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아랫동네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노랑조아
발바닥과 종아리, 발목에 붙여 피로해소를 돕는다는 ‘휴족시간’과 마스크팩을 야무지게 담아 이태원으로 향했다. 별별신문에는 2026년 병오년의 토정비결을 담았다. 사실 그 말이 그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한 해를 개운하게 시작하면 좋으니까! 챗GPT의 힘을 빌려 십이지신이 이태원 옥상 펍에서 즐겁게 파티하는 그림도 넣었다. 참 이국적이고도 토속적인, 혼종성과 이질성이 몰려있는 이태원과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느꼈다.
웬만해서는 월요일에 아웃리치를 가지 않지만, 이번에는 여러 일정상 월요일에 가게 되어 걱정이 앞섰다. 언니들을 많이 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예상처럼 문이 닫힌 가게가 많아 역시 월요일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 말부터 이태원 젠더바의 약점을 잡아 신고하고 괴롭히며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요즘 동향은 좀 어떤지 언니들을 만나 물어보고 싶었지만, 길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가게에 손님이 있어서 황급히 홍보물만 전해드리고 새해 인사만을 전했다.
또 한 가게는 몇 년이 넘도록 우리의 방문을 탐탁지 않아 하고 다소 냉랭하게 반응하던 곳이었는데, 근래들어 언니들이 우리를 보고 반갑게 맞아주고 홍보물을 집어 들여다보고 대답도 친절하게 해주셨다. 따뜻한 환대에 감동… 종종 우리가 전달하는 물품에 시혜적인 의미가 담겼다고 이해하시는 듯한 말을 하셔서 “저희 신문(홍보지) 잘 봐주시라고 이런 물품을 준비했어요!”라며 어디까지나 홍보물임을 어필해보았다.
몇달 째 갈 때마다 문이 닫힌 가게는 영업이 잘 되고 있는 건지, 우리가 꽤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데도 더 늦게 열어서 못 만나는 건지 아예 영업을 접고 있는 건지 알 길이 없어 걱정이 되었다. 이태원에 갈 때마다 전처럼 장사가 안된다는 말을 듣는데 반잔바와 젠더바 할 것 없이 상황이 좋은 것 같지 않다. 몇 안되는 대형(비교적) 젠더바 업소만 사람이 드나드는 것 같고. 이태원 후커힐과 트젠바가 낙후되는 것이 전체 성매매 산업의 축소를 뜻하는 게 아니라 상권이 옮겨질 뿐이라는 점에서, 여기에 살고 있고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안부를 걱정하게 되는 것은 우리 반성매매 운동에서 중요한 주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