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 숫자 농촌이 도심보다 많아

성매매 업소 숫자 농촌이 도심보다 많아

[문화일보 2007-03-20 14:32]

정치·경제의 중심지이며 매일 각종 로비와 접대가 벌어질 법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비슷한 규모의 농촌도시 중 성매매업소는 어디가 많을까. 실제조사 결과 농촌도시의 성매매업소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피해자의 자활을 지원하는 단체인 ‘다시함께센터’는 지난해 5 ~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1만여가구, 3만여명 규모)과 수도권의 벼농사 중심 농촌도시(1만3000가구, 4만여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형 성매매업소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흥주점, 숙박업소, 안마, 노래연습장 등의 간판을 걸고 성매매알선행위를 하는 산업형 성매매업소는 여의도동 270개, 농촌도시 281개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다시함께센터와 조배숙 의원실 주최로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형 성매매 축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공개됐다.

조사결과, 농촌도시엔 휴게음식점(다방, 휴게실)이 36개소, 숙박업소가 37개로 도시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도심엔 휴게음식점은 없는 대신 유흥·단란주점(91개)이 가장 많았으며 숙박업소는 농촌지역보다 적은 6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흥·단란주점은 특히 모텔 지하에 많이 위치하고 있으며 상호 결탁해 숙박비를 깎아주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지역의 숙박업소에선 배달온 다방 여종업원에게 전화비, 엘리베이터 사용료 명목으로 ‘콜비’까지 상납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진경 다시함께센터 소장은 “이번 조사결과 농촌과 대도시 구분없이 전 국토가 이미 성매매 현장이 되어 있는 현실이 확인됐고 성매매방지정책이 집결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학교 근처 200m 이내에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의 간판을 걸고 성매매알선을 하는 업소들이 버젓이 존재하는 등 현행법상 행정처분이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도 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