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 빌딩 속으로 100개 룸 300명‘대기’

‘집창촌’ 빌딩 속으로 100개 룸 300명‘대기’

[문화일보 2006-12-15 15:38]

(::서초경찰서 새벽 기습 단속::) “서둘러. 4층도 올라가봐!” 지난 13일 오전 1시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형사 9명이 서초동 의 한 빌딩을 덮쳤다. 건물 밖에는 ‘S’라는 술집 간판이 걸려 있었지만 경찰이 닥쳤을 때 건물 안에서는 성매매와 유사 성행위 가 벌어지고 있었다. 습격 당시 업주를 비롯해 5명의 종업원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빌딩 출입구를 지키는 사이, 안에서는 질 펀한 대딸방식 성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단속에 참가했던 한 경찰관은 “문을 여니까 여성이 오일을 바르고 가슴으로 남성 을 마사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양재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 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최근 밖에서 보면 술집이거나 평범한 빌딩이지만 실제로는 유사 성행위를 벌이는 업소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서초 경찰서는 15일 술집 간판을 걸어놓고 윤락여성을 고용, 성 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 반)로 업주 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J양 등 종업 원과 손님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6월 서초동의 한 빌딩 3·4층에 120 평 규모의 대형 성매매업소를 차리고 여성 종업원 15명을 고용, 손님들에게서 7만 ~18만원씩 받고 성매매를 알선해 최근까지 5개 월 동안 5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 등은 건물 밖에다 위장용 술집 간판을 내걸고 출입구에는 C CTV를 설치해 단속을 피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현장에서 검거된 성매매 여성 12명 가운데 명문여 대 졸업자를 비롯, 대졸 또는 대학 중퇴자가 10명에 이르는 것으 로 드러났다.

신종 성매매업소 형성 = 유사 성행위와 성매매가 공공연하게 이 뤄지는 신종 빌딩형 성매매업소가 성행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찬바람이 부는 영등포, 용산, 청량리 등 역전 홍등가를 빠 르게 대체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선릉역 8번출구 주변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에는 ‘ 북창동식’으로 유명한 기업형 룸타워 두 곳이 있다. 14일에도 지하 1층 지상 11층 총 12층 전체를 쓰는 윤락업소 ‘F’와 ‘C ’에는 입구에서부터 순서를 기다리는 남성들이 모여 순서를 기 다리고 있었다. ‘C’ 입구에서 호객 행위하는 이모(34)씨는 “ 룸100개에 출근 언니들 300명이 대기하고 있다. 연말이라 30분 이 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빌딩 주변으로 S안마, M안마 등 안마타운, 도우미 노래방, 시 네마모텔 등 크고 작은 윤락업소 약 50~60개가 밀집해 있다. 각 종 유사 성행위가 난무하는 신종 성매매업소가 형성되고 있는 것 이다.

올해부터 기업화, 대형화하면서도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 며 교묘히 단속망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생긴 르네상스호텔 주변 ‘E’라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유 모(28)씨는 “50개 이상 룸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형 업소가 강남 지역에만 8개가 오픈한 것으로 안다“면서 “5명 이상이 동업하 고 일부 업소는 최고경영자(CEO), 재무책임(CFO), 마케팅책임(CM O)도 있다”고 소개했다.

손재권기자 gja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