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지난 6월 24일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입니다.

이번에는 이룸의 이태원 아웃리치 멤버 강유가람 님이 후기를 작성해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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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간 이태원은 낯설었다. 거리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한동안 코로나로 인해서 한산하기 그지 없었던 이태원 상권이 다시 살아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마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을 지도 모른다.

아웃리치를 하러 다니던 풍광들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오랫동안 랜드마크 역할을 하던 이태원 랜드와, 주변의 작은 게스트 하우스, 오래된 바들이 한꺼번에 펜스에 가려져 있었다. 오래된 언덕들은 새로 들어설 가게들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거리의 변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기록화 작업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닫았던 게이 클럽들이 재개장을 하고, 새로운 트렌스 젠더 바들이 길에 쏘는 조명도 늘어났다. 반면 미군 대상 바들은 이제 거의 영업을 안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MP(군사경찰)들의 순찰을 목도한 바로는 여전히 미군들은 이 거리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

구매자들도 업소마다 꽤 있었는데, 이룸에서 물품으로 가져간 작은 손선풍기는 더운 날씨 덕에 인기였다. 언니들은 우리에게 실론티와 물을 건네주었다. 오랜만에 본다며 내게 인사를 건네던 A언니와 언젠가 밥이라도 한끼 먹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A언니에게 얼굴 본 지 3-4년은 되는데도 언니의 이름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아마도 쉽진 않을 일일 거다.

누구도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는 밤이 되기를, 그리고 다리를 다쳐 댁에만 계시는 N언니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여느때보다 한층 더 무겁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