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성매매 후~’ 세미나 두 번째 후기!

8/19 퀴어+성매매 후~ 세미나 두 번째 후기
 
8월 19일, <퀴어+성매매> 후~ 두 번째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퀴어+성매매를 연결 짓는 두 개의 글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1. Martin S. Weinberg, Frances M. Shaver, Colin J. Williams,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에서의 젠더화된 성노동(Gendered Sex Work in the San Francisco Tenderloin)
2. 이룸, 성적소수자의 성거래/경험과 인식에 대한 접근과 고민

 
 
첫 번째 글인 ‘Gendered Sex Work in the San Francisco Tenderloin’은
샌프란시스코의 텐더로인이라는 곳에서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를 12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원문은 영어이지만 이룸의 자원활동가분께서 영한 번역을 해주셔서
저희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연구는 일의 영역, 성적 즐거움의 두 가지 대주제와 하위의 소주제들을 통해 성매매 공간의 노동과 경험을 다루고 있으며,
성매매의 젠더화된 측면을 살펴보는 데 있어 트랜스젠더라는 범주를 유효한 지표로 보고 있었습니다.
 
연구는 노동 조건, 제공하는 성적 서비스, 당사자의 감정이나 친밀한 관계 등 폭넓고 상세한 질문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텐더로인이라는 지역의 성매매에서 나타나는 젠더적인 특성을 확인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글을 읽어가며 각자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과 고민들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 특정 신체부위를 애무 받는 것이 정체성을 확인하게 한다는 트랜스젠더의 답변을 통해
  전형적으로 젠더화된 신체의 특정한 부위들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성매매에 있어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로서의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분석했는데,
   이러한 분석이 ‘진짜’ 유리하고 불리한 점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 통계를 통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며,
    데이터 자체로도 다른 연구와 활동의 토대가 될 것이다.
–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질문을 받고, 이에 대답하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논의를 할 수 없을까.
   질문과 논의의 세팅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함께 모인 구성원들은 전반적으로 여성 젠더의 성매매 특성을 잘 짚어냈고,
통계와 분석을 통해 유용한 자료를 구축했다는 점
등에서 연구를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트랜스젠더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점에 있어서는, 남성, 여성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면밀하게 분석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
을 나누었습니다.
 
나아가 세미나 속에서 퀴어+성매매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첫 텍스트였던 만큼 이에 대해 왜 궁금해 하는지에 대한 자기 질문,
어떻게 소통을 할 수 있을지, 어떠한 방식의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룸에서 쓴 소수자 성매매에 대한 글 '성적소수자의 성거래/경험과 인식에 대한 접근과 고민'을 읽었습니다.
 
앞선 글이 미국이라는 공간의 이야기였다면,
이 글에서는 한국 사회의 퀴어 커뮤니티와 성매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고민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각자 활동을 하며, 글을 읽으며 느꼈던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누었던 내용에 대해 아래에 조금 길게 적어보자면…
 
– 성소수자 성매매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과 커뮤니티를 확인하거나,
  정보를 교환하거나, 연애를 하는 것과 중첩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동하는 차별과 낙인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어떠한 지점이 성노동 단체와 LGBT 단체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다.
– 성매매에 대해, 개인의 욕구와 교환 등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해보고 싶다.
  모든 것이 거래 가능하다는 인식 하에서 성판매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 이성애규범적 섹슈얼리티와 젠더 관점이 지배적인 담론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몸의 경험을 둘러싼 성매매의 다른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에도 언급된 <섹스화된 몸>을 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공간에서 이성애규범이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남성 성판매자의 경우 (텐더로인의 연구에서도 나타나듯)
  여성과는 다른 거래와 행위가 존재하는데, 이를 ‘똑같은’ 성매매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일지.

 
 지난 세미나에 이어 이번 모임에서도  다양한 이야기와 고민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2시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여기에 다 적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두 번째 세미나를 진행한 시점에서  앞으로 이를 어떤 활동으로 연결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화 해 보자는 것으로 이날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