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시대한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① ‘창녀혐오’를 주창하는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니다.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성판매 여성혐오 중단하라.

온라인상에서 ‘벗방bj’ 여성을 향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이 작금의 현상을 반성매매 현장 단체인 이룸은 뼈아프게 통감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성과 섹슈얼리티를 ‘자발적’으로 판매한 여자들을 향한 만연한 비난은 도대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최근에는 페미니즘을 위시하여, 성판매 여성·벗방bj·여캠 bj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현상이 발견된다. ‘자발적’으로 성산업에 들어섰기에 가부장제 부역자이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 하는 ‘음지’ 문화가 ‘양지’ 문화로 나오면 안 된다는 게 혐오의 논리 중 하나이다. ‘자발성’을 향한 비난, ‘음지’의 존재들은 ‘보이지 않게 존재하라’는 비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수사이지 않은가. 아주 유구한 시절부터 여성을 옭아매는 장치였던 가부장제 논리와 맞닿아있다

여성의 ‘자발성’에 대한 비난은 정상가족 안과 밖을 구분하여 ‘보호’받아야 할/아닌 여성은 누구인지 이분화하는 가부장제 통치체제의 전략에 다름 아니다. 현재까지도 한국 사회는 ‘순수한’ ‘진짜’ 피해자를 나눌 수 있다는 허황된 인식이 지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면 성폭력이 아니며, ‘약물 사용, 납치, 감금, 장애’가 없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인’이라면 성매매 ‘피해자’가 아닌 행위자이며, 성매매 산업 내의 권력관계는 무시된 채 성산업 종사 여성들도 동등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와 현실이 그것이다. 더 나아가 불법촬영유포 피해를 당하더라도, ‘자발적’으로 성을 판매했다면 ‘피해자’가 아니기에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판매 여성들을 향한 비난과 혐오는 여성의 성을 통제하고자 하는 남성권력을 강화시킬 뿐이며, 성산업 내 여성들을 침묵하게 함으로써 성산업이 번영하게 하는 데에 일조한다.

성판매 여성은, 여성의 ‘매춘화’가 일상이 된 지금의 현상에서 성매매 산업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언제까지 반성매매 운동단체들이 떠들어야 하는가.

성매매 문제는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자본을 축적한 국가, 여성의 성을 통제하고 규율하여 자신들의 권위를 확인하려는 남성문화의 문제이다. 자본과 남성문화가 결탁하여 새로운 성산업을 무수히 창출하고, 다시금 성산업이 남성문화의 성적 소비욕구를 추동하는 ‘성시장’의 문제이다. 안정적인 여성 노동이 확보되지 않는 여성 노동 문제, 사회의 자원이 젠더불평등하게 분배되는 문제, 빈곤의 여성화 문제이다. 여성의 성을 대상화하고 종속시켜서 종국에는 여성 섹슈얼리티가 ‘많은 돈’이 되는 젠더권력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반성매매 운동단체들은 수 십년 동안 성판매 여성의 불처벌과 성판매 여성에 대한 낙인 제거를 외쳐왔다. 그러나 여전히 성매매 문제의 원인은 성판매 여성으로 귀결되고, 성판매 여성이 사회적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쩌면 한국 사회는 아직 성매매에 대한 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통탄스럽다.

성판매 여성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자. 성판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법적 처벌은 또 다른 새로운 여성의 자리를 예비할 뿐, 성산업 축소와 해체를 담보하지 않으며, 여성의 성을 통제하는 견고한 젠더권력관계를 재생산할 뿐이다. 그 안에서 여성의 성을 통제하려는 남성문화,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이윤을 발생시키는 성산업 자본가들은 결코 잃을 것이 없다. 진짜 문제는 여성을 빈곤 속에 내몰고,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이윤을 획득하는 남성문화, 국가권력, 자본가의 문제이다. 이곳에 화살을 겨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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