고 한다. 피가 나오니까. 낙태수술하고도 그 다음 날 일해야 한다. 그런 현실인데. 추석 때 왜 집에 안가느냐고? 그게 집창촌이 좋아서 안 가는 것으로 보이나? 그런 것만 봐도, 만약 그걸 노동으로 친다면 어떤 종류의 노동인지 알아야하는데, 왜 이렇게 왜곡보도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것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프로메테우스 : 그들이 이번 집회에 나와서 공창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은 어떻게 봐야할까?

조이여울 : 여기저기서 누구나 공창 얘기 한다. 그런데 그들이 얘기하는 공창 개념이 뭔가 싶다. 우리나라에도 유곽이 있었고, 공창이 있었다. 공창이 폐기된 건 일제로부터의 해방 이후 일제의 폐습을 없애기 위한 방편이었다. 다시 공창을 하자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공창이 무엇인가?

공창과 합법화를 혼동하고 있다.

아마 사람들이 공창과 합법화를 많이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 김강자식으로 말한다면 공창은, 지금 있는 집창촌을 놔두고 나머지만 치자, 이런 것이다. 변태업종이라고 말하는 그런 것들을 치자는 것이다. 그런 곳만 치고 집창촌은 관리하자 이런 얘기다.

합법화는 다른 얘기이다. 합법화하는 나라들은 합법화할 만하니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처럼 포주와 중개상인, 깡패들이 여자를 팔아먹는 시스템이 아니다. 무엇보다 성매매 자체가 이렇게 전국적으로, 일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성 규범이 다르고, 성차별 지수가 다르고, 남자들의 태도 자체가 다르다. 우리의 경우는 항상 포주가 끼어있고, 포주는 깡패와 연결되어 있다. 여자는 상품일 뿐이다. 포주들은 억울하다고 한다. 자긴 돈 주고 사왔는데 그만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여자들은 상품인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문화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창 얘기로 돌아와서, 과연 수십개에 달하는 집창촌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인지, 이걸 국가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인신매매국으로 유명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이 조그만 땅덩어리에 30개가 넘는 공창지대가 있다면? 공창 논하는 정치인들과 언론인들 그런 문제 생각하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대로 포주들이 여자 장사하는 것은 놔둘 수 있는가? 어차피 그 여성들이 다른 업종들에서 오는 여성들인데? 아니면 공무원들이 집창촌을 관리할 것인가? 성매매에 길들여진 한국남성들의 문화는 용인해줄 수 있나? 지금 공창 얘기는 문제를 그대로 덮어두자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성매매 여성들의 재생산을 그대로 묵인하는 것? 그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10대를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

다만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 체계와 순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폭 손을 대는 것의 경우는, 집창촌 이외의 다른 곳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티켓이나 맥주양주집이 더 심각하다. 티켓을 10대만 하는 것은, 10대 이외에는 할 수 없는 노동강도이기 때문이다. 그걸 시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10대들도 사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창이네 아니네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유예기간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점검을 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의 성산업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나가는 정도를 점검해 나가면서, 그에 따라서 제도적 개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적어도 지금 한국에서 합법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고 본다.

프로메테우스 : 이제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가부장제와 일부일처가 문제라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조이여울 : 우리나라 외도율이 얼마나 심한지 아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성매매와는 다른 것이다. 외도율은 프랑스보다 높을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밖으로 얘기하는 성규범과 실재는 다르다. 한국사회가 부부사이에만 성관계를 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재로 그렇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게 괴로울 것이다.

순결, 정절 이데올로기. 이렇게 성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은폐되어있는 구조에서, 개개인들이 그 모순 때문에 혼란스러울 것도 같다. 우리나라는 성이 억압되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엄밀히 말해 여성의 성이 억압되어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혼외성관계를 안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남성과 여성 마찬가지다. 일부일처의 문제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본다. 성매매는 성관계가 아니다.

프로메테우스 : 다시 남성일반의 이야기를 해 보자. 그렇다면 현재 많은 남성들은 물론 여성조차도, 남성들이 성 욕구를 풀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들 말하고 있다.

성욕도 사회적인 소산이다.

조이여울 : 남자들만 성욕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이 성매매 종사자인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소수지만 영국의 한 지역 얘기를 들었는데 거긴 성매매 종사자의 40%가 남자라고 한다. 우리 경우도 있긴 있다. 티켓 하는 남성도 있다. 물론 어린 남성들이다. 남성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남성도 있다.

난 남성의 경우도 성매매에 유입되는 경로로 볼 때 비슷비슷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 남성을 사는 여성이 성욕 때문에 살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남성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개인은 성욕이라고 하는데, 남자들이 성욕이 강해서, 한국 남자들이 성욕이 유독 강해서 이렇게 한국사회에 성매매가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성욕도 사실 사회적인 소산이다. 성욕을 느끼는 경우들도 문화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린 친구도 한 번 쯤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게 성욕 때문에 그러냐면 그건 아니다. 가서 남자가 되어야 하고 배워야 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처음엔 배운다고들 하지 않나? 그런 식의 조장이 문제지, 정말로 성욕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매매는 성관계가 아니다.

성관계와 성매매가 다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성매매가 너무 익숙한 나머지 성관계와 성매매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성매매에서의 관계는 성관계가 아니라 타인의 성을 사는 행위다. 성매매를 섹스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황당한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성폭력과 섹스를 구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간을 섹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건 기본적으로 구분을 해야 한다. 그런 걸 구분 못하는 게 지금의 한국 문화다. 다만 개인 간에 성관계를 갖겠다는데, 원 나잇을 하는 사람도 있고, 스와핑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식으로 성을 즐기겠다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성매매를 성욕과 연결시키는 것은 문제다. 그리고 남자들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왜 성매매에서만 그런 건 내세우지 않는지 의문이다.

심지어 좌파 남성 지식인들 중에는, 소외받는 계층의 성욕 때문에 성매매는 있어야하지 않냐고 시혜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걱정이 되면 본인들이 해 주시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여자들만 그렇게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업소에서 여성들이 남자들한테 해 주는 종류가 반드시 여성 신체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진짜로 성욕 때문에 못살겠다면 남자들이 조직을 해서 상부상조를 하면서 해줘라. (웃음)

프로메테우스 : 앞의 얘기 때문에 갑자기 무슨 질문을 해야할지 막막해져 버렸다. (잠시 버벅거림) 이제 정리를 해보자. 성매매 근절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생존권이든, 인권이든, 노동권이든, 150만 명의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담이나 쉼터 이외의 어떤 실천들이 가능하고 어떤 것을 먼저 해야할까?

조이여울 : 교육이 중요할 것이다. 일단 성매매가 어떻게 굴러왔는지. 술마시면 항상 여자 불러내는 문화. 이런 것도 계속해서 문제제기해야한다.

성매매 여성도 같은 시민권을 가진 시민이란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서 욕하는 시선들. 참 대단들 하다. 남자들이 여성단체들에 대해선 왜 그 여자들 목소리 안 들어주냐, 그런 얘기 하면서. 그 여성들한테 같은 입으로 얼마나 심하게 욕을 하기도 하는지 모른다. 말도 못한다.

왜 우리 세금으로 그 여자들을 도와줘야하냐? 같은 사람이 그렇게 다른 말을 한다. 결국은 아무 생각 없는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 특징이 남자들로 하여금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쪽에선 그 여자들 위해주는 척 하고, 한쪽에선 그 여자들 욕하는 것! 그 여성들이 같은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란 것을 알아야한다. 남녀 통틀어 마찬가지로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

시민권을 가진 시민인데. 왜 그들이 그렇게 살아야하는지 사회적 조건을 이야기해야하는 거다. 기본적으로 그 여성들의 인권을 얘기한다 했을 때 그 여성들이 자기와 동등한 인간으로 간주해야한다는 것, 그것이 시급하다.

지금은 뭐라도 해야 하는 시기니까, 뭐 하나라도 대안을 만들어야하는 시기이다.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령 성매매가 몇백 년 전부터 어쩌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일단 여성들을 지금 처벌할 단계는 아니란 것이 중요하고, 생존권은 여성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낼 수 있는 부처들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부에서만 달라져도 정말 여성들의 상황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문제 아니겠는가.

2004/10/24 [09:54] ⓒprome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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