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달러에 팔려 지옥같은 생활”
[세계일보 2007-04-24 09:24]
캄보디아의 17세 소녀 달린(사진)은 프놈펜의 집창촌에서 5년간 ‘성 노예’로 살다 최근 구출됐다. 지금은 보호소에서 생활하며 지난날의 악몽을 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집창촌 생활을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참담한 실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힘들게 입을 열었다. 달린이 BBC에 털어놓은 육성 고백 속엔 비참한 성노예의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는 캄보디아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었어요. 어떤 아주머니가 12살밖에 안 된 제게 다가와 의류공장에서 일해보겠냐고 물었죠.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저는 얼른 따라 나셨어요. 그때만 해도 내게 닥쳐올 지옥 같은 생활은 상상도 못했어요. 아주머니가 저를 프놈펜의 집창촌에 팔아넘긴 거예요. 제가 이렇게 팔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곳에는 저처럼 어린 소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150달러에 팔려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건장한 아저씨들이 방으로 들어와서는 다짜고짜 손님을 받으라고 했어요. 저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뭘 해야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면서 무자비하게 저를 끌어냈어요. 비명을 지르고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소용 없었어요.
그들은 제 머리에 총을 겨눈 채 ‘일을 하지 않으면 죽어’라고 협박했어요. 울면서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도와줄 사람은 없었어요. 끝까지 반항하자 그들은 전깃줄로 저를 묶어 지하에 가뒀어요. 며칠 동안 먹을 것도 주지 않았어요. 손님을 받아야만 음식을 먹을 수 있었죠. 이후 저는 그토록 하기 싫던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곳은 지옥이었어요. 그들은 저를 마음대로 부려먹었어요.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죠. ‘내 삶이 이렇게 지옥같이 끝나는 구나’ 하고 생각했죠. ….”
달린은 다행히 포주가 체포돼 5년 만에 ‘지옥’에서 풀려났다.
어렵사리 자유는 되찾았지만 행복은 아직 멀리 있다. 무엇을 해 어떻게 먹고살지 막막하다. 게다가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집창촌의 악몽은 단 하루도 그를 지옥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붙잡고 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