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_강유가람

12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_강유가람

12월 26일 기온이 급강하한 날 아웃리치가 진행되었다. 오랜만에 참여한 아웃리치에는 이룸 활동가들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이태원>에도 출연했던 Y언니가 함께 했다.
별별신문과 함께 전달된 물품은 어깨에도 두를 수 있고, 무릎도 덮을 수 있는 담요였다. 부피가 있다보니 큰 박스와 수레를 덜덜거리면서 언덕을 오르내리니 시선이 집중되었는지, 뭘 파는 거냐는 행인과 주차장 관리인의 물음을 받기도 했다.
연말인데도 한산했던 이태원 거리 때문인지 문을 열지 않은 클럽들이 많았고, 몇 달째 문을 닫고 있는 클럽도 있다는 소식도 이룸 활동가를 통해 들었다.
이번 아웃리치에서 Y언니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주셨다. 예전에도 한 번 아웃리치를 한 번 함께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모델로서의 역할을 해주셨다. 더불어 언덕배기에 있는 가게 자리마다 언니가 알고 있었던 예전 이태원 역사를 알려주셔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도 있었다.
몰랐던 반잔바의 위치, 근처에서 알고 지내던 상인들의 역사, 언니가 출퇴근 시 머물렀던 고시원이 아직도 운영 중인 점 등을 들으니 마당발인 Y언니의 젊은 시절을 다시금 상상하게 되었다.
예전의 기억을 술술 읊는 언니의 어깨 너머로 펼쳐진 풍광은 몇 개월 전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독특한 가게, 포토이즘 같이 사진 찍는 가게를 비롯 새로운 술집들로 들어차고 있었다. 크고 작은 규모로 오래된 건물들이 새롭게 건축중이었고, 언덕 끝에 오랫동안 공사하던 빌딩도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번쩍거리는 새로운 가게들의 외관에 비해 클럽에서 일하는 언니들의 상황은 그리 좋지는 못했다. 트랜스 젠더바의 한 언니는 이런 연말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언니들의 안위가 걱정이 되기도 하고, 부디 건강하게 겨울을 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이태원이 변화해나갈지 궁금해지는 아웃리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