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 여성들 ‘성매매법 폐지’ 시위

집창촌 여성들 ‘성매매법 폐지’ 시위

스포츠칸 | 기사입력 2007-06-29 21:07

“성노동자도 노동자다.” “성매매 특별법 폐지, 공창제 실시하라.”
집창촌 여성들이 또 거리로 나섰다.

2004년 9월 성매매를 금지하는 법률(성매매 특별법) 발효 이후 삶의 터전과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을 더 이상 견디고 참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거리시위에 나선 주된 이유다.

전국 10여개 집창촌 여종사자 3000여명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성매매 특별법 폐지와 성매매 여성의 노동자 지위 인정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3월에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계대책 없는 재개발을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성매매 특별법 이후 단체를 결성해 자신들의 생존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집창촌 업주 모임인 한터전국연합에 따르면 성매매 특별법 이후 일명 ‘풍선효과’에 따라 집창촌 여성들이 불법안마시술소, 퇴폐이발소, 인터넷 등을 통한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천호동, 미아리 등의 텍사스촌이 없어지고, 용산이나 청량리 등도 재개발이 예정되면서 집창촌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 외곽이나 변두리 지역으로 이동하고 아예 시내 중심부 노래방이나 단란주점, 모텔 등지에서 성매매를 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집창촌 성매매 여성모임인 한터여종사자연맹은 집회 결의문에서 “여성계에서는 우리를 성매매 피해 여성이라고 지칭하며 자활과 지원을 거론하지만 집창촌 성매매 여성의 대부분은 엄연한 성노동자”라고 주장했다. 연맹은 “여성계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제정한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 여성들을 족쇄처럼 묶어 생업에 종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며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요구했다.

연맹은 또 “정부 당국은 안마시술소나 휴게텔 등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기업형 성매매와 집창촌의 개방적 성매매를 나눠 집창촌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시위참가자들은 “집창촌을 떠난 성매매 여성의 대부분이 변종 성매매 업소에 들어가거나, 심지어 일본이나 미국, 동남아 등 외국으로 원정 성매매를 떠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투쟁의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혀 상당한 진통과 마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박효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