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아웃리치 후기

*이 글은 이룸 신입활동가 쪼이의 첫 아웃리치 후기입니다!

▲아웃리치 활동 중인 이루미들

쪼이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놀러 다녔던 이태원.

퀴어 당사자인 나, 쪼이는 이태원이 고향과도 같다.

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가지기 전에도 이태원이 가장 마음이 편했기 때문에, 가장 ‘나’일 수 있다는 감각을 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자주 갔다.

‘청소년 제한구역’ 표지판이 떠오른다.

놀다가 잘못 들어가면 그곳이 ‘후커힐’이었다.

인기척을 느끼고 나왔다가 나와 친구들을 보고는 ‘손님’이 아니라는걸 알고 문을 쾅 닫는 언니들이 무섭기도 했다.

 

▲ 아웃리치 중 만난 스트릿맹수

이룸의 활동가가 된 쪼이는 아웃리치 물품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수천 번도 더 걸었을 거리를 걸었다.

예전에 ‘잘못’ 들어갔던 곳들은 어두컴컴하다. 그때는 눈이 아플 정도의 네온사인들이 빼곡하게 있었던 것 같은데! 건물이 있었던 자리로 보이는 곳이 어설픈 가벽으로 막혀 횡하니 비어있다. 목요일이라 그런지 ‘손님’들도 별로 없다. 앞장서는 동료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언니들에게 인사한다. 두려워했던 것보다 우리를 너무 반갑게 맞아주어 기쁘다. 이루머들이 지금까지 이 관계를 쌓아 올리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했을지 선히 보였다.

 

언니들을 만나는데 내 마음은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사실 헤테로/시스젠더 사람들이 대다수인 다른 거리보다 아웃리치 경로가 더 평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불편함이 하나도 없어도 되는 것인가 오래 생각했다. 한 명의 ‘이태원 사람’으로서 이태원 사람들이 모두 이 터전에서 안전하면서도 계속 나다움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언니들이 좀 덜 아프고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길에서 만난 동그란 치즈냥이도! 이런 세상을 꿈꾸는 쪼이가 이루미가 되었다! 앞으로 할 일이 많겠다!!! 와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