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업소 에 종사하는 언니들은 늦은 밤부터 새벽녘까지 가게에 있으시다 보니 햇빛을 많이 못 쬘 확률이 높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만난 언니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 대에 치아 질환과 근골격계 질

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관련 질환이 의료 지원의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일전에 녹색병원 윤정원 선생님과 함께 청량리 아웃리치를 할 때 언니들이 야간에 일을 하셔서 뼈건강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다. 비타민D가 햇빛을 받아 몸에 흡수되고 칼슘을 저장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8월 별별신문에 특별히 윤정원 선생님께 밤에 일하는 언니들의 건강을 위한 글을 기고 받아 싣고 칼슘.비타민D를 가지고 이태원으로 향했다. 한동안 건강문제로 안보이던 언니를 오랜 만에 뵈었을  때 평소에 술을 많이 먹으며 일을 하니 건강이 안좋을 수 밖에 없다고 하신 말이 생각나 헛개차도 챙겨갔다.

이날은 아웃리치 초입에 있는 한 업소에서 뜻밖의 환대를 받았다. 오랜만에 뵈었는데 다른 가게언니께서 전해준 물품 덕인지 우리를 알아보시고, 더운데 수고한다며 땀을 손수 닦아 주시고 안아주시고 토닥이며 격려를 해주셨다. 반면 새로 생긴 업소에서는 아웃리치를 낯설어하셨고 잠깐 입구에 들어가는 것조차 경계하셨다.

올해 초만해도 경계하시던 한 언니가 밖에서 호객을 하시고 있어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맞아주시며 ‘트랜스젠더 인권문제가 많다, 이야기할 곳도 필요하다’며 물품과 별별신문도 가게 언니 수 대로 꼭꼭 챙겨가 주셨다. 경계를 하시던 또다른 한 업소에서는 물품으로 준비한 헛개차를 내밀자 같은 음료가 이미 가게에 수북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같이 한바탕 같이 웃기도 했다.

한창 업소 영업을 할 시간인데도 지난 달에 보이던 기지촌 업소의 꺼진 간판 수는 오히려 더 늘었다. 오랫동안 이태원에 있던 언니들의 모습이 올 때마다 보이지 않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업소 여러 개 입구를 나무 판자로 막아놓은 건물에는 어느새 판자가 일부 뜯겨 있어 뒤숭숭한 느낌이었다. 다음 달에는 이 거리가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특별히 이번 달은 처음으로 동네 길냥님들을 영접하여 우리는 아웃리치 도중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활동이야기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