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뽑은 ‘꼬매고 싶은 입’ 1위, 최연희 의원

언니들이 뽑은 ‘꼬매고 싶은 입’ 1위, 최연희 의원

[프로메테우스 2006-12-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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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네는 16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언니네 송년의 낮 그리고 밤까지 행사'에서 <2006 꼬매고 싶은 입> 수상자를 발표했다. 연기자들이 수상자로 선정된 이들의 가면을 쓰고 수상자의 발언을 재현하고 대리수상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언니네트워크, 올해 최고의 성차별 망언자 선정…모두 남성 국회의원

[프로메테우스 김유미 기자]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언행을 접할 때, 그들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다 혹은 꿰매고 싶다는 생각. 당신도 하는가?

여성주의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언니네’에서 ‘2006 꼬매고 싶은 입’을 선정해 16일 발표했다. 올해 언니들이 뽑은 가장 꿰매주고 싶은 입을 가진 사람은 지난 2월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식당주인인 줄 알았다”고 해명한 최연희 국회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자신의 성추행을 비호해준 정의화, 한광원, 진대제, 남우 등 동료들 덕분에 다른 경쟁 상대들을 가볍게 따돌릴 수 있었다. 최연희 의원과 최의원의 성추행을 옹호한 자들이 1위 ‘미싱상’에 선정됐다.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 -2006년 2월 24일, 여성기자 성추행 후 항의하자
“술에 취해서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했다.”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 - 2월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의사인 자신이 볼 때) 술도 약한 분이 이순의 나이에 주량을 훨씬 넘게 과음함으로써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다고 유추된다.”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 - 3월 2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 중에서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섭리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여성에 대해 남성들의 그 어떠한 반응조차 용납할 수 없다면 이는 '가치관의 독점'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표현의 자유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떤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겠는가”

진대재 전 정보통신부 장관 - 3월 28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초청 토론회’에서
“당도 다르지만 그분이 그날 평소 약주를 못하는데 많이 해 실수한 것으로 들었다. 그 이후 대처방안이 나빠서 여론이 나빠졌다. 동정심도 있고, 전체적으로 성희롱은 근절돼야 하지만 그 순간만 본다면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 O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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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꼬매고 싶은 입’에 선정된 의원들. 현재 한나라당 소속이거나 한나라당에 몸 담은 적이 있는 의원들이다. ⓒ 사진제공: 언니네

안상수 한나라당 소속 인천시장 - 5월 10일, 인천시장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원래 정치인들은 기자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데 그 날도 박근혜 대표의 흑기사로 대신 술을 마셔 취기가 있던 상태였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단지 여기자와 친해지고 싶어서 화장실을 갔다온 순간에 어깨에 팔을 두른 것뿐이지 않았겠냐"

남우 강원도 동해시의회 의장 - 3월 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그 당시 폭탄주를 돌렸고, 술 약한 사람이 정신 있었겠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자 지역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데, 이걸 뭐 좀 실수했다고 마녀사냥식으로 막 몰아치는 인기몰이도 지양해야 한다.”

최 의원 다음으로 언니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은 ‘짙은 안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 11월 2일 여성가족위원회 국감에서 “성매매가 아닌 (불법)마사지 등은 성행위는 아니고 ‘짙은 안마’라고 보면 되겠다.”고 말해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유사성행위’를 ‘짙은 안마’로 풀어내는 놀라운 언어능력에 언니들이 표를 던졌다. ‘짙은 안마’뿐만 아니라 언니들이 김 의원을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김 의원은 6월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매매 제도를 폐지할 경우 자유합의에 의한 성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성 정책을 세울 때 미시적 단속규제를 하는 방식은 성폭행, 성병의 만연, 성매매 해외진출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성 향유의 양이 있으니 한국인의 성생활 공급의 양을 정확하게 평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언니들은 김 의원이 “성매매를 국민에 대한 성생활 공급이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다며 심기 불편해 했다. 김 의원은 1년간 꾸준히 성과를 내 2위 ‘본드상’에 선정됐다.

마지막 3위 ‘대바늘상‘은 오지랖 넓은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에 돌아갔다. 이 의원은 12월 1일 당 지도부가 마련한 삼계탕 시식행사에서 “17대 국회의원들은 예전에 비하면 다들 성자가 돼서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 골프도 못 치고, 자리 깔고 농성도 자주 하지. 성매매 금지법으로 거기도 못가지 않느냐”고 걱정했다. 또 같은 자리에서 청송감호소 방문계획과 자신의 수감 시절의 경험을 소개하며 “(여성 재소자들이 창살 밖으로 가슴을 내미는 시늉을 자신의 양손으로 하며) 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 번 줄까 한 번 줄까 하더라.”며 퍼포먼스를 보여줘 언니들의 표를 받았다.

언니네는 “그들의 함부로 내뱉은 말에 더 이상 여성들이 상처받고 분노하지 않도록, 그들이 문제와 잘못을 자각하고, 반성하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도록, ‘2006 꼬매고 싶은 입’을 선정 발표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slowda@promethe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