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공원 ‘위험한 노인의 성’
[조선일보 2007-05-21 08:57]
男 50대 이상 9% 매독 절반 이상 “콘돔 안써”
수도권 전역에서 하루 4000여명의 할아버지들이 몰려들어 시간을 보내는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공원. 최근 ‘노인의 성’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썩 유쾌하지 않은 일로 주목받고 있다. 노인들에게 접근해 불법 성매매를 하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 150여명의 ‘주 활동 무대’로 알려졌기 때문.
최근에는 동성애 취향을 가진 이들이 노인들을 돈으로 꾀어 성적 노리개로 삼는다는 미확인 괴담(怪談)마저 돌고 있다.
종로구가 종묘를 찾는 노인들을 상대로 ‘성 생활 및 인식 설문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구(區) 차원의 종묘공원 심층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응한 226명(80대 이상 48명, 70대 120명, 60대 47명, 50대 이하 11명) 중 희망자 205명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에이즈·성병 검사에서 에이즈 감염자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18명(8.8%)이 매독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연령대는 80대 3명, 70대 7명, 60대 6명, 50대 후반 2명이었다.
그러나 매독은 젊어서 걸려 완치되더라도 혈액검사에서 흔적이 남는 특징이 있고, 일부 희망자만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이 수치를 ‘박카스 아줌마’ 등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종로구는 밝혔다. 하지만 콘돔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중 123명(54%)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해,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이 넘는 118명(52%)은 지난 1~2년 동안 성병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17명(8%)은 최근에 성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 관계 횟수’에 대한 질문에 93명(41%)이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2주에 한 번(37명·16%)’ ‘1주에 한 번(34명·15%)’ ‘1달에 한 번(30명·13%)’ 순이었다. 성 관계 파트너 수는 절반 가까이가 응답하지 않았고, 1명(84명·37%), 2명(20명·9%) 순이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