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을 어떻게 생각해왔나?

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을 어떻게 생각해왔나?

 

2004322, 성매매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처벌법)[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보호법)이 제정되었고 923일부터 시행되었다. 이룸은 그 중 보호법에 의거하여 생긴 상담소로 보호법에 근거해서 활동한다. 그리고 이 상담소에 방문하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경험하며 겪는 선불금문제, 알선자 고소 등의 사건들은 처벌법에 근거해서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이렇게 성매매 방지법은 상담소 존재의 법적 근거이자 상담소 활동의 법적 지침이기에 이 두 법과 이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한편 상담소와 성매매방지법의 밀접한 관계와 별개로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들은 줄곧 성매매방지법의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룸 역시 여러 성매매 관련 사건에 대응하는 성명서와 <성판매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등의 연구서 등의 활동을 통해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글에서는 그 중 몇 장면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웹자보는 2009923일에 있었던 이룸의 활동을 보여준다웹자보에 적혀있는 성매매방지법과 관련된 내용들 중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부분은 ‘#3’번이다. 성매 매방지법 5년 동안 뭘했니?’/‘성매매방지법 제 1 조의 의미를 기억하라.’/‘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 하라는 문장을 볼 수 있다. 이 홍보물에서 말하 는 성매매방지법 제 1는 처벌법의 1조 내용 즉, 성매매성매매알선등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 호함을 목적으로 한다.’를 일컫는다. 2009년의 이 룸은 이러한 내용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 켜지지 않는 상황을 문제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왜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에는 성판매자에 대한 낙인과 사회적 차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와 더불어 처벌법이 성매매 행위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도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보호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처벌법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자는 위계, 위력,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이어야 한다. , 성판매자가 어떤 방식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했는지를 입증해야만 그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성차별적이고 기형적인 한국사회의 성산업 구조가 공고한 상황에서 성판매자의 피해와 자발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판매자의 피해를 입증해야만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성매매방지법은 처음부터 한계를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과정에서의 인권유린을 폭로하고, 성판매경험자를 옭매는 선불금 무효화,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는 자원 확보 등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기에 성매매방지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점차 수정보완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성매매방지법은 복잡다단한 성판매 여성의 삶을 피해와 자발로 재단하고 판단하고자 한다. 그것은 어쩌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려내고 처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 가진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성매매방지법을 중심으로 성매매에 대한 논의를 하다보면 피해와 자발의 구도, 기존 법의 폐지와 유지라는 양자택일의 구도에 갇히게 되는 느낌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종들이 등장하여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번화한 거리마다 공공연하게  성매매업소들이 성업중인데도성매매를 사생활의 내밀영역’, ‘사적영역으로 해석하는 이중    적 태도야 말로 성매매에 대한 지금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생각한다축첩행    위와 현지처계약을 불처벌 하는 사례처벌을 받지 않는 성매매 피해여성과 처벌받는 여성 간    의 평등권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한 판사의 의견 또한 여성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  시키려는 방법을 찾기보다 여성 문제를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으로 취급하여 해결 자체   를 포기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성산업의 구조와 알선자/구매자와의 위력관계에서 여성의 자발과 비자발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강박적으로 피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보호를 받거나 행위자로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법이 되어야 한다. 이번 위헌심판 제청은 발전적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불처벌/성판매에 대한 비범죄화를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근거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위험하다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비범죄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위헌심판 제청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성판매여성 처벌조항 위헌 심판 제청에 대한 이룸의 입장글

                 전문보기

 

이룸은 그러한 법에 근거한 상담소이고 법을 다뤄야 하지만 그러한 법의 태생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법 안에 갇히지 않는 활동들을 해 왔으며 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성매매방지법의 부족함을 피하지 않되 성판매자의 인권을 위한 법을 상상하고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활동을 지향한다

 

아래의 글은 2011년 영등포 집결지 여성들의 시위가 있은 후 이룸에서 정리한 입장 중 한 토막이다.

 

각종 언론에 의해 해결방안이 극과 극인 여러 가치들이 대립하고 있는 사이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것들은 일순간에 삭제된다성매매(피해)여성지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 및 여성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여성의 인권 확보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과 의식전환과 같은 주제들은 섬세하고도 진득하게 공유되어야 하는 것들임에도 말이다. (중략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집결지 단속을 반대하는 행동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사회적 소수자이면서 스스로 목소리 내지 않던 성매매 여성의 생존권 보장 요구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당사자에게 필요한 것들은 그 누구보다 당사자가 개입해서 풀어가는 것이 가장 옳은 일임은 그간의 실제적인 여러 정책의 변화를 통해 보아왔다영등포와 관련해서도 단속을 한다안한다‘.’법안을 폐지한다안한다의 주제를 넘어서서 실질적이고 안전한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의 시위공감에서 고민까지– 첫 번째

전문보기

 

 

이 문단을 통해 법안 폐지와 유지 단 두 가지의 선택지를 넘어서서 성매매(피해)여성지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등을 하고자 했던 이룸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룸이 작성한 성판매여성 처벌조항 위헌 심판 제청에 대한 이룸의 입장글’,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성매매 관련 기사들(기사보기), 그리고 매 달 온라인으로 발간한 <월간 비범죄화>(비범죄화보기)를 들여다보면 그러한 이룸이 갖고 있는 법에 대한 생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활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룸10년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