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양, 수해에 주민은 '망연자실'…군수는 '음주가무'
2006년 7월 20일 (목) 10:27 노컷뉴스
지난 15~16일 강원과 중부권에 내린 집중폭우로 충북도내 북부지역의 주택과 농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어 해당 지역주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단체장이 특정 단체가 마련한 술판에 참석해 유흥을 즐겨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수해지역 주민들의 지원을 위해 충북도내 민·관·군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반면 정작 피해 지역의 봉사단체는 수해지역을 찾는 것을 게을리 해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단양군 주민들에 따르면 김동성 군수는 지난 18일 오후 6시 단양읍 모 식당에서 가진 지역 내 국제 봉사단체 회원 40여명이 모인 월례회에 참석한 데 이어 9시께부터는 이 단체가 인근 ㄱ유흥업소에 2차로 마련한 술자리까지 함께 했다.
20여명이 참석한 2차 술자리는 술값마저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수는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물론 수해지역 군수라는 신분을 망각한 듯 악기에 맞춰 노래까지 부르는 등 유흥을 즐겨 일부 참석자들 마저 아연실색케 했다.
이 자리에는 모임 회원이기도 한 단양군청 간부 공무원(지방사무관) 2명이 함께 했다.
이 날은 정부가 지난 16일 오전 9시30분부터 전국지방자치단체에 공무원 등에 비상대기명령을 내린 상태로 공직기강해이라는 지적과 함께 도덕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간대에 침수지역인 단양군 영춘면 가곡면 등의 주민들은 주택이 침수돼 대피했다 물이 빠지자 귀가했으나 침구용품이 마련되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또 단양읍·매포읍, 단성면·대강면·가곡면 등에는 취수장이 침수돼 급수가 중단, 1만8000여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었다.
한 참석자는 “군민의 대표인 군수가 거리로 내몰려 있는 주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현장을 찾기는 커녕 특정 모임의 술판에 참석해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분개했다”며 “가장 먼저 수해지역 복구 지원에 나서야 할 지역 내 봉사단체 또한 본래의 모습을 망각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군수가 특정단체 모임에 참석한 것은 해당 봉사단체의 회장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월례회에 참석을 요구해 인사차 참석했다”며 “이 자리에선 오는 10월 온달축제 때 개최되는 윷놀이 행사에 대한 관련예산 지원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으며 2차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를 부를 것을 주문해 거절할 수 없어 부르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충북도내 민·관·군이 이날부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단양, 제천, 충주 등 충북 북부지역에서 응급 복구작업을 벌이느라 구슬땀을 흘린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처사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단양에는 육군 37사단 장병 38명과 단양군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100여명이 지난 17일에 이어 매포읍 하괴리 도담삼봉 일원과 영춘면 하2리, 사지원리 일대에서 침수된 주택과 상가의 가구 등을 정리하고 청소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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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이광형 기자/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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