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매매 여성 처벌 조항’ 위헌심판 제청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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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성매매 여성 처벌 조항’ 위헌심판 제청에 부쳐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를 주장한다.

 
1월 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는 김모씨가 신청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 21조 1항’의 위헌 여부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위 법 21조 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로 되어있어 기본적으로 성매매시 구매자와 함께 판매 여성을 행위자로 처벌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덧붙여 동법 제6조 “성매매피해자의 성매매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로 성매매피해여성의 구제를 전제하고 있다.
 
성매매방지법은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함’을 제정취지로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금, 폭력, 인신매매 등의 가시적인 폭력과 피해만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적용되면서 성산업 현장에서 보호받아야할 여성들을 오히려 국가형벌권 집행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성산업으로 유입된 여성을 비자발적인 피해자와 자발적 행위자로 분류하여, 법적 처벌을 가하는 것은 성매매 여성들로 하여금 행위자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한 신고를 포기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는 등 성매매방지법의 기본 취지에 위배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자본과 시장의 영역에서 ‘산업’이 되어 버린 성매매의 구조, 알선 업자들의 영업방식 변화로 인해 자발과 비자발의 구분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전면적인 비범죄화’는 매우 절실하며, 이에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은 ‘성매매 여성 처벌 조항’ 위헌심판 청구가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한 단초가 되기를 희망한다.
 
 
 
성산업 구조를 은폐시키는 제청 의견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그러나 위헌심판 제청 의견의 ‘내용’에 대해서는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성매매’를 성인 간의 개인적인 ‘자유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은 이미 거대한 산업이 되어버린 성매매 구조에 대한 사법부의 몰이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성매매를 여성의 자발적 선택,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것은 성매매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정당화하고. 성매매여성들이 처한 차별상황을 모두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성매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다. 성매매/성산업은 남성중심적 성문화 속에서 공공연히 승인된 성구매 수요를 기반으로 자본, 업주, 관리자, 사채업자, 주변 상권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공모하여 여성의 몸을 수단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회적 시스템이기 때문에 결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성매매를 ‘성적자기결정권’에 의한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바라본다면 여성이 성산업에 유입되어 처하게 되는 구조적 인권침해의 현실 -신체적 안전에 대한 위협, 주거/이주의 자유침해, 건강권 박탈 등– 도 오롯이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남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종들이 등장하여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번화한 거리마다 공공연하게 성매매업소들이 성업중인데도, 성매매를 ‘사생활의 내밀영역’, ‘사적영역’으로 해석하는 이중적 태도야 말로 성매매에 대한 지금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축첩행위와 현지처계약을 불처벌 하는 사례, 처벌을 받지 않는 성매매 피해여성과 처벌받는 여성 간의 평등권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한 판사의 의견 또한 여성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려는 방법을 찾기보다 여성 문제를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으로 취급하여 해결 자체를 포기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성산업의 구조와 알선자/구매자와의 위력관계에서 여성의 자발과 비자발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강박적으로 피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보호를 받거나 행위자로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법이 되어야 한다. 이번 위헌심판 제청은 발전적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불처벌/성판매에 대한 비범죄화’를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근거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위험하다.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비범죄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위헌심판 제청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2013. 1. 10.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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