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에 눈먼 포털사이트 음란물 광고 장사까지?

돈벌이에 눈먼 포털사이트 음란물 광고 장사까지? - 부산일보

불법사이트 '키워드'광고 수익 챙겨
모니터링 '겉핥기'사실상 기승 방조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의 음란동영상 노출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가운데 일부 포털사이트가 불법 음란사이트를 광고해 주고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들 포털사이트는 광고 수익은 챙기면서도 문제가 불거지면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은 운영사이트 몫'이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열린 공간'인 포털사이트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1일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개설해 놓고 불법 음란동영상을 서비스해 수억원을 벌어들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등)로 운영총책 김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35)씨 등 관리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초순 사이트 개설과 함께 N,D 등 유명 포털사이트 2곳에 광고를 내 회원 1만8천여명을 끌어모아 불과 3개월 만에 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포털사이트와 광고 계약을 맺고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자사 사이트를 검색결과 화면의 상위에 뜨게 하는 방식으로 사이트 노출도를 높여 단기간에 많은 회원을 모집할 수 있었으며 전체 매출액의 40%를 인터넷광고에 투자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처럼 상당수의 음란사이트가 포털에 광고를 하고 있으며 음란화상채팅,성매매 알선 카페 등 수많은 유해사이트가 포털에 둥지를 틀고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하루 수백만명의 네티즌이 이용하는 공공의 영역인 포털사이트들이 불법행위에 편승,사실상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지만 업체 측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제어장치만 마련한 채 문제가 터지면 인력과 기술상의 한계를 내세워 책임 비켜가기에 급급하다.

포털사이트들은 성인광고 게재 시 정보통신부 고시 및 자체 권고사항을 준수토록 하고 콘텐츠의 적법성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위반사항 적발 시 게재 정지나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겉핥기식'모니터링에 그쳐 불법사이트의 기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

한 포털 관계자는 "인터넷 특성상 한정된 인력으로 막대한 분량의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포털은 공간을 빌려주거나 광고를 대신해 줄 뿐 콘텐츠의 적법성 문제는 어디까지나 운영사이트 책임"이라고 밝혔다.

정보인권시민운동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관계자는 "포털사들은 회원을 늘리고 조회수를 높여 수익을 올리는 데는 많은 노력을 들이면서도 불미스러운 사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는 인색하다"며 "포털은 법적으로뿐만 아니라 도의적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우기자 wideneye@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