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대부분 가족의 주요 수입원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8-03 03:18 | 최종수정 2007-08-03 10:38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중심가에 있는 사창가 볼링지역. 바로 옆으로 국회의사당과 호텔이 서 있다.
“손님이 한 명뿐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까 9명이 더 있었어요. 남자들이 무작정 나한테 덤벼들었어요. 내가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보균자라고 고함을 지르니까 절반은 비닐봉지를 콘돔 대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그냥….”
볼링지역에서 만난 또 다른 매춘여성 스레이 카(20)의 경험은 끔찍했다. 지난달 30일 볼링지역 NGO 아페십 사무소에서 만난 카씨는 “작년에 그 일을 겪은 뒤 출혈로 석 달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임을 알고 있지만,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 했다. “먹고 살려면 할 수 있는 일이 단 한 가지도 없어요, 이거밖에는….” 그녀는 16세 때부터 볼링에서 몸을 팔아왔다.
캄보디아 성매매 여성들은 대부분 가족들의 가장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같은 날 볼링에서 만난 16세 소녀 스레이 모운 역시 한달 수입 100달러 가운데 절반을 가족들에게 보낸다고 했다. 모운의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일당 2달러씩을 받고 허드렛일을 하다가 석 달 전 뺑소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지금은 일감이 절반으로 줄었다. 모운의 어머니는 6년 전 아기를 낳다가 몸을 망친 뒤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모운은 “동생이 세 명인데, 그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사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당신이 하는 일을 가족이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모운은 “절대 모른다”고 딱 부러지게 말했다.
에이즈의 무서움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만난 20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에이즈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가난으로 밥을 굶어야 하는 현실이었다. NGO 아페십의 후잇 완나(Wanna) 여성국장은 “쉽게 돈 벌어서 펑펑 쓰겠다는 생각으로 사창가로 들어가는 여성들은 거의 없다”며 “캄보디아의 가난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을 도우려면
국민의 34%가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고 있는 캄보디아. 스레이 몽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열 네 살 어린 나이에 가난에 쫓겨 매춘의 길로 들어선 소녀, 몽을 도와주십시오. 몽과 같은 10대 청소년들이 맑은 영혼과 지혜 그리고 건강한 몸으로 성장할 때 우리 이웃인 캄보디아의 미래도 함께 열립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United Nations Children’s Fund)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안겨주고 싶은 분은 유니세프(UNICEF)의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후원 약정을 하거나 ARS 전화 한 통이면 몽과 같은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웃음을 줄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밝게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유니세프 홈페이지: www.unicef.or.kr
문의:(02)735-2315
ARS전화:(060)700-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