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업주 횡포에 자살" 주장

"성매매 여성 업주 횡포에 자살" 주장

여성.시민단체 업주처벌 등 촉구

2005/07/11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20대 다방 여종업원이 업주의 횡포를 못이겨 자
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1일 전남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에 따르면 전남 광양시 중마동 모 다방에서
일하던 A(25)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께 장성군 서산면 외할머니집에서 극약을 마시
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9일 오후 숨졌다.

A씨는 지난달 11일 다방을 탈출해 외할머니집에서 지내던 중 같은달 27일 새벽
업주 염모(40)씨에게 붙잡혀 감금.협박당한 뒤 선불금을 지불하겠다는 공증서를 쓰
고 다음날 오후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지난해 10월 성매매를 했다가 경찰에 적발돼 올해 2월 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보호관찰처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중처벌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
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달 중순께부터 A씨로부터 '성매매를 했다'는 상담을 접수한 성폭력
상담소도 A씨의 뜻대로 신고를 미룬 것으로 알려져 경찰에 미리 신고했더라면 자살
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선불금 2천800만원을 갚을 길이 없는데다 염씨로부터 협박이 계속
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로부터 피해내용을 들은 뒤 A씨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진출석한 염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염씨
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수 성폭력상담소, 광주 여성의전화 등 20여개 여성.시민단체로 구성된 '
광양 성매매 피해여성 공대위'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염씨를 구속하고 성매매특별법을 엄격하게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A씨의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매매 실태를 드러
낸 불행"이라며 "악덕업주를 엄중처벌하고 성매매특별법을 강화해 한 많은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