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focus >“여성상대 폭력 ‘면죄부’ 없애자”

< World focus >“여성상대 폭력 ‘면죄부’ 없애자”

[문화일보 2007-03-07 15:05]

(::내일 ‘세계 여성의 날’… 인권 실태::)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엔은 올해 테마를 ‘면죄부를 없애자(ENDING IMPUNITY)’로 정했다. 많은 나라가 성폭력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만들어놓고 있지만 실제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려져 있고, 범죄자들은 처 벌을 받지 않은 채 빠져나간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처벌 받지 않은 채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여성의 날 주제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전쟁, 분쟁지역 여성들에 대한 집단적 폭력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제기 되고 있다.
◆ 여성 폭력 ‘면죄부’ 이제는 없애자 = 올 여성의 날을 전후 해서도 세계 곳곳에서는 성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 페인과 행사들이 벌어진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지난 1일 여성지위에 관한 위원회(CSW ) 회의가 개막됐다. 13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 에서 전쟁·분쟁 지역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회의 가 열릴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소피아 왕비가 주최하는 아프리 카 여성 인권 포럼이 7일 개막된다. 이 회의에는 아프리카 최초 의 여성대통령인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모잠비 크의 루이사 디오고 총리, 스페인의 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드 라 베가 제1부총리 등 여성 정치인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AF P통신이 보도했다.

전쟁의 포연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8일 바그다드 그 린존(안전지대)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 레바논에서는 같은 날 유엔 팔레스타인구호기구(UNWRA) 주최로 난민촌 여성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국제앰네스티(AI) 등이 주관하는 여성의날 행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 전쟁·분쟁지역 심각한 여성 문제 = 지구상 인구의 3%에 가까 운 여성들은 ‘실종’ 상태이고, 세계 여성의 3분의1 가량은 자 의로든 타의로든 자기 나라를 떠나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해마 다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잔인한 할례를 당하는 소 녀들이 200만명에 이르며 인신매매돼 팔려다니는 여성들이 수십 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했던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한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성매매를 강 요 당하는 여성들이 해마다 많게는 400만명씩 새로 발생하며, ‘ 성 노예산업’의 인신매매 시장이 연간 120억달러(약 11조원) 규 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에 대한 성적, 신체적 폭력은 21세기가 되어서도 사라지기는 커녕 분쟁, 극단주의의 발흥과 함께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인권기구들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아프리카 르완다 내전 당시 여성 25만∼50만명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베리아, 동티모르, 시에라리온 등 분쟁지역에서는 ‘페미사 이드(여성 집단학살)’와 집단 성폭행이 반군·군벌들의 ‘작전 ’으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부룬디, 차드, 콜롬 비아, 라이베리아, 러시아 연방 내 체첸공화국, 옛 유고연방 지 역 등 무장세력의 군사행동이 벌어지고 있는 여러 지역에서 여성 들에 대한 조직적, 집단적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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