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8 여성의날 맞이 버닝썬 게이트 기획연재 4탄 : 남성유흥문화의 장, 성산업 _혜진

디자인 by 개미코

 

2019 3.8 여성의날 맞이 이룸의 급 기획연재 4탄 : 남성유흥문화의 장, 성산업 _혜진

 

클럽에 가는 것에 회의가 들었던 적이 있다. ‘클럽오는 여자’라는 그들 제멋대로의 구분은 문제적이고, 그에 의해 재단되고 평가받는 것은 불쾌하다. 물리적, 사회적 시선은 애써 무시한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추행과 폭력은 그 공간에서는 ‘당연한 것’이기에 각오를 해야 한다. 각오한다 해도, 클럽에 가는 여성이 클럽 안팎에서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뻔히 아는데, 결국 소비되기 위해서 가는 것 아닌가라는 회의가 들었었다.

경찰과의 유착관계, 약물강간, 성접대, 성형대출… 연일 연결고리들이 밝혀지며 한국사회 남성유흥문화와 산업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는 버닝썬 사건으로, 클럽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클럽은 어떤 공간인가, 우리는 왜 클럽에 갈까.

구체적인 이유야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큰틀에서는 적당히 취해서 풀어진 기분으로, 큰 음악이 들리고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텐션을 올려주고 나의 신남을 표현할 수 있는, 놀기 위한 공간이다. 그런데 많은 남성들은 이 신남과 즐김의 완성을 위해서는 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단지 섹스가 필요한거라면, 자유로이 섹스 파트너를 구하는 공간일텐데 클럽은 그런 공간이지 못하다. 여성과 놀기 위해서 (자기 딴의)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이런 곳에 온 여자니까 보여주려고 이렇게 입고 온거지, 만져도 되겠지’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을 보면, 요상하게도 그들은 ‘어떤 부류의 여자들’로 자기들 마음대로 구분짓고 그들은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니 같이 놀자는 인사를 엉덩이를 만지는 것으로, 성기를 갖다 대는 것으로 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클럽은 여성들에게는 ‘자기가 이러고 싶어서 온 거니까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으로 여기는 사회적 시선과 갖은 희롱과 추행, 강간이 뒤따라오는 젠더화 되어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남성들의 신남은 ‘어떤 부류’로 구분지은 여성들을 일방적으로 소비함으로써 채워지고, 여성들은 제멋대로의 구분에 의해 재단되고 평가받고 선택되어진다.

이러한 권력관계 속에서 남성들의 흥을 위해 여성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은 수요가 되어 상품을 만들어내고 산업을 만들어낸다. 남성들은 자신의 즐거움을 완성시키기 위해, ‘홈런’을 위해, 테이블을 잡으며 돈을 쓰고 약물을 사용하여 의사가 없는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남성들의 욕망이 클럽의 돈벌이가 되어, 클럽들은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을 내 놓는다. 테이블을 팔고, 룸을 팔고, 술을 팔고, 약물을 판다. ‘입밴’을 통해, 유흥업소 종사자 고용, 여성 섭외 등을 통해 ‘물관리’를 한다. 그렇게 남성의 흥을 위해 여성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들이 모여 성희롱을, 성폭행을, 약물강간을 만들어낸다.

남성들의 이 욕망은 다양한 상품을 만든다. 어떠한 노력도 들일 필요가 없이, 더 함부로 할 수 있는 여성을 얻을 수 있는 선택지로서 성매매는 존재한다. ‘어떠한 부류’로 자기 멋대로 구분 짓고, 함부로 해도 된다고 여기면서, ‘헤픈 여자’로 사회적 비난까지 하는 그 메커니즘에서, 더 손쉽게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더 함부로 할 수 있기 위해 ‘돈 받고 이런 일 하는 여자’라는 ‘어떠한 부류’의 극단을 구분해냈다. 돈을 냈으니까 재단과 평가, 선택은 권리가 된다. ‘와꾸’를 따지며 고르고, ‘마인드’와 ‘서비스’를 요구하고 평가하는 것이 권리가 된다. 더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이니까 희롱과 추행, 강간, 물리적 폭력 등 갖은 폭력은 더욱 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 욕망들은 어찌나 거대한지 자기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을 세세하고도 많은 선택지를, 다양한 상품을, 거대한 규모의 성산업을 형성한다. ‘버닝썬’ 사건만 보아도 유흥 공간에서 남성의 욕망을 위해 소비되는 여성, 이 욕망을 상품으로 하는 유흥산업, 더 손쉬운 욕구 실현을 위한 약물제공, 더 손쉽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성접대, 그 안에서 평가받고 선택되어지는 여성들의 성형수술 알선은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남성의 욕망은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욕망은 클럽, 성매매업소 이외의 공간에서도 디지털성범죄를 포함한 포르노로, 성폭력으로, 여성을 성적대상으로서의 재단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건재하다.

그치만 여성들에게도 신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하다. 그들 제멋대로의 구분에 재단되고 평가될 걱정 없이, 어떤 욕망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는 찝찝함 없이 마음껏 신나고 싶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차피 어디서든 소비 될 거, 좀 더 그들 입맛에 맞게 굴고, 꾸며서 상품이 되어 보지 않을래.’라는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선택지가 매력적이지 않게끔, 그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게끔 살만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선택지를 만들어내고 여성들을 촘촘히 옭아맬 수 있는 정교하고 거대한 산업을 형성하는, 어디서든 여성들이 남성욕망을 위해 소비되게끔 널리 그러면서도 빽빽하게 퍼져있는 남성유흥과 강간문화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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