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⑥]일간베스트 “32살 일게이 용돈 아껴서 74살 바카스 할매 먹고왓다” 게시글에 부쳐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⑥]일간베스트 “32살 일게이 용돈 아껴서 74살 바카스 할매 먹고왓다” 게시글에 부쳐

유나

 

어제 ‘박카스 할머니’라고 불리는 종로지역 성매매에 대한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일간베스트의 글이 문제가 되었다. 불법촬영임이 확실시되고 게시글의 내용이 여성을 비하, 폄하하는 폭력적 내용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를 조속히 수사하고 엄격히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일간베스트 성매매 불법촬영 사건은 성매수를 했음이 명확히 드러나는 게시글이었고 사진에 성기가 드러났으며 촬영물을 게시 즉 유포하였으므로 경찰에서 수사 의지를 갖고 임할 시 성매매처벌법 상의 성구매, 성폭력 처벌법 상의 불법촬영 및 유포, 형법 상의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 상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 건이다.

 

나는 일간베스트 게시글에 대한 문제제기에 공감하며 동시에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업소 후기 사이트의 후기게시글과 일간베스트 게시글의 차이는 무엇일지 자문해보았다. 예를 들어 성매수를 했음이 명확히 드러나되, ‘성기’가 드러난 촬영물은 없지만, 동의(했다고 여겨지는)한 여성의 신체 사진을 첨부했고, 해당 사진에 찍힌 여성(이라 여겨지는)의 신체를 평가하는 글은 어떠한가? 널리 알려져 있는 후기사이트의 한 인기게시글을 보자. 100% 올탈의 인증샷을 게시하였고 후기게시글에는 해당 업소의 연락처가 적시되어 있으며 인증샷은 동의받은 나체이다. 여성의 신체는 점수와 각종 비유로 평가되고 활어라 칭찬받는다. 댓글에는 업소 관리자를 포함한 이들이 감사를 표한다.

 

이와 같은 업소 후기 사이트의 게시글 역시 문제시 될 수 있다면, 성구매를 하는 업종임이 명확하니 업소 연락처를 통해 업소를 검거할 수 있겠다. 구매 후기를 올린 자 역시 성구매자임이 분명하므로 성매매처벌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여성의 신체를 평가하며 게시 된 사진들은 업소 홍보를 위해 합의된 사진이므로 불법촬영은 아닐테다. 그러면 이는 정보통신망법 제 44조의 7항 ‘불법정보의 유통금지’에 해당될 수 있을까? 성구매 후기 게시글의 내용 중 정보통신망법상 유통이 금지되어 있는 ‘불법정보’에는 ‘ 1.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 판매, 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가 있다. 이 중 ‘음란’함의 기준은 성기 노출 혹은 음모노출이라고 한다. 하지만 업소 후기 게시글의 ‘문제’는 음란함, 야함, 문란함, 성기노출 등 현 사회의 ‘성기중심적’이고 풍기를 단속하고자 하는 기준과는 다른 것이다.

 

즉 후기 게시글이 문제가 되는 건, 혹은 일간베스트 글이 문제가 되는 건 이 게시물이 ‘음란’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순히 야한 사진을 게시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물건처럼 품평하는 태도,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불평등한 권력구조 때문이다. 성기나 음모가 노출되어 있지 않은 게시글 일지라도 이러한 품평, 사진 게시, 유통이 가능한 권력관계, 이를 강화하고 활용하는 성산업,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문제적이다.

 

후기 사이트의 구매자들은 아마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를 게시”한 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후기사이트는 성매매업장과의 공조 속에서 운영되며 상당수의 후기 게시글이 업장 홍보를 위해 작성된다는 의혹이 있다. 여성들은 구매자들의 좋은 평가가 있을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후기 게시글 작성에 협조한다. 후기에 구매자가 ‘내상'(만족스럽지 않아 상처를 입었다)을 입었다는 평이 올라올 경우 여성의 수익은 급감하고 이러한 후기에 기반을 둔 관리자의 통제 역시 심해진다. 키스방이나 안마 등 특히 후기 사이트를 통한 홍보가 활발한 업종을 경험한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협조한 후기 게시글에 달리는 댓글의 대상화와 폭력적, 반인권적인 언행에 의한 스트레스 및 사진촬영물이 계속 유포되거나 온라인 공간에 남아있을 가능성으로 인한 사후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곤 한다. (참고로 동의한 촬영물일지라도 동의하지 않은 유포는 문제적이며 처벌가능하다.)

 

사이버 성폭력이 젠더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자 사회문화적 시선으로 구성된 성폭력이라면 후기사이트는 그 자체로 사이버 성폭력의 장이다. 지금까지 후기 사이트는 크게 문제되지 않아 왔다. 그나마 사이버 수사대에서 음란물 유포 등을 이유로 사이트를 차단하곤 하는데 운영자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주소를 바꿔가며 활발히 운영한다. 수사기관이 음란물 차단을 넘어 후기 사이트에 후기를 게시하는 이들을 성구매로, 후기 사이트에 게시 된 수많은 업소 실장들을 성매매 알선으로 수사하는 방향을 택한다면 이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함정수사보다 덜 반인권적이며 또한 성산업 축소에 효과적일 것이다. 후기 사이트에 게시되는 촬영물과 게시 글의 수준은 공론화 된 일간베스트 게시글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시된 사진이 불법촬영물이 아닐(아닌 것으로 보일) 뿐 후기에 사용되는 언어와 단어는 성적 폭력에 가깝고 촬영 대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사진을 게시하고 후기에서 여성을 품평하는 행위에 전혀 문제가 없는 양 교묘해졌을 뿐이다.

 

성폭력적인 온라인 공간의 글은 일간베스트에만 있지 않다. 한 예로 일간베스트에 유포된 여성의 얼굴을 이모티콘으로 제작하여 ‘재미’로 활용한 곳은 디시인사이드이다. 후기사이트에는 일간베스트 게시글과 유사한 성폭력적인 글들이 지금도 활발하게 공유되는 중이다. 일간베스트 게시글에 대한 분노는 일간베스트 뿐 아니라 언제 어느순간이라도 성폭력적으로 구성되기 쉬운 온라인 공간을 향한 분노이기도 하다. 일간베스트 게시글 작성자의 엄중한 처벌이 ‘일베’로 대표되는 몇몇 이상한 남성에 대한 처벌로 그치지 않고 온갖 온라인 공간을 사이버 성폭력의 장으로 구성해내는 현 사회의 권력구조에 대한 일침으로 작동해야 한다.

 

온라인 공간의 사이버 성폭력은 동의와 비동의의 문제가 아니고, 불법과 합법의 문제도 아니다. 불평등한 성별권력관계의 문제이며 사회적 약자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행동이 ‘재미’이고 자랑할 만한 일로 둔갑하는 공간 구성방식의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사후 처벌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가능할까? 성차별적이고 소수자 배제적인 온라인 공간문화가 이렇게 만개할 수 있는 데에는 그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수익을 얻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자체에 책임을 지우는 방식을 사이버성폭력 대응의 중요한 지점으로 꼽는다. 온라인 공간은 현 사회의 거울이다. 온라인 공간의 놀라운 폭력성은 현 사회 폭력성의 반영이기도 하다. 노년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 비하, 모욕적인 행동들에 문제제기하는 우리의 저항이 온라인_오프라인 공간의 일상적인 성폭력/성차별적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참고글:

‘성구매’ 누가하나 봤더니… 그도 있었다

[새로고침 F5 : 성매매 다시 생각하기④] 온라인 속의 ‘숨은 성구매자’ 찾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55089

 

논평성명서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사건에 부쳐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사건에 부쳐

– 페이를 지불하고 찍는 남성과 페이를 받고 찍히는 여성의 관계에 대해

혜진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한 사진 커뮤니티에 올라온 촬영회 사진에 달린 댓글들. 흔히 사진사들이 담고자 하는 것이 사회의 규범 상의 ‘여성스러움’ 임을, 그 시선으로 모델을 평가함을 보여준다.

갖은 예쁜 것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예쁜 옷을 입고 예쁜 사진을 찍는 것은 즐거운 취미였다. 취미를 즐기면서, 모델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니 너무 좋은 아르바이트다!’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렇게 모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알게 된 업종은 쇼핑몰 피팅모델이었는데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출사모델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쇼핑몰 피팅촬영은 옷을 예쁘게 보이는 사진을 목적으로 쇼핑몰에서 모델과 사진사를 고용해서 찍는 사진이라고 하면, 출사촬영은 사진사들의 인물사진촬영을 목적으로 사진사 혹은 스튜디오가 모델을 고용하여 찍는 사진이다. 사진사 개인이나 사진 동호회에서 페이를 지급하고 모델을 고용하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모델을 고용해서 참가 사진사들에게 참가비를 받기도 한다.

지난 5월, 한 유튜버의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 공론화가 화제가 되었다.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가 ‘여러 컨셉의 촬영을 하게 될 것이다’는 정도의 안내를 받고 계약서를 작성했고, 촬영 당일이 되자 문이 잠긴 상태에서 20여명의 남성들에게 둘러 쌓여 협의되지 않은 포르노와 다름없는 노출촬영을 하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고, 그 촬영물이 유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고립된 상황에서 위협을 받으며 느꼈던 공포와, 누군가에게 알려진다면 받을 손가락질에 대한 걱정과, 가해자들의 지시에 의해 행동해야 했던 상황에 대한 절망감 같은 감정들이 꾹꾹 눌려있는 전문은,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해지는 폭로였다. 한구석에 치워두고 있었던 내 경험과 감정들이 폭로된 사건과 연결 지어져 하나둘 떠올랐다. 마음 아픈 폭로였지만, 너무 있음직한 일이라는 생각에,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여기서는 공론화된 사건을 보며 떠올렸던 나의 촬영회 모델 경험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한다. 공론화된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과 나의 경험은 분명 다른 사건이고 다른 맥락이 있지만, 연결된 지점 또한 있다.

 

페이를 지불하고 찍는 남성과 페이를 받고 찍히는 여성의 관계

페이 지불관계 없이 모델과 사진사가 촬영을 기획할 때에는 다양하게 서로가 원하는 컨셉과 이를 위한 의상과 연출에 대해서 의논하고 협의하게 되지만, 페이를 받고 모델로서 고용될 때 협의하게 되는 사진의 컨셉은 ‘일반(캐쥬얼, 청순)/섹시/세미누드/누드’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다. 내가 접한 대부분의 사진사와 사진 관련 커뮤니티의 구성원은 남성이었고, 대부분의 모델은 여성이었다. 그리고 사진사들이 여성 모델을 찍음으로서 사진에 담고자 하는 것, 여성 모델이 표현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사회가 여성에게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가슴․허리 라인과 각선미가 드러나는 의상과 포즈, 혹은 침대에 누워 애정을 구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 혹은 귀여움, 청순함과 단아함 같은 것들 말이다.

꽤 오랜 기간 동안 나에게 중요했던 것은 ‘(남성의 기준으로 형성된) 이 사회가 인정하는 예쁜 여성이 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았다. 많은 사진사들이 선호하는, ‘잘 팔리는’ 모델이 되고자 했던 욕구는 이의 연장선상인 동시에, 여기에 ‘돈을 더 벌고 싶다’라는 실질적 이해가 더해진 것이었다. 그래서 이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 다이어트를 했고, 외모를 꾸몄고, 그들의 욕망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들의 욕망을 연구했다.

그럼에도 내가 출사모델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불쾌감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불쾌감, 얼마나 ‘원하는 전형’에 부합하는 모델인지를 평가받는 위치가 되면서 느끼는 ‘무시당한다’, ‘존중받지 못한다’는 감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메커니즘 안에서 의상이나 화장에 대해 지적받고, 사진의 퀄리티를 이유로 노출이 더한 의상과 포즈를 요구받고, 포즈교정을 이유로 터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협의되지 않은 노출 촬영, 촬영장에서의 포즈교정을 빌미로 이루어지는 성추행, 혹은 작정하고 이루어지는 성폭행과 같은 범죄행위에 대해, 관련 구인․구직을 하는 커뮤니티 내에서도 여러 차례의 고발이 이루어진다. 이를 없애기 위해 범죄자의 정보를 공개하며 해당 사진사와 촬영을 하지 않을 것을 공지한다던가, 터치 없는 ‘매너있는’ 촬영을 할 것을 권고한다던가 하는 조치들이 취해지기도 한다. 범죄행위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만으로 내가 느꼈던 불쾌감을 발생시키는, 범죄행위들을 발생시키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끔 하는 그 구조는 흔들릴 수 있을까. 평가받는 위치가 됨으로 인한 불쾌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때의 열등감, 을의 위치이기에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 거절할 수 없는 무력감, 갑의 위치이기에 권리로 여겨지는 ‘부당한 요구’ 그 자체. 이러한 것들은 나의 몸을 매개로 타인의 욕망(남성중심적 구조에서 만들어진 남성의 욕망)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페이를 지급 받는 일에서 없어질 수 있을까.

 

대국민사기극? 제발 자발/비자발이 아닌 권력관계를 사유하자

공론화가 있고 얼마 후, 실장과 모델이 대화를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협박과 위협으로 인해 촬영을 어쩔 수없이 해야했다’는 기존의 공론화 내용과 다르다며,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여자의 눈물은 믿을 수 없다’(지긋지긋하게 여성을 괴롭히는 꽃뱀논리)는 등의 말들이 주를 이뤘다. 해당 사건이 ‘문제’가 되기 위해서 ‘자발적이지 않은 것’, ‘강제에 의한 것’이 중요한 요건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에는 단순히 결과적 ‘자발/비자발’, ‘물리적 강제의 유/무’로는 판단할 수 없는 수많은 요인들이 개입한다. 위계를 장악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위협감, 위협감을 느끼는 관계에서의 순응과 내재화 같은 것들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물리적 강제 없이도 여러 가지 사회적, 관계적 맥락으로 인해 한다.

그렇기에 ‘문제’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결과적 ‘자발/비자발’, ‘물리적 강제의 유/무’ 따위가 아니라, 폭력행위를 가능케 하는, 심리적 강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그 안과 밖의 권력관계이다. 해당 사건에서 협의되지 않은 촬영을 강제할 수 있도록 실장이 모델에게 행했던 위압과 그로 인한 그 안의 위계관계, 사진이 유포되었을 때 사진 속 여성만이 비난받는 밖의 위계관계 말이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은 의도적 위압 없이도 위계관계를 형성하는, 여성의 몸을 매개로 남성의 욕망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페이를 지급 받는 ‘일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진 일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남성의 욕망을 여성의 몸으로 표현하는, 많은 유료 촬영회에서의 여성인물사진에 대한 얘기다.

어떤 면에서는 성판매와도 비슷한 메커니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몸을 매개로 타인의 욕망을 실현시킨다는 것, 성적대상화의 대상이 됨으로서 느껴지는 불쾌감과 존중받지 못한다는 감각, 성추행․폭행이 그 안에서는 당연하고 이를 감내하는 것이 프로페셔널한 것이 된다는 면에서. 한 사진 커뮤니티에 올라온 촬영회 사진에 달린 댓글들. 흔히 사진사들이 담고자 하는 것이 사회의 규범 상의 ‘여성스러움’ 임을, 그 시선으로 모델을 평가함을 보여준다.

 

 

논평성명서

38 여성의 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④]국가는 성차별적 장치인 성산업을 장려하고 육성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 

38 여성의 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④]국가는 성차별적 장치인 성산업을 장려하고 육성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
–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배상청구 항소심 승소와 함정수사과정에서의 여성사망에 대한 손해배상 승소 소식에 덧붙여

“피고(대한민국)는 기지촌 운영‧관리에 있어 적극적으로 외국군 상대 성매매를 정당화‧조장함으로써, 원고들의 성적자기결정권 나아가 성(性)으로 표상되는 원고들의 인격 자체를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어느 누구도, 특히 국가는 한 인간의 인격이나 인간적 존엄성에 관한 본질을 침해하고 이를 수단으로 삼아 국가적 목적의 달성을 꾀해서는 안 된다.”
(서울고등법원 2018.2.8.선고 2017나 2017700판결 중,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글에서 재인용)

한국은 성산업을 자기 멋대로 잘 써먹어 왔다. 경제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집결지를 중심으로 공창을 운영했고, 미군 부대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기지촌을 운영했다. 전두환 정부는 3S정책 운운하며 산업형 성매매를 장려했고 이명박 정부는 유흥업소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을 재용인했다.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거론하며 성산업에 눈독을 들였다는 것 역시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의 국가배상청구 항소심 승소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법적으로 인정한 역사적 사건으로, 판결문은 그 의의를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는 2014년 11월 경찰의 함정단속에 의해 사망한 여성의 자녀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1억 6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함정단속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일정정도 인정했다는 점에 있어 환영할만한 판결이나 사망한 여성 스스로 죽음을 초래한 면이 크다며 손해배상청구 금액의 30%만 인정했다는 점은 매우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함정수사에 의한 죽음이 아니더라도 국가는 여성을 수단으로 삼아 성산업을 양성하고 방조하고 직간접적으로 관리해 온 바, 이에 대해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도 국가는 유흥업소 종사여성들의 성병을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집결지 여성들의 성병 역시 직간접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는 집결지, 기지촌, 유흥업소를 넘나들며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산업을 이용하기 위해 여성들이 성산업에 계속 남도록 조장함과 동시에 성매매는 불법이라며 여성들을 처벌해 왔다. 윤락행위방지법이 적용되던 2004년 이전에는 여성들을 강제로 가두기도 했고, 성매매특별법을 적용하는 2004년 이후 역시 성매매여성을 피해자와 행위자로 구분하여 처벌한다. 수사기관에게 성매매 과정에서의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함정단속을 자행한다. 함정단속과정에서 인권은 없다. 이들은 알선업자와 건물주를 단속하지 않고 성산업과 사회 위계에서 가장 약자인 여성들을 단속한다. 수사관들의 실적 올리기, 국가의 생색내기에 급급한 함정단속은 중단되어야 한다.

더하여 국가는 이제 성산업을 축소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할 것이다. 성매매는 권력관계의 문제이지 ‘음란’하고 ‘방만’한 성문제나 남성의 ‘성욕’ 문제가 아님을 수사기관에 명확히 인지시켜라. 국가는 여성의 낮은 임금을 해결하고 비정규직을 폐지하라. 고용여부와 상관없는 보편복지 도입을 조속히 논의하고 자원 없는 여성들의 곁에 금융이 아닌 복지가 자리하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에서의 여성주의 교육 보편화, 성판매 여성 비범죄화는 두말 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세계38여성의날
#성산업축소
#국가는성산업을장려하고육성시킨책임을져야한다.

논평성명서

38 여성의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③] 미투 운동,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 유예로

38 여성의날 맞이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③]  미투 운동,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 유예로

 

지금까지 수면 아래에서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졌던 성폭력 사건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사과’와 ‘활동중단’으로 응답하고 이 중 몇 사건은 법의 영역으로 이동했지요.

 

미투운동은 한 사람의 피해가 그 사람의 불운으로 남겨지지 않고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와 연결되어 있음을 까발립니다. 한 사람의 폭로에 힘입어 연대자들의 고발이 더해지는 과정을 보며 공고한 남성중심 사회에서 피해자들이 얼마나 숨죽이고 있었는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폭력이 가능한 권력관계를 문제제기하는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면, 정말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를 시끄러운 문젯거리가 아니라 사회변화의 한 흐름이라 응원할 것이라면,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합니다. 미투운동의 ‘본질’을 호도하고 ‘악용’하는 여자들을 무고로 처벌하자는 말이 실현 가능한 사회가 한국사회입니다. 피해생존자의 입을 막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걸림돌은 무고죄입니다. 지금도 무고죄 때문에 많은 피해생존자들이 입 다물립니다.
성폭력은 법이 요구하는 증거 유무에 따라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명연예인 박00의 성폭력도 무혐의, 고소인의 무고죄도 무죄라는 아이러니한 결과는 법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상대적으로 힘 있는 사람만이 폭력을 자행할 수 있기에 지금의 미투운동은 힘 있는 사람들을 두렵게 합니다. 이들이 자신의 무기로 무고죄를 들고 오지 못하게, 성폭력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합니다.

 

진정 피해생존자의 편에 서겠다면 성폭력 수사과정에서의 무고죄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어 주십시오. 몇몇 가해자들을 ‘이상’한 ‘성적 도착자’로 묶어버리려는 시도들에 맞서 성폭력은 권력관계의 문제라고 참으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가하는 폭력이라고 목소리 내어 주십시오.
그리고 이와 더불어 2018년 미투 운동 이전에 있었던 생존자에 의한 성적 폭력 공론화를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문학계 성폭력 공론화와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운동사회 성폭력을 고발한 100인위를, 가부장 사회 피해생존자들의 글쓰기를, 유명연예인 성폭력 사건을 기억해주십시오.

논평성명서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②]폭력이 마땅한 일은 없다! 성판매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자들에게 고함

[2018 이룸의 시대한탄 ②]폭력이 마땅한 일은 없다!
성판매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자들에게 고함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부 성폭력 고발 이후 #me too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성판매 경험을 말해 온 ‘성판매 여성 안녕들하십니까’의 글쓴이 역시 성산업에서의 성폭력을 고발하며 me too흐름에 함께 했다. 두 사람 모두 그 간 보이지 않았고 말하기 힘들었던 폭력 상황을 말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이 너무 다르다. 혐오발언으로 가득한 댓글을 보면 왜 이리 성산업이 만연한지, 왜 이리 성매매과정에서의 성폭력이 폭력으로 ‘패씽’되기 어려운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폭력이 마땅한 사람, 공간, 일은 없다. 성판매 여성에게는 아무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혐오와 낙인, 차별이 성산업을 유지한다. 성노동이 무엇을 상품화하여 화폐교환하는 노동인지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구매자들이 통제권을 구매한 양 굴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혐오, 낙인, 차별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와 문화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의 댓글을 적은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성산업에 적극적으로 복무중이다. 성판매 여성은 성폭력을 말할 수 없다는 당신들의 잘못된 생각과 실천이 성매매를 가능하게 한다.

 

성매매라는 용어는 윤락, 매춘이 성산업의 여성만을 드러나게 하고 사회구조적 의미임을 지워버린다는 여성주의적 문제의식으로 만들어졌으나 성판매와 성구매를 동일한 행위처럼 오인하도록 하는 영향도 미쳤다. 이는 성매매 용어가 성매매특별법 제정과 맞물리고 특별법이 성판매와 구매를 동일한 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현실과 관계가 깊다. 그러나 성판매자와 성구매자는 그 행위를 하는 이유, 행위를 통해 겪는 경험, 그 이후의 영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전혀 다른 맥락을 갖는다. 화폐를 지불하는 자와 그 화폐를 받아야 하는 자 사이의 권력관계는 젠더, 연령, 국적 등의 권력을 타고 실천되며 이는 성매매과정에서의 폭력을 일상으로 만든다. 이러한 현실은 외면한 채 ‘창남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붙이면 마치 본인들의 혐오 발언이 합리적이고 ‘양성평등’한 양 구는 댓글들이여… 그저 당신들은 성매매가 가능한 사회에 일조할 뿐이야.

 

혐오자, 차별하는자들이 외웠으면.
– 누구든 죽어선 안되고 누구도 원치 않은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 몰려선 안 된다.
– 이를 부정하고 혐오와 차별을 자행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수치’스러운줄 알길.
– 성폭력은 권력관계로 인해 발생한다. 성매매는 권력차이로 가능하다. 성매매과정에서의 성폭력은 ‘가능’하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자신의 경험을 사회로 확장하여 읽는 이들에게 깨달음와 질문, 힘을 주는 ‘성판매 여성 안녕들하십니까’의 글쓴이를 응원한다.

 

#me too #미투
#with you
#성판매자 비범죄화

논평성명서