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매맞은 여가부‘우울한 새해’
[우먼타임스]
성매매방지 캠페인 물의에 여가청부 통합안도 불투명
장장관 신년사서 “여성권익 향상등 정책 마무리 잘하자”
2007년 새해를 시작하는 여성가족부의 표정이 어둡다. 지난 연말 여가부가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두 가지 사안 모두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한 채 해를 넘겼기 때문이다. 바로 성매매방지 국민의식 캠페인과 여성가족청소년부 통합 건이다.
성탄절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여가부는 ‘성매매방지 회식비 지급 이벤트’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아직도 바뀌지 않고 있는 남성들의 회식문화를 바꾸기 위한 취지의 캠페인이라고는 하나, 그 방법은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 일이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토픽으로까지 다뤄지면서 여성가족부는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사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이라는 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2000년 여성부가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일부 남성들에 의해 주도되던 안티 운동이 이처럼 크게 확산된 것은 처음이다.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회식비 지급 이벤트가 언론에 보도된 지 8일 만인 1월 2일 현재 서명자 수가 10만인을 넘어섰다.
여기에다 여성가족부를 조롱하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한 때 ‘조리퐁’ ‘소나타3’ 등의 제품 일부가 남녀의 성기를 닮아 여가부가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포털사이트 인터넷 검색순위 상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NGO냐”며 행정 무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면서 국가청소년위원회와의 통합 안도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성가족부와 청소년위원회를 통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 행자위에 계류 중이지만 팽팽한 찬반 논란 속에 사실상 통합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칭 여성가족청소년부 통합·출범에 대해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여성단체들도 속속 여성가족청소년부 통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여가부 장관이 직접 국회 로비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여성가족부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정부 부처로서 여가부의 능력을 더 못 믿는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성매매방지 대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행정부처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인 사업 능력과 타 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게다가 최근 보육 사업에만 매진하고 있어 여성가족청소년부 통합 이후 여성부처로서의 정체성 상실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행정부처 8년차에 접어드는 여성가족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올 한해 지금까지의 여성정책 성과를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2007년은 참여정부가 지향해 온 실질적인 여성권익 향상, 여성 일자리 확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 강화 및 가족 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보육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등 다양한 여성정책을 마무리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현주 기자 khj@iwomantimes.com
입력시간 : 2007-01-06 [2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