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1691차 수요시위 연대발언문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하고 한국여성민우회가 주관한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1691차 수요시위에 다녀왔습니다.

연대발언문 공유합니다.

 

1691차 수요집회를 이어오신 활동가분들과 시민분들께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며 발언을 열고자 합니다.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에서 활동하는 기용이라고 합니다.

이룸은 경제적 불평등에 의한 착취와 젠더/섹슈얼리티 권력관계로 인한 억압 없이 모두가 자기 자신 그대로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페미니스트 현장단체입니다.

저희가 불량언니작업장이라는 걸 운영하고 있어요. 여러분 청량리 588을 대부분 아실텐데요. 서울시내 성매매집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성매매 집결지였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이 공간이 싹 허물어졌고 지금은 그 위에 아파트가 올라갔어요. 이 곳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삼사십년을 일해온 나이든 여성들과 불량언니작업장을 만들었습니다. 천연비누, 화장품 등 다양한 물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구독자 모집 기간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영화 아이캔스피크가 개봉했을때 불량언니작업장 언니들과 함께 보러갔었습니다. 활동가들은 다 울고 사실 언니들은 좀 졸았는데요. 영화가 끝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서 한분이 힘주어하시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그 분들과 다르다. 그 분들은 끌려간거고 우리는 자발적으로 간거니까 감히 그렇게 비교할수 없다. 그러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저는 정말 간절하게 우리가 이 틀을 뛰어넘을 날이 올것이라 믿으며 여성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위안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이 주로 내세우는 논리가 뭡니까. “선뜻 따라나섰다”, “끌려가지 않았다”, “다 알고 돈벌러갔다” 등일텐데요. 사실을 왜곡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의 파렴치함에 분노하면서 이런 언설들을 통해 피해자들을 향한 모욕이 성사된다는 점에 대해 또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에게 니가 행실이 문란해서 그렇다고, 왜 옷을 그렇게 입었느냐고, 왜 그시간에 거기 있었느냐고.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왜 그 영상을 보내줬냐고, 왜 성관계에 동의했냐고. 성매매 여성들이 겪는 피해에 대해서도 똑같이 향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이런데서 일하면서 이럴줄 몰랐느냐고, 왜 자발적으로 돈 벌러간 xx들을 도와줘야 하냐고. 우리는 슬프게도 이런 말들에 아주 익숙합니다. 여성들의 몸을 통제하고 행동을 제한하는 말들입니다. 내가 오늘 이 옷을 입어도 될지, 지금 화를 내야할지 웃고 넘어가야할지, 이 일을 신고해도 될지를 고민하게 하는 말들입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자발적으로 통제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발적이었으니 모든 것은 개인의 책임이 되고 사회는 뒤로 쏙 빠지고 숨어버립니다.

혐오자들의 말들은 참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연결되어 있고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광장을 통해 확인하고 있지 않나요. 물론 누구도 이렇게 확인하게 되리라 예상도 원한적도 없긴 한데요. 저따위 말들이 우리에게 작은 생채기조차 남길수 없는 날을 향해 이룸도 함께 연대하고 싸워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