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성북구 하월곡동 화재참사 희생자 추모제’가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넋을 기리고 수사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먼타임즈 005.05.24발행 [제215호]
“이땅에 성매매 없는 그날을…”
“자유로운 영혼되소서”…성북구 하월곡동 화재참사 희생자추모제
성매매문제해결전국연대, 진상규명 촉구
“실질적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한목소리
“다시 만나기는 이미 늦었는데 헤어짐은 왜 이리 급한고. 따스한 봄볕을 앞에 두고 힘없이 한숨의 재로 변하네. 부디 성매매 없는 세상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나소서….”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자립지지공동체 등의 주최로 지난 14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성북구 하월곡동 화재참사 희생자 추모제’에서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넋을 기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참석자들은 지난 3월 27일 화재사건 이후 49일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당국이 납득할만한 진상규명이나 재발방지 대책 없이 형식적인 대응만 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제에 참석한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자립지지공동체 등은 화재현장 증거보존 신청과 현장검증을 진행하는 등 구체적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며,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성매매팀에서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례 후 경과보고와 추모시 낭독 이후 이어진 피해자들의 혼을 달래기 위한 이귀선 선생의 진혼 살풀이춤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유가족 대표는 “찢겨지는 가슴을 붙잡고 또 다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먼저 간 딸들의 영혼을 달래고 싶어서입니다. 성북구청 관계자들은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하며 우리는 더 이상 안일주의식 직무유기에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오열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가한 이들을 대표해 김경희 제주여민회 성매매여성피해상담소장은 성명을 통해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이 강력히 집행되고 피해여성을 위한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의 보호지원 대책을 제대로 실천하여 성산업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질적인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과 하월곡동 화재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는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대학로 로터리를 침묵 행진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채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