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 20일. 이태원(아랫동네) 아웃리치 후기 _ 혜진
3월 20일 금요일, 샤워볼을 들고 별별신문에는 3.8여성의 날 소식을 담아 이태원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BTS의 광화문 공연 전날이었던 터라 관광객들이 많았는지, 이태원역에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역 출구까지 밀리듯 올라가야 했어요. 날짜를 잘못잡았나 걱정을 하며 올라갔는데, 저희가 만나는 반잔바와 TG바 거리와 업소는 평소와 차이가 있지는 않았어요. 몇몇 분께 내일 공연 때문에 이태원에도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을 건네보았을 때에도 다들 ‘우리랑은 상관없는 얘기’라는 반응이셨어요. 매번 느끼지만, 반잔바와 TG바의 영업 현황과 이태원 거리의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것과는 바로 직접적인 연관이 생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평소와 같이, 영업준비를 하시며, 인터넷 방송을 하시며 이룸을 맞이해주셨어요. 오랫동안 불이 꺼져있던 한 가게는 영업을 종료하고 가게를 빼는 느낌이시더라고요. 몇 남지 않은 ‘반잔바’였어서 옮기시는 걸까, 그만두시는 걸까.. 그만두시는거라면 언니들은 어디로 가시려나 궁금해졌습니다.
가게가 법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속은, 그래도 전보다 잠잠해진 분위기인가 싶었는데, 이번달에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고발과 단속 얘기를 몇달간 쭉 나눠듣고 고민하며, 영업에 차질이 생길때 일하시는 분들 생활은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유흥업소로 허가를 받아 법에 맞게 운영하기 어려운 현실과, 법적 기준 완화를 요구하자니 여성을 유흥접객원으로 두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현행법의 부조리함, 성매매와 유흥업소를 제도적으로 승인하고 관리하는 것의 성적 불평등과 부정의함에 대한 여러 고민이 얽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괴롭게(!) 어려운 것 투성이지만, 모쪼록 언니들께 말걸기를 지속하고 관계 맺어가며, 언니들과 함께, 언니들의, 우리들의 인권침해·차별·불평등 등등 없는 삶, 더 나은 삶을 향한 고민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달에도 무엇이 외면받지 않을 인기있는 홍보물일까 고민하며 찾아가보도록 할게요.

2026.3.26. 이태원(윗동네) 아웃리치 후기_기용
나는 아웃리치 후기를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다. 매달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비슷함 속에 숨어있는 작은 차이들, 혹은 매번 그 비슷함 자체를 적절히 전달해야 하는데 매달 똑같이 느껴져서 나에겐 이제 사실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외부의 시선으로 보는게 훨씬 좋다. 그런데 이번 달은 내가 써야 한다. 어쩌나.
아웃리치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부를 전하는 시간이다. 반겨주는 분들도 있고 매번 어색해하는 분들도 있다. 그럼 사실 나도 같이 어색해져서 어색하게 웃는 것 외엔 방법을 찾질 못 하는데 나나는 그럴 때 참 잘한다. 싹싹하게. 머리모양이 바뀌었네요 이런 말들. 이 언니가 머리 바뀐걸 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난 모르겠는데.. 나 빼고 혼자 다닌 적이라도 있는 건가 싶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나나를 의지하며 이태원으로 간다.
얼굴을 맞대고 시간을 쏟는 일. 그리 길지 않지만 그 시간들을 하나하나 쌓았을 때에만 가능한 것들이 있다. 효율로 보자면 이런 비효율이 없지만 우리는 사람이고 이건 사람 간의 일이라서 효율만을 따질수는 없다.
몇년 째 냉랭한 언니의 얼굴에 시무룩할 것도 없다. 환대는 감사한 일이지만 불쑥 나타난 존재를 환대해줘야할 의무는 없다. 별 생각도 하지 말고 할 일을 하고 돌아나와서 다음 가게로 옮겨간다.
이번달은 정말 별다르지 않았다. 이런저런 자기 이야기를 하는 언니, 몇개를 달라고 할까 찰나에 고민하는 언니, 항상 유쾌한 기운을 뿜으며 복 많이 받으라고 하는 언니, 손님이 아니라서 실망하는 언니까지.
이렇게 매달 얼굴을 맞댄 사이이지만 다음달에 가게가 없어진다면 소식조차 알수 없는 사이가 된다. 슬퍼할 것도 없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만남이 더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