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존 비웃는 성매매업소… 서울 법조단지 부근서 퇴폐영업
[국민일보 2006-12-15 18:49]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 부근에서 음주와 유사 성행위,성매매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멀티플렉스 성매매 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곳은 2002년 검찰에 의해 ‘클린존’으로 지정돼 집중 단속을 받은 지역이었지만 업소는 지난 5개월간 버젓이 영업해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15일 드러났다.
◇명문여대 졸업생도 종사=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2일 새벽 1시쯤 강력팀 2개반 형사들을 동원,업소를 급습했다. 건물 밖에는 ‘S클럽’이란 술집 간판을 내걸었지만 실제는 술과 함께 유사 성행위 서비스를 했다. 3층에는 술을 파는 곳과 간이 마사지실 7개가 있었고 4층 전체는 침대와 샤워 시설을 갖춘 밀실이 36개 있었다. 경찰은 15일 윤락여성 12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특별법 위반)로 업주 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종업원과 손님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업주 강씨가 고용한 접대부 12명 가운데 E대를 졸업한 A씨(24)를 포함해 10명이 대학 졸업자나 중퇴자였다. 경찰은 이들이 7만∼18만원을 받고 나체 상태에서 ‘서비스’를 했으며 4층 전체는 성매매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됐다고 밝혔다.
◇허울 좋은 ‘클린존’=검찰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기 3년 전부터 서울시청 주변의 북창동과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 주변,서초구 법조타운 등 3곳을 퇴폐영업 없는 청정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단속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업소는 서울중앙지법,서울중앙지검,대검찰청,대법원,서초경찰서가 밀집된 곳에서 불과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더구나 서울교대 정문 앞 길 건너편 근처에 있어 그동안 경찰의 단속에 문제가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또 술집으로 위장하고 명문대 여학생을 고용한 뒤 적발에 대비,사전에 ‘성매매는 물론 손을 사용한 유사 성행위도 없었다’고 철저히 교육시킨 업소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는 빌딩 전체를 술집과 유사 성행위 업소로 채우는 ‘수직형’ 퇴폐업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영등포 용산 청량리 등 역전 홍등가의 ‘수평적’ 집창촌보다 은폐가 쉽고 출입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역삼역 주변이 대표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초동의 경우 손님들이 술 먹으러 들어왔다가 우발적으로 성매수 행위를 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업소에서 손님 예약 현황표와 카드 매출전표 등을 확보,성매수를 한 남성 300여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