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이룸의 시대한탄①] 성매매 여성 살해 사건은 혐오범죄이다! 혐오를 중단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라! – 2021.06.17. 부산고등법원의 성매매 여성 살해 피의자 감형 결정에 대하여

[2021 이룸의 시대한탄①] 성매매 여성 살해 사건은 혐오범죄이다! 혐오를 중단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라!

-06.17. 부산고등법원의 성매매 여성 살해 피의자 감형 결정에 대하여

 

부산고등법원 제1형사부 박종훈 부장판사는 2020년 7월 2일 성매매 대가를 받고도 성매매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여성을 폭행, 살해한 가해자의 무기징역형을 2021년 6월 17일 징역 28년형으로 감형, 선고하였습니다. (“부산고법, 성매매 대가 받고도 거부한다는 이유로 살해 무기징역->징역 28년”, 전용모 기자, 로이슈, 2021.06.21.)

 

  1. 형량의 문제

가해자는 이미 강간상해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적 있고, 성매매 여성 살해 미수로 역시 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음에도 성매매 여성을 계획해서 살해하지 않았고(성매매를 거부하여 순간적으로 격분),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피해자 유족의 피해 회복을 위한 조처를 취할만한 재산이 없고, 전자장치부착명령으로 재범예방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감형을 선고한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대가를 받았음에도 성관계에 응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이고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며 피해자의 얼굴을 떠올리면 더 화가 난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 사망 뒤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사용한 이유를 “사실상 피해자로부터 성매매대금을 돌려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정당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성찰도, 사죄도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부산고등법원의 감형 조처는 부당합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관대합니까?

 

성매매 여성 살해 미수 행위로 처벌을 받았던 자가, 실제로 성매매 여성을 살해했습니다.

전자장치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상상력은 누구의 상상력인지요?

성매매 여성 살해 미수범이 충동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살해했기 때문에 계획된 살해가 아니라는 언어도단적인 해석은 어떻게 가능합니까?

왜 이 가해자는 성매매 여성을 살해하려고 해왔습니까?

 

  1. 성매매를 거부하면 여성을 살해하는 성구매자의 문제

성매매 여성 살해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대표적인 혐오 폭력입니다.

다시 한번 묻습니다. 왜 남성들은 성매매 여성을 살해합니까? 왜 한국 사회는 성매매 여성을 살해한 자들에게 관대합니까? 2017년 3월, 성매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성구매자가 여성을 살해했습니다.(“제주지법, 성매매 여성 살해-사체오욕 40대 징역 20년 선고”, 이정민 기자, 미디어 제주, 2017.07.21.)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제갈창 부장판사는 장기간의 징역형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하고 교정할 수 있으니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기각했더군요.

 

재판부는 성매매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관대합니다.

 

성구매자가 성매매 거부를 이유로 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성매매 과정에서 여성을 자신이 전적으로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입니다. 돈으로 여성을 샀다는 말은 이렇게 재현됩니다. 성매매 과정에서 여성은 당연히 자신의 의사에 따라 어떤 요구이든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매매 여성을 인간이 아니라 물건, 상품으로 대하는 태도 자체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혐오이자 사회적 차별입니다. 한국 사회 전반의 성매매 여성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성매매 여성을 살해하고, 성매매를 거부해서 살해했다고 진술할 수 있습니다. 성매매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보지 않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성매매 여성 살해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성매매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관용 속에 다뤄집니다.

 

  1.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처벌(혐오, 차별)을 중단하자!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성매매 여성은 법적/사회적 이중 처벌을 받습니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행, 혐오 발언은 너무 횡행하여 모두에게 익숙합니다. 이룸은 이를 사회적 처벌이라 이름 붙이고자 합니다. 성매매 여성을 향한 너와 나의 혐오 발언, 성매매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자들에 대한 너와 나의 옹호 발언, 성매매 여성이 겪은 폭력의 원인을 성매매 여성 개인에게 전가하는 너와 나의 행동, 돈을 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착각하며 성구매 하는 너와 나, 성매매 여성을 살해해도 감형해주는 법원, 우리 모두가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처벌을 중단해야 합니다.

 

성매매 여성은 물건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언제든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너무 당연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민망하지만, 이 당연한 진실이 통하지 않는 사회여서 강조합니다.

 

알려진, 알려지지 않은 성매매 여성의 죽음을 분노와 슬픔 속에서 추모합니다.

함께 기억하고 추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