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한달 여성계의 현장보고
[부산일보 2004-10-25 12:12]
# 성매매 피해여성상담소 업무 폭주 생존권을 뺏겼다는 성매매업소 업주들과 종사자들의 목소리도 있 었지만 이번 기회에 성매매를 탈출하고 싶다는 여성들의 요구는 더욱 거셌다.
성매매피해여성지원상담소인 '살림'은 폭주하는 상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존 3명의 인원에 전문상담원 3명을 보강했지만 밀 려드는 상담에 손이 모자랄 정도로 정신이 없다.
하루 2~3건에 불 과하던 탈 성매매 상담을 지난 달부터 하루 8~9건씩 접수하고 있 으며 고소와 고발도 월 20건 이상으로 늘고 있다.
특히 검찰과 경 찰 동행이 하루에 한 건 이상씩 발생 중이며 성매매사건의 특성상 고소를 하기 위해서는 전국 업소들을 개별적으로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출장도 급증하고 있다.
성매매여성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해솔상담소도 처지는 비슷하다.
성매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상담이 종전보다 2~3배나 증가했으 며,이 중 구조와 동행업무가 특히 늘어나 인력 충원이 시급한 과 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솔상담소 이자영 사무국장은 '성매매와 관련해 처벌되는 내용들 만 너무 홍보되는 것 같다'며 '실제로 이번 특별법을 계기로 성매 매 탈출을 고려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으며 탈 성매매 이후 자활프 로그램이나 지원책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묻고 있다'고 전했다.
# 현장 활동가들 협박·폭행 당하기도 집창촌에 위치한 성매매 피해여성 상담소나 활동가들이 업주와 주 변 상인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의 자립지지공동체 김미령 대표가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전북 전주 에선 활동가의 차량이 파손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업주들의 협박 전화를 받는 건 아예 예사가 돼버렸고 상담소로 직접 찾아와 생존 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사례도 잦다고 한다.
부산 성매매피해여성상담소 '살림'의 정경숙 소장은 '가끔 생존권 을 뺏겼다며 성매매여성들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을 땐 정말 섭섭 하다'며 '물론 오해에서 비롯됐겠지만 그럴수록 성매매구조활동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 했다.
정 소장은 성매매에 관해 잘못된 개념이나 오해가 퍼지는 것도 우 려했다.
집창촌이 없어지면 주택가로 음성적인 성매매가 퍼져나간 다거나 성매매는 필요악이라는 말 자체가 성매매 근절에 힘을 빼 기 위한 논쟁이라는 것이다.
# 여성부,자활프로그램 강화 발표 초기엔 탈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 프로그램이나 쉼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비판에 여성부가 최근 38억원의 예산을 배 정해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발 표된 시책에 따르면 구조에서 상담,법률지원,의료지원,직업훈련, 창업,취업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담고 있으며 성매매 피해여 성이 업소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형사상 소송도 무료 로 지원하고 있다.
성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나 질환,출산,낙태,심리치료 등 한 사람에게 3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하며 사설학원을 비롯해 국· 공립 직업훈련기관과도 연계해 피부미용과 네일아트,애견관리,퀼 트,비즈공예,패션디자인,요리,컴퓨터 등 원하는 직종의 훈련을 받 을 수 있도록 했다.
직업훈련 과정을 이수했거나 자격증을 취득하 면 한 사람당 최대 3천만원까지도 창업자금을 빌릴 수 있다.
김효정기자 teresa@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