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에 性상납 강요 당해”
[문화일보 2006-12-04 14:08]
(::성매매 피해 여성들 국회서 실태 폭로::) “이래도 성매매가 필요악이라구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국회 토론회에서 지옥같은 성매매 현장에 서 당한 착취 경험을 낱낱이 털어 놓으며 우리 사회 권력자들의 비뚤어진 성매매 행태를 고발했다. 4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 실에서 인천여성의전화 주최로 열린 ‘성구매자 중심의 성매매 근절운동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성매매현장을 탈출해 새 삶을 찾은 여성들이 충격적이고 눈물겨운 사연들을 직접 발표했 다.
◆ 경찰 - 포주 한통속, 고위층이 더해 = ‘사랑’이라는 가명을 쓰는 한 여성은 “고위 관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짜로 성매 매 서비스를 하고 봉투 또한 만만치 않게 바쳤다”며 “사장이 강요해 돈까지 줘야 했고 너무나 역겨웠다”고 밝혔다. 이 여성 은 성상납을 강요당한 상대방에 대해 “검찰, 경찰, 의원, 구청 직원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있었다”며 “그 들은 이미지 때문에 모텔은 가지도 않았고 자기들의 전용 오피스 텔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성매매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성상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여성은 “눈치 보지 않고 불법영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경찰서 직원들과 야유회도 많이 갔다”며 “밤늦게까지 일하고 아침에 경찰과 함께 야유회를 가는 건 정말 철인이라고 해도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데이지’라고 불리는 여성은 “할 짓 안 할 짓 다 해놓고 자기 기분이 상했다면서 돈 못준다고 꼬장을 부리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이들 중에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멀쩡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오히려 이름표를 달고 있는 사람들이 더 했 고 차라리 막노동을 하며 힘들게 돈을 버는 남자들은 상대하기 편했다”고 밝혔다.
◆ 온갖 ‘변태’ 수법 동원 = 낮과 밤이 다른 ‘야누스’ 같은 성구매 남성에 대한 폭로도 잇따랐다. 한 여성은 “낮에는 멀쩡 하게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하느님 예수님 찾으면서 밤이면 업소 를 찾아와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화장실에 가둬놓고 계속 신 음소리를 내라고 시키고 자신은 밖에서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자 위를 하고 때론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치는 내 모습을 즐기는 사람 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배달시킨 커피에 가래침을 뱉어달라고 한 변태적인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매매 여성들 스스로 분류한 15가지 ‘변태’ 유형도 공개됐다.
▲환불 요구하며 신고한다고 협박하기 ▲정신적인 피해 보상까 지 요구하며 지불한 돈의 몇 배를 환불해 가기 ▲성매매 여성의 방을 뒤져 도둑질하기 ▲폭력 휘두르기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침대에 배뇨하는 등 행패부리기 ▲항문 성관계 고집하 기 ▲이상한 기구를 질 속에 삽입하기 ▲공권력 사칭해 괴롭히기 ▲그룹 성관계 요구하기 ▲성매매 집창촌에 와서 영계 찾기 ▲성 관계 도중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 등이 그런 것들이다. ‘바다’ 라는 이름의 여성은 “파렴치한 어른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15 년간 성매매를 한 것이 분하고 한이 맺힌다”며 “아직까지 성매 매 업소에서 희망도 꿈도 없이 살아갈 성매매피해여성들이 아직 많다는 현실 때문에 마음이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여성의전화 관계자는 “피해 여성은 있는데 반성하는 가해자 는 찾아볼 수 없고 숨어서 성매매여성을 비난하며 성매매는 필요 악이라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면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성구매 남성의 이중적 의식 개선과 강력한 처벌 프로그램이 필 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