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 기업형 ’신 성매매 뉴타운’ 등장
[헤럴드 생생뉴스 2006-12-21 10:26]
‘성매매의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 등 동남아에서나 볼 수 있는 신종 기업형 성매매업소가 강남에 뉴타운을 형성,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속칭 ‘청량리 588’ 등 전통적인 집창촌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점점 커지고 있는 강남의 성매매업소들은 연말 흥청망청 분위기와 맞물려 ‘술+안마+성매매’의 원스톱 서비스를 내세우며 활황을 누리고 있다.
20일 밤 10시 서울 삼성동 선릉역 부근 8번 출구 뒷골목, 겉보기엔 일반 유흥주점과 다를 바 없지만 건물 안에 미로처럼 마련된 룸에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남녀 10여명이 알몸으로 뒤엉킨 채 술잔을 부딪히며 서로의 몸에 술을 붓고 있었다. 여성들은 속칭 ‘69자세’ ‘벌떼쇼’ 등으로 불리는 요상한 동작으로 춤을 추고, 옷을 모두 벗은 후에는 몸에 술을 따라 부으며 떨어지는 술을 받아 파트너에게 권한다.
술을 마시는 룸 바로 위층은 소위 2차 장소. 뒤엉켜 술을 마시던 남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례 차례 위층으로 올라갔다.
선릉역 인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F업소의 종업원은 “두 사람이 27만원을 내면 예쁜 아가씨를 골라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손님을 유인했다. ‘화끈하게 끝까지 간다’는 북창동식 영업방식이 강남에 상륙한 것이다. F업소는 건물 12층을 통째로 사용하면서 300여명의 여성과 120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는 등 중소기업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10~20명씩을 고용하고 있는 ‘청량리 588’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F업소 최모 상무는 “대형 업소에는 아가씨가 수백명에 이르고 외모도 A급이어서 소규모 업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미모에 고학력을 자랑하는 ‘에이스여성’들과의 ‘해피타임’은 웬만한 단골이 아니고서는 즐기기 어렵다는 게 최씨의 설명. 이곳에 찾아온 잘나가는 여성들은 하루에도 수백만원에 이르는 수입을 올리는 등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건물 밖에서 손님을 끌던 김모(23) 씨는 “걸친 게 모두 수십만원짜리 명품이고, 씀씀이가 크다 보니 한동안 나오지 않던 여성도 돈이 떨어지면 다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인신매매나 몸값을 미리 받아 볼모로 고용되어 있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여성이 차고 넘친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업소에서 나오던 40대 남성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태국 방콕에 갔다가 수백명의 매춘여성이 대기하고 있는 업소를 가본 적이 있다”는 그는 “당시에는 이런 게 여성의 인권유린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서 이런 광경을 보니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강남에 돈이 몰리면서 강북 쪽에 있던 성매매업소는 선릉역을 물론 강남역, 송파구 방이동 일대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소위 성매매 뉴타운이 형성된 이곳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조차 곤란할 정도로 연말 특수를 누리고 있다.
김성권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평범한 빌딩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사 성행위를 벌이는 업소가 늘고 있다”며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교묘한 수법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