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원이 알고싶다]재미있게! 똘끼를 간직하며 혁명을 위한 변화를 향해 전진하는 그녀! 젤리 -고진달래

재미있게! 똘끼를 간직하며 혁명을 위한 변화를 향해 전진하는 그녀! 
후원회원 ‘젤리’를 소개합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헬조선이라고 한다. 어딜 가나 좋은 소식 듣기 어렵고, 숨 막히게 각박한 이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하는 요즘이다. 어떤 가치보다 돈이 가장 중요해지고, 자유와 낭만을 말하기에 사회는 녹록치 않다. 빠르게 변해가고 그 변화에 발 맞추기엔 가랑이가 찢어지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우리들의 마음은 멍이 들어간다.  
 
난 이런 사회에서 멋지고, 즐겁고, 똘끼를 간직하면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들은 어떻게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해나갈까, 그런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불안을 조장하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대안은 무엇으로 두고 있는 것일까. 
 
그런 사람들을 서로서로 엮어주고 알려주면서 우리가 돈독해나가는 것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난, 그래서 젤리가 궁금했고 젤리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한국에 와서 내가 느끼는 고독과 사회의 단절감과 불안에 대해서 말을 뗐고, 젤리는 여전히 당차고 몽환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에게 고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도 팀장과 동료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결정
                                 하는 과정에서의 책임은 내가 져야하기 때문에 혼자 감당해야한다고 느낄 때 고독하다. 생각하면 모든 순
                                간에도 인생에서 혼자인 것은 당연한거 같다. 그런데 난 이 암울한 사회를 인정하고 주체적으로 다양하게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놀랍다“
 
젤리와 난 10년 전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농성을 했을 때 그 농성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 뒤에도 우린 ‘뭐라도’란 팀을 만들어서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반대 피켓을 들고,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의 시장을 돌면서 젤리는 노래를 부르고 우리들은 그 뒤를 따라 노래와 구호를 함께 외쳤다. 젤리의 순발력 있는 구호와 노래는 늘 힘이 배어있었다.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셔도 혁명을 이야기 하는 그녀가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무슨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한살림에서 6년차로 일을 하고 있다. 대외협력연대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주로 한살림에서 GMO 문제에
                                대응하는 것과 식량 자급 문제를 이슈화하는 일을한다. 식량자급률이 21퍼센트인 현재 박근혜 정부가 쌀
                               개방을 하면서 수입이 늘면서 식량자급률은 떨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은 너무나 재미있다. 한살림이 하고자 하는 일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여하는 것이고 더 나
                                은사회,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쟁취, 철거 반대, 군사기
                                지 반대와 같은 선상의 일이다. 한살림에서 하는 일은 소비자와 농민의 거리 좁히기인데 내가 되게 멋있다
                              고 생각한 부분이다.“
 
젤리는 늘 투쟁적이였고 어느 자리에서든 당차게 혁명을 말했던 사람이였다. 그녀에게 운동/활동은 무엇일까, 
 
                              “난 여전히 혁명을 염두하고 산다. 들끓은 마음이 있다. 예전에는 단절하여 전복하는 것을 혁명이라고 생각
                              했다면, 지금은 그런 단절적인 변화는 아니고 오히려 사람들은 단일한 이해관계로 묶일 수 없고 각기 다른
                              기반의 사람들이 자기의 더 나은 삶으로 수렴하는 과정 안에서 혁명은 존재한다고 본다. 나와 사람들이 변
                              화하고 그런 과정에서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그 중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기
                              본적인 먹을거리 문제에서 대안적인 생산관계를 만들려는 한살림의 이 운동이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는 방식의 본질적인 변화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나에겐 젤리는 활동가이기 이전에 예술가이다. 어느 곳에서든 그녀의 예술적인 기질과 재능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자유로운 영혼의 바람은 사람들의 심장을 들썩이게 하였다.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 진입 길에 결성된 바리케이트 톨게이트 밴드는 소규모 락 페스티벌이나 각종 집회 등에서 젤리가 직접 만든 노래들을 부른다. 바리게이트 톨게이트는 이룸 10주년 파티 때도 초대가 되어 공연을 하였다. 전문 밴드에서 느낄 수 없는 다듬어지지 않는 거친 매력으로 어깨 들썩이는 흥과 웃음을 준다.  
 
       
                     
늘 히피같이 기타를 메고 몽환적인 목소리로 자작곡한 노래를 부르던 젤리가 어떠한 한 조직에 들어가서 일을 6년씩이나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였다. 어떤 조직이든 규율이 있고 위계가 있고 권위적인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서 갈등이 있는데 이런 숨막힘과 젤리의 자유로움이 왠지 매치가 되지 않았다. 놀라웠고 궁금했다. 단체 안에서의 주어진 규율/ 경직성과 개인의 삶을 어떻게 조율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처음에는 일이 무조건 재미있었다. 그때는 무조건 적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 자신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매료된 한살림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적응이 필요하니까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내
                                  개인적으로 조직에 매몰되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연수 때 공연하고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소규모
                                  집회 때 조직하고 공연하면서 하수빈의 노노노노노 개사를 하면서~~노래를 부르기 시작함^^~~ 난 이 일
                                  을 하면서  멋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자기 규율을 가지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걸 하는 사람들. 자
                                  기가 얼마만큼인 사람인지 알면서 농민을 조직하거나 유기농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을 국제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렇다. 젤리는 그런 사람이다. 즐겁게, 의미있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꾸준히 해 나가는 사람. 그녀 옆에 있으면 항상 깔깔깔 웃게 되고 그래서 난 유쾌한 그녀가 좋았고 부러웠다. 나에게 젤리는 자기를 잃지 않고 사는 한결같은 사람인데 젤리 자신은 어떻게 자신을 정의하는지를 물어보았다. 
 
                                  “ 나는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늘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돈 벌이하는
                                  일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기농 분야가 멋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거기서 전문적이
                                 고 싶다. 유기농 하면 상업적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게 아니라 본래적인 의미의 유기농 공
                                 부를 더 하고 싶다.”
 
젤리는 워낙에 재능이 많은 사람이다. 기타도 혼자 집에서 코드 외고 연습하면서 뚝딱뚝딱 자작곡을 만들고 그 자작곡으로 밴드 활동을 한다. 두리반의 철거 투쟁 과정을 아이폰으로 영상으로 담아두었고 언젠가 이것으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폰에 담아놓은 영상 편집을 위해 한달치 월급을 투자하여 편집용 맥북을 사고 혼자서 편집 프로그램을 익혀나갔다고 한다. 자신이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혼자서 익혀나가고 자신의 감각으로 노래든 영상이든 만들어가는 그녀이다. 드디어 영화는 완성이 되었고 인디포럼과 DMZ영화제에 지원했다 (떨어짐). 
 
                                 “내 음악은 유아적이고 초보적이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를 난 다만  버리지 않고 기록할 뿐이
                                  다. 떠오르는 것들을 핸드폰으로 일단 녹음하고 그것을 다시 들으면서 음악으로 만드는데 그런 것을 버리
                                  지 않고 만드는 집요함이 있을 뿐이다. 이것 또한 노력의 범주라고 생각한다. 영상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이였는데 이 영상을 위해 아이폰을 사고 맥북을 사고 편집하는 것을 배우면서 시간은 걸리긴 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만들었을 뿐이다”
 
이제 이룸과 관련한 질문을 할 차례다. 긴장된다. 이룸을 후원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내 친구가 일하는 곳이니까 -웃음- 
                                    2006년에 한터에서 성노동자를 만들면서 성매매 쪽 운동은 성노동이란 단어가 주체화하면서 시작되었
                                   다고 본다. 그런 노동이란 단어를 주체적으로 사용하고 스스로 자신들에게 이름을 붙이는게 처음에는 혼
                                   란스러웠다. 이후 논쟁이 계속 되면서 비정규직은 비정규직대로 알바는 알바대로 노동이 노동 그대로
                                   찬양받아야 되고, 노동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너는 노동자야 라고 말하면서 주입시키는 것
                                  이 아니라 스스로 노동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했고 지금은 정리가 되었다. 성노동이
                                  라고 했을 때 왜 성노동자들에게는 노동이라고 말하지 못 했는가란 질문을 하면서 그런 노동의 위계화에
                                  반대하게 되었다. 난 실비아 페데리치의 「혁명의 영점」을 좋아하는데 가사 노동의 임금화를 주장한다. 눈
                                  에 보이지 않는 노동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일. 그렇지만 그것에만 매몰되다보면 더 본질적인 주장들을 할
                                   수 없게 되는데, 난 이룸이 성노동의 논쟁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메꿔나가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
                                  다.  성매매도 노동으로 환원했을 때 우리가 놓친 남자들의 집단 문화와 성관념 등의 싸움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 그 후 한참을 성매매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았다. 성매매 논의는 언제나 늘 갈등하는 지점과 고민들이 많아서 단일한 입장을 갖는다는게 어렵지만, 우리가 동의한 지점은 반성매매vs 성노동의 이분법적인 논쟁 틈 사이에 비어있는 것을 이룸이 메꿔가야한다는 것이다. 

 

난 믿는다. 각자의 길을 가다가 필요할 때 기꺼이 먼 곳에서 달려 와주고 방금 전에 만난 사이처럼 서로들에게 건강한 기운과 웃음을 주며 인사할 수 있는 이 관계가 삶을 살만하게 하는 것 같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발랄하게 꾸준히 가고 있는 그녀를 만나서,  지쳐 있었던 난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다시 얻은 듯 했다. 이렇게 잠시 봤으니, 그래 우리 다시 각자의 길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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