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 1등급 '칭찬' 받은 날 회현동 여관촌 최대 관심사?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6-13 15:04 | 최종수정 2007-06-13 15:29
[중앙일보 이여영] 한국의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2004년 성매매단속특별법 제정 이래 정부는 성매매를 적극 단속해왔으나, 성매매는 지역과 형태를 달리하면서 끈질기게 계속돼왔다. 어제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을 최상급인 1등급 국가로 분류했다. 그동안 성매매 단속을 강화해온 점을 높이 산 것이다. 국무부가 2000년 인신매매피해방지법 발효 이후 연례적으로 발표해온 이 보고서는 각국을 1등급, 2등급, 주의 요망 2등급, 3등급 등 모두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진 13일 네티즌의 최대 관심사는 현장 단속 이후에도 변형된 형태로 성매매가 계속되고 있는 서울 회현동 여관촌이었다. 일부 언론이 이 성매매 현장을 르포 기사로 다룬 후 회현동은 이날 계속 검색어 상위권에 머물렀다. 비록 이 기사들은 성매매가 서울 도심에서 버젓이 이뤄지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었지만, 네티즌의 관심은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호기심에 가까운 것이었다.
어제 발표된 미 국무부의 보고서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태평양 군도를 대상으로 한 원정 성매매와 한국 내 섹스 산업의 외국 여성 수입 문제도 지적했다.
또 '베트남 처녀, 절대로 도망가지 않습니다'라는 국제 결혼의 치부를 드러낸 현수막 사진을 보고서에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4년째 이 보고서에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3등급)로 분류됐다.
이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