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활동하는 나나입니다.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었고,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담아 발언하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에 차별금지법은 왜 필요할까요?
한국사회는 불평등을 통한 차별과 혐오가 일상인 사회입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취약한 위치에 존재한 사람들일수록 차별과 혐오가 공기처럼 당연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반성매매 활동가의 목소리로 차별금지법을 환영한다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성별 자체가 계급으로 형성되어 있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차별을 경험합니다. 성차별과 임금 차별, 고용차별부터 시작하여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차별이 여성의 생애 경로 속에 놓입니다. 여성이 경험하는 복합적 차별에 더해 성적인 존재, 즉 문란한 여성이라고 여겨지면 이는 낙인으로 작동합니다.
불평등에 의한 차별 그리고 낙인이 극단적으로 반영되고, 이를 원료 삼아 유지·번성 되는 곳은 성매매 산업입니다. 성매매 산업은 그 근원 자체가 불평등과 차별에 의해 굴러가고 있음에도, 한국사회는 성매매 산업의 문제를 여성에게 탓을 전가시켰고,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아주 유구한 시절부터 차별과 낙인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이유때문인데요. 이는 곧 여성들을 향한 성적인 규율과 다르지 않습니다. ‘성적이라는 이유’로 여성을 향해 가해지는 차별과 낙인은 성매매 여성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욕먹어도 싼’ 존재로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성판매 경험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주’라며 한 사람을 ‘말려 죽일’ 정도로의 사이버불링을 당하고, 성매매 과정에서 성폭행과 폭행 등 각종 피해를 당하더라도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로 둔갑 되며, 성매매 알선업자를 처벌하는 성매매 광고죄로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등의 일이 발생합니다. 성매매 일을 했기에 충분히 ‘그런 일을 당해도 싼’ 존재, 처벌받아도 되는 존재, 차별과 혐오를 당해도 되는 대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나열한 문제들은 과연 성매매 여성만의 문제일까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 문제, 폭행·협박이 없었다면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문제, 머리가 짧기에 ‘페미’로 보여 폭행을 당하는 문제, 페미라고 ‘낙인’이 찍혀 일자리를 잃는 문제, 이태원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트랜스젠더와 소수자라는 이유로 폭력과 차별을 당하는 등의 문제는 성매매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하는 사람들은 마음껏 발산할 대상을 찾고 실행에 옮길 뿐, 아무 것도 잃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여성의 불안정 노동, 성별임금격차는 당연해집니다.여성이기에, 성소수자이기에, 장애를 가졌기에, 청소년이기에, 이주민이기에 등등 나의 존재와 정체성 그 자체를 이유로 행해지는 차별과 혐오가 당연해집니다.
차별금지법은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편적인 최소한의 안전망이고, 너-나 그리고 우리가 조금 더 평등하게 살아가자는 사회적 약속이자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반성매매 활동가인 저는 차별과 혐오로 숨이 막히는 사회에 제동을 걸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며,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이 사라지길, 성매매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성매매 여성이 불처벌 되는 세상이 오길 염원하며 발언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